MBA 지원 타임라인 부터 비용까지: 알아야 할 모든 것
MBA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학교 당 비용이 3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난 비용이 부담되기도 했고, MBA를 꼭 가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MBA 컨설팅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준비하는 과정이 내가 MBA에 맞는 사람인지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해서 절대적으로 시간이 없는 직종이 아니라면 혼자 준비해도 충분한 것 같다.
MBA는 보통 3번에 나눠서 지원을 받는데. 이를 라운드(round)라고 부른다. 서류 제출 마감일에 따라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1 round는 9월~10월, 2 round는 1월, 3라운드는 3월 정도이다. 1 round와 2 round에서 뽑는 학생 수는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능하면 1라운드에 제출하라고 많이들 말한다. 단, 3 round는 뽑는 인원도 적고 합격 발표가 늦게 나기에 입학 전까지 비자 발급받기가 어려워 international student는 지원할 수 없다고 보면 된다.
이외에도 1라운드 시작 전에 8월 쯤까지 서류를 받는 early round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1 round와 2 round사이에 1.5 round 지원을 받는 학교도 있다. 본인이 얼마나 준비가 됐는 지에 따라 전략적으로 해당 라운드들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데드라인 이후에 한 번에 원서를 검토하지만, 롤링 베이스로 먼저 들어온 원서를 먼저 검토하는 학교들도 더러 있다.
이거는 사람마다 정말 다를 것 같다. 나는 US MBA ranking을 기준으로 본 다음, 내가 관심 있는 tech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학교 위주로 지원했다. 그 외에는 장학금을 잘 줄 것, 학교가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일 것, 살기 좋은 동네일 것, 물가가 너무 비싸지는 않을 것 등을 고려했다.
① 학교 웹사이트에서 세부 전공(specialization or pathway)과 열리는 수업 목록을 확인해봤다.
② 학교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class profile을 찾아봤다. 어느 업계 출신 학생이 많고, 졸업 후의 진로는 어떻게 되는 지 알아봤다.
③ 학교에서 열리는 in-person 혹은 virtual admission session에 참석했다.
④ LinkedIn을 통해서 재학생 혹은 졸업생과 커피챗을 해봤다.
⑤ 구글맵을 켜서 학교 주변을 탐색해봤다.
데드라인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언제 준비를 시작해야 할 지 계산할 수 있다.
준비해야 할 요소는 어학시험(Toefl), GRE 혹은 GMAT 점수, 이력서(resume), 에세이, 추천서(letter of recommendation), 그리고 면접이 있다. 그 외에도 학교에 대해서 탐색하는 시간이나 에세이 이외의 application을 작성하는 시간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나는 24년 2월 중순에 MBA에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서 6개월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서류 준비를 했고, 2주 정도 면접 준비를 했다.
2월 말 ~ 3월 초 (2주): Toefl 공부 및 응시 (총 2회)
3월 초 ~ 5월 말 (12주): GRE 공부 및 응시 (총 4회)
어느 학교를 지원하든 시험 점수는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시험 공부를 먼저 하고 에세이를 쓰는 전략을 세웠다. 시험 점수는 고고익선이겠지만 나의 시간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목표 점수를 설정하고 그것을 도달했다면 미련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에세이가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6월부터는 에세이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목표 점수를 달성하지 못해 몇 번 더 시험을 봤다.
6월 초 ~ 8월 말 (12주): 에세이 작성 및 추천서 요청
학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력서 먼저 작성 후, 데드라인이 빠른 순서대로 에세이를 작성했다. 브레인스토밍을 최대한 넓게 한 다음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주제를 정했는데,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게 매우 유용했다. (ChatGPT와 함께) 글을 다듬은 후 Ringle을 통해 추가적으로 교정을 받았다.
어느 정도 지원할 학교와 에세이 방향성이 잡혔을 때, 이전 직장 상사들에게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드리고 추천서를 요청드렸다. 두 분 다 아주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참 고마웠다.
9월 초 ~ 9월 말 (4주): 원서 최종 제출
Application portal에 은근히 작성해야 하는 정보가 많다. 하루면 다 쓴다는 사람도 많았지만 나는 며칠 걸렸다. (물론 4주 내내 밀도 있게 작업한 것은 아니다.) 9월부터는 에세이 마무리를 하면서 application 정보를 입력했는데. 두 내용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작성하여 나를 다각도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10월 초 ~ 10월 말 (2주): 면접 준비 및 참석
Interview invitation을 받기 전부터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MBA 면접 예상 문제를 리스트업 하고 대답 스크립트를 작성했는데. Ringle을 통해 스크립트 첨삭을 받고 해당 내용을 가볍게 외웠다. 외운대로만 줄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윤곽을 대충 잡아놓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는 Ringle에서 몇 번 모의 면접을 진행하며 감을 익혔다.
서류 제출 후 1달 정도 지났을 때 interview invitation을 받았다. 더 빠르게 받는 사람도, 거의 데드라인에 가깝게 받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나는 기다리며 조마조마한 것이 싫어서 모두 10월 말에 몰아서 면접을 봤다. 처음 본 Haas가 제일 떨렸고, 그 다음에는 나름 편하게 면접을 본 것 같다.
12월 중순: 합격 발표!
12월 중순에 최종 결과가 나온다! Haas랑 Anderson에서는 직접 전화를 해서 합격 축하를 해줬는데. 이 때는 메일과 국제전화가 오는 지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 MBA를 지원하며 정말 모든게 다 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MBA 준비하는 사람 중에는 비용을 적게 쓴 편이 아닐까 싶다. 학원을 다니거나, 시험을 더 많이 보거나, 지원하는 학교가 늘어날 수록 비례하여 비용이 커진다고 보면 된다.
내가 알기로는 대부분 일과 병행하며 MBA 준비를 한다. 쿨하게 직장을 때려치고 MBA 준비에 올인을 한 지인도 있기는 한데, 나는 그 정도로 MBA 진학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였고 또 직장을 안다니는 게 더 불안할 것 같았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하다 보니까 또 익숙해지더라.
아예 외부 약속을 다 끊고 MBA 준비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주말에 1개 정도는 약속을 잡았다.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다고 진도가 나가는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영감을 받고 기운을 얻기도 했다. 이 시기에 나를 만난 친구들은 강제로 영어 에세이 읽기를 당해야 했다. (고맙다 친구들아)
9월 초에 HBS, 9월 중순에 Kellogg 및 Haas 원서 제출 후에 매우 지쳐 있었다. 그래서 추석 연휴 동안 다 잊고 즐겁게 논 다음에 9월 말 Anderson 원서를 제출했다. 원서 제출 후에도 며칠 신나게 놀면서 스트레스 풀고 10월 초부터 다시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이렇게 중간중간 숨통을 틔여줘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 단계 별로 준비 과정과 MBA 유학 준비 팁들은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