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저지른 남편에게 재산 분할
어제 대학원 종합시험을 잘 마쳤으니^^
오늘 아침은 가볍게 기사를 검색하며 눈을 떴다.
“불륜 저지른 아내에게 재산 분할 3억.. 집을 팔아야 할 형편입니다.” 이혼 상담을 받고 온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 이런 수년 전 내 이야기인데?!
- 그랬던 사람 여기 있어요~ 자랑은 아닌데 ㅋ
전남편은 결혼 당시 빚만 있었을 뿐이다.
큰 빚은 아니었다.
20년 전쯤 800만 원 정도
가진 게 그야말로 하나도 없었다.
직장은 있었으니,,,
그래도 교사였으니,
결혼하고서 그 빚부터 바로 갚았다.
돈이 이렇게도 없다는 것을 결혼하고서야 알았다.
연애 때 통장을 가져와 보라니, 가져다주질 않았고
나중에서야 텅 빈 0원짜리 통장 하나만 주었다.
결혼식도 호텔에서 하자고 했고
시어머니랑 알아보는 거 같더니
결국 무료 결혼식정에서 제대로운 반지 하나 없이
난 결혼했다.
- 다들 내가 으리으리하게 결혼한 줄 안다. ㅎ
가끔 돈이 없어 결혼 못하겠다는 사람 보면
양심이 너무 있어 보인다.
그냥 있는 척 결혼할 수도 있는 것이니..
난 그때
돈이 없어도 둘이 즐겁게 살면 그게 행복이고
둘 다 직장은 있으니 돈은 곧 모아질 것이란 생각을..
그땐 참 순수하게 했더랬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이렇게 아등바등 지내는 동안
이런 나를 격려하고 칭찬했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돌아보니 현실적으로 이런 바보가 여기 있다고
씁쓸한 웃음지으며 고래고래 이제는 소리쳐보게 된다.
이 현실에서 그동안
잘 살고 있고 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10년 지나면서 그와 소통이 갑자기 안 되고
12년 뒤 서류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결국 이혼했으니…
10년을 계기로 급작스러운 변화이기도 했다.
난 오늘 이 기사를 읽고 무척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가 가진 게 많았고
결혼 10년 차가 넘어가고 있었으며
간통죄도 그때 마침 폐지가 되었다.
..
그 뒤 1-2년 뒤
이혼 말이 오가는 상황이 되었고
왜 이런 상황이 되었나 돌아보니
알뜰살뜰 돈 모아 먹고살만해진 게
또 다른 이유라면 하나의 이유였다.
더 행복해져야 할 때 그는
“결혼 10년이면 재산이 반반이다.”
이러면서
몰래 바람피울 수 있게 되었고
결국 다른 여자가 있었으며
복잡 미묘한 자기 집안일에 돈을 가져다가
맘껏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때의 상황보다
이혼하는 편이 그에게는 훨씬 좋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전남편의 직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서
결혼 12년 차에 재산 분할의 결론은 반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부모님 도움으로 살 수 있었던
집도 팔아 반을 줬다.
내 명의의 땅이었던
내가 소유하고 있던 토지도 현금으로 계산해서
반을 줬다.
불륜의 증거는 다른 사람들이 본 건 본 거고
내가 가진 것은 하나 있긴 했으나
결혼정보회사 가입 건
말로만 하고 증빙서류는 제출하지 않았다.
아직도 그 증빙자료는 가지고 있긴 하다.
재산을 반을 주지 않음 더 진흙탕 싸움이 될 것 같아서
웬만하면 그가 원하는 것을 다 내주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원하는 게 돈이어서 돈으로 해결했다.
대신 난 바로 깔끔하게 뒤도 안 돌아보고
미련없이 이혼할 수 있었다.
협의 이혼으로 종결
친권 양육권은 내가 다 가져왔지만
이미 재산분할에 대해 알아보고 왔던 그는
정말이지 그의 입장에서
이혼을 요구하기 충분했다.
여태 친정 도움으로 편히 살았고
이제 이혼을 해도 몇 억을 가져가 마음껏 쓸 수 있는데
아내 잔소리 들어가며 살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유책 배우자에게 재산 분할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서도 이혼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돈 없이도 새로운 사람에게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찾은 것으로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다.
그런데 계산기를 눌러보면서 이제 10년을 살았으니 가져갈 재산이 훨씬 더 많고 새롭게 눈에 보이는 이성과 새 삶을 꾸릴 수 있다면 과연 요즘 사람들은 살다가 힘들어지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가져가도 적당히 가져가야 하는데, 나 역시 그 이혼 과정에서 불륜에 상처받은 것에 더하기 재산분할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내 자산은 결국 반으로 모두 줄었다.
내 명의였으나, 결국 아무 쓸모도 없었다.
오히려 팔아서 돈으로 줘야 하니 나만 더 더 바빴다.
결혼생활할 때,
돈 쓰는 것 등 잔소리하면
“이 집이랑 이 땅은 다 너 것이잖아.“라던 그의 말은
이혼 앞에선 다 반반이라며 도리어 거꾸로였다.
오히려
자기에게 주기로 한 땅이었다는 말까지 해댔다.
결혼해서도 전남편은 술담배, 유흥, 시댁 일에 돈을 꽤나 썼고 나는 알뜰살뜰 모아 땅도 샀는데 결국 거의 반을 줬다, 결혼 직후에 모은 것은 모두 반 분할 대상이 되었다.
돌아보면, 친정 도움 없었으면 돈을 모으기 힘들었던 상황이다. 다행히 이혼 후 증여받은 것은 오롯이 내 자산이 되었다. 이것 역시 시기가 결혼 후였다면 분할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라도..
자산가인 형부가 웃으면서 내게 이야기한다.
“처제, 난 말이야, 이혼 못해!”
언니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나 이혼할래, 돈 가져가서 편히 살 거야!”
“처제, 나 버려질까 봐 언니 손 이렇게 꼭 잡고 있어!”
지난 추석에 둘이 티격태격 알콩달콩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형부는 언니가 바람을 펴도 한 번은 용서해 줄 생각이라고 한다. 언니가 바람을 펴서 이혼하게 되어도 지금 법제도 상이라면 결혼한 지 10년이 훨씬 넘었으니 꽤나 많은 재산을 분할받게 된다.
이제는 어른들 말씀처럼 참고만 사는 세상은 아니라서, 이혼할 때 건강한 헤어짐이 될 수 있는 재신분할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혼전에 서로 어떤 사유로 이혼하게 된다면 재산분할은 어찌한다는 약속을 굳게 하고 서명도 하고 법적 효력을 발휘하게 하면 어떨까,,
이혼 책임과 무관하게 재산분할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