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나의 사진, 나의 기록은,
어릴 적부터 나는 소화를 잘하지 못했다.
늘 의무감으로 삼켜야 하는 가공된 낮과 밤의 연속,
그저 욱여넣기 급급하여
내 눈은 당장 눈앞에 존재하는 것에만 집착했다.
손바닥에 낮과 밤을 올려놓고
빛을 비추어 어루만져 본다.
얼음을 굴리던 위스키 한잔,
손을 뻗어 잡은 커튼 한 자락,
햇살에 찡그려져 만난 나무의 한 순간,
전부 평범한 순간은 없었다.
글을 쓰는 걸 사랑한다.
사진을 찍어 순간을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
내게 일어나는 하루의 일과들,
이를 차근히 밟아 보며
흡수시키는 나만의 소화 규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