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후기
자극적이지만 담백한, 솔직한 영화
8 / 10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재관람을 해도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를 다시 보면 메인 장면들 제외하곤 지루해서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근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모든 장면들이 매력적이다!
영화가 참 솔직하다. 인물들은 감정 표현에 있어서 정말 거침없었고,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남녀 주인공 둘 다 사랑에 많이 데인 사람들이다. '자영 (전종서)' 은 첫사랑과 2년 연애하고 이별했지만, 미련이 남아 계속 질척이다 3년은 파트너로 지냈고 그 후 첫사랑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며 관계를 정리했다. '우리 (손석구)' 는 좋아하는 직장 선배와 같이 밤을 보내고 연애를 시작하나 생각했지만, 그냥 남자친구와의 사이가 틀어질 때만 찾게 되는 취급을 받는다.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아 했지만 둘 다 사실은 사랑이, 로맨스가 고팠다. 하지만 감정을 나누기 시작하자, 다시 또 예전과 같은 연애를 반복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남아있다. 그래서 사귀는 사이는 아닌, 그냥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잠만 자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게 정말 연애가 아닌 걸까? 공식적으로 '연인'이라고 땅땅 말하지만 않았을 뿐, 연인이나 다름없는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무언가 응어리가 있었다. 바로 우리가 자영과의 이야기를 잡지사 섹스 칼럼에 싣고 있던 것이다. 처음엔 칼럼의 소재가 필요해 데이트 어플을 이용해 자영을 만났다. 그녀와의 이야기를 연재하자 반응은 뜨거웠고, 성원에 힘입어 계속 글을 써나갔다. 하지만 점점 자영에 대한 마음도 커져갔고, 모든 사실을 고백하려 했지만 결국 자영에게 먼저 들키게 된다. 이번엔 뭔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던 자영은 이번에도 역시 전과 다름없음을 느끼고 그를 떠났다.
하지만 둘의 감정은 이미 커질 대로 커졌으니 어찌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밀어냈지만 시간이 지나도 감정을 접을 수 없었나 보다. 진정한 마음이 통한 상대를 찾게 된 두 사람은 결국엔 '연애'가 있는 로맨스를 시작하게 된다.
러닝타임은 1시간 35분으로 아주 컴팩트하다. 그래서 불필요하게 루즈한 장면 없이 영화가 상당히 흡입력 있었다. 솔직히 요즘 본 영화들은 다 2시간이 훌쩍 넘어서 중간에 졸기도 하고 딴생각도 했었는데 이 영화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매력적이었다. 내가 추구하는 좋은 연기란 감정이입을 잘한다를 넘어서 '연기하는 게 느껴지지 않는, 실제로 있는 사람' 같은 연기다. 근데 이 영화가 완벽히 여기에 들어맞았다. 그냥 진짜 '박우리', '함자영' 이라는 진짜 있는 두 사람을 본 것 같았다. 특히 자영은 남녀 관계에 있어선 하고 싶은 말은 숨기지 않고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우리도 겉으로는 얼핏 찌질해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순수한 면이 있는 캐릭터 같았다.
자영과 우리는 정말 '연애'라는 말만 빠진 로맨스를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결국엔 마지막에 연애가 채워졌다. 자영은 다시 상처받게 될까 봐 연애라는 '관계 정립'을 피한 것 같다. 물론 약간의 호기심만으로 사귀는 건 나도 반대다. 하지만 서로의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으면 만남을 이어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오히려 관계 정의 없이 만남만 지속한다면 그것이 책임 없는 쾌락만을 쫓는 것 아닐까?
하지만 매번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운명의 상대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며 내가 내린 관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이미 충분하다. 물론 두 주인공도 연애를 하다가 나중에 헤어질 수도 있지만, 그동안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시간 속에서도 분명히 나에게는 변화와 성장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