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는 릅커듀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대망의 파리 올림픽이 끝을 맺었다.
대한민국은 역대 최대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리고 미국농구는 2008년부터 올림픽 4번연속 금메달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르브론제임스는 만 40살에 올림픽 MVP에 선정되며 왜 자신이 현재 농구의 아이콘이자 GOAT 논쟁의 중심이 되는지를 증명하였다.
올림픽 예선전부터 기복없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포인트가드부터 4,5번까지 담당하는 역대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여줬다. 미국 농구팀은 이미 초호화 스타들이 즐비하지만 르브론이 코트에 있을 때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보는 시청자들도 인정할 만큼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NBA의 아이콘인 르브론제임스의 올림픽 Last Dance라는 의미도 크게 느껴지는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단순히 르브론만의 Last Dance가 아니다.
르브론제임스와 수없이 많은 명경기를 기록한 역대 최고의 슈터 스테판 커리와 조던 이후 최고의 스코어러인 케빈듀란트의 마지막 올림픽이기도 했기에 더욱 더 의미가 있는 올림픽이었다.
현재 NBA의 세대교체는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시즌 mvp를 3번 달성한 '조커' 니콜라 요키치를 선두로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테토쿤보, 르브론제임스의 기록에 유일하게 도전 가능할 천재 '할렐루카' 루카 돈치치, 24년 파이널 우승의 주역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 등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르브론, 듀란트, 커리를 nba 파이널에서 보기는 어려워졌다.
사실 르브론, 듀란트, 커리의 하락세는 당연히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그들 전부 35살 이상이기에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시점이다. 오히려 이 나이에 아직 nba에서 왠만한 스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그들이 또하나의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이제 힘들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졌음에도 왜 팬들은 이 세명을 아직까지 nba 최고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기준에서는 세명은 서로에게 최고의 라이벌이고 적수였고 결승에서의 퍼포먼스가 다른 nba 파이널 대비 매우 수준높은 명경기들로 회자되기 때문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2011~2018년까지 nba 결승에 진출하였고 첫 우승을 케빈 듀란트를 상대로 달성하였다. 그 이후 클리블랜드로 복귀해서는 4년동안 커리의 골든스테이트와 파이널에서 자웅을 겨뤘다. 커리는 르브론의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첫 우승을 달성하였고, 듀란트도 후에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하여 커리와 함께 르브론을 상대로 우승을 달성했다.
2010년대를 이 세명이 파이널에서 서로가 가진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니, 현재 nba처럼 절대 강자의 느낌이 없는 파이널이 다소 시시해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커리와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에서 같이 팀을 이루고 르브론의 클리블랜드와 결승에서 붙을 때 나는 이런생각을 해봤었다.
"만약 골든스테이트로 르브론제임스가 이적해서 셋이 한팀에서 뛰면 역대 최고의 팀이 될텐데"
그리고 이 상상은 올림픽에서 현실이 되었다.
르브론, 커리, 듀란트(릅커듀)가 뭉친 상상의 스쿼드는 우리가 예상한것처럼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미국이 올림픽 금메달 획득했다
르브론의 전반적 경기 조율과 어시스트, 커리의 클러치 3점슛, 중요한 순간 혹은 공이 죽었을 때 혼자서 득점할 수 있는 듀란트의 풀업점퍼가 같은 팀에서 나온다는 것은 nba팬들에게 있어서 감동 그 자체였다.
특히 프랑스와의 결승전이 이 모든 것의 조합이었다. 경기 중 위험한 순간에 르브론의 득점으로 흐름을 끊고, 클러치 순간에 죽은볼을 풀업점퍼로 듀란트가 흐름을 유지하고 마지막 3분 남겨놓고 커리의 3점슛 4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미국으로 가져오는 이 조합은 다시는 볼 수 없는 경이로운 경기였으며,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농구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아이콘이란 무엇인가?
세대를 아우르는 농구의 아이콘은 마이클 조던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보여준 경이로운 실력과 그의 퍼포먼스에서 오는 감동이 세대를 넘어서도 회자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현재 농구의 아이콘은 누구인가?
나는 르브론, 커리, 듀란트라고 당연코 말할 수 있다. 그들이 없는 nba는 상상할 수 없으며, 그들만큼 팬들에게 감동을 준 선수들도 없다. 새로운 세대들에게서는 아직 이정도의 감동을 받지 못하고 있기에 그들은 현재 아이콘이 될 수 없다.
2028년 올림픽은 미국 LA에서 개최한다.
이미 르브론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LA올림픽에서 뛰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올림픽 은퇴를 선언했다. 4번의 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한 듀란트도 더 이상 미련이 없어보이고, 신체적 능력이 르브론과 듀란트에 비해 부족한 커리 또한 2028년에는 선수 황혼기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기에 세명 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시기가 약 3-5년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때까지는 현재 농구의 아이콘이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직 릅커듀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