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에서 00부장하는 강선생 이야기(9)

전문가보다 중요한 것

by 스페셜K

얼굴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이다. 좋게 말하면 솔직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아직 사회화가 덜 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지난주 월요일, 업무 관련 강사 한 분을 섭외하게 되었다. 관련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 활동을 하시고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셨으며, 사이버 연수원에서 강의까지 진행하시는 명망 있는 분이었다. 어렵게 모신 자리였기에 기대도 컸다.


그러나 연수 당일, 명성이 곧 강의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방대한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쳐 정작 하나를 깊이 있게 배우기 어려웠고, 실습은 10여 분 만에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무엇보다 동료들이 귀한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신 만큼 값진 배움의 시간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함이 크게 밀려왔다. 그럼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동료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연수장 입구에서 연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강사 배웅은 다른 분께 맡길 수밖에 없었다. 내 감정이 그대로 드러날까 봐, 그 사회화가 덜된 모습까지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교육 현장에 있다 보면 외부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다. 치료 전문가, 행동 분석가 등 다양한 이름과 화려한 이력, 그리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까지 더해지면 왠지 모르게 신뢰가 생긴다. 그 명성 덕분에, 특수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단번에 해결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되기도 한다. 그러한 기대 속에서 보호자들 역시 ‘전문기관’이라는 이름을 찾아 바쁘게 움직이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외부 전문가는 하나의 관점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존재일 뿐이다. 결국 아이를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드는 힘은 현장에 있는 동료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나는 믿는다.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속 대사처럼, 상황은 다르지만 그 말이 주는 의미를 떠올려 본다. 보호자가 보내는 믿음의 시선, 그리고 그에 응답하는 교사의 헌신. 그 두 손이 맞닿을 때, 아이들의 성장을 이끄는 맑은 울림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오늘도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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