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게임

by dy


모든 사람이 모여 있는, 무작위 사람이 다수로 모여 있는 지하철 안에 들어섰다. 이미 다수의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지하철에 내가 있을 곳을 찾아 나만의 자리를 찾아 한걸음 내딛는다. 아직 여유가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에 불편함을 주지는 않는다. 조금만 지나면 이 자리도 점점 좁아져 딱 내 어깨만큼의 범위만이 내 자리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여유가 있을 때 조금 더 편안한 곳을 찾아야 한다. 앉을 수 있다면 더 나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지하철에서 내가 잡을 수 있는 자리는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앉아서 내 자리를 차지하는 것. 엉덩이를 붙이고 다리를 쉬게 하며 갈 수 있는 그러면서도 옆 사람과의 어깨가 닿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그런 자리. 두 번째, 앉은 사람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며, 부러워하며 다리에 아픔을 느끼는 그런 자리.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타고 내리며 이리저리 어느 문이 열리는지에 따라 앞과 뒤를 바꿔가며 치이는 가장 불편한 그런 자리.


아직까지 사람이 많지 않아 두 번째 자리를 차지 한 뒤 시선을 정면으로 향한다. 이미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 이름 모를 다수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행선지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누군가는 책을, 누군가는 잠을, 누군가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다음 정거장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열차 안의 정적을 가득 채운다. 두 번째 자리에 있는 나는 눈치게임을 시작한다. 누가 첫 번째 자리를 떠날지. 어디에 앉을 수 있을지를 기대하며 앞줄의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본다. 내 앞의 옆 옆 옆 사람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 옷을 추스르거나 어깨와 몸을 한 번 풀거나 소지품을 점검한다. 이제 도착까지 몇 초 남지 않은 상황. 누가 앉을 수 눈치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내가 본 그 자리에 앉기에는 너무 멀다. 이미 앞에 다른 타인이 서있거니와 내가 달려가 앉기에는 눈에 띈다. 열차가 정지 한 순간 예상과는 다르게 상황이 흐른다.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옆 옆 옆 자리의 사람이 일어나지 앉는다. 분명, 일어나기 위한 신호였는데, 아니었던 걸까.


예상이 빗나간 것과 반대로 내게 행운이 따른다. 아무 신호 없던 내 앞의 타인이 일어섰다. 눈치 볼 여유가 없다.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몸을 옆으로 비껴주며 동시에 내 발을 그 자리를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쯤은 내 영역에 들어온 것이다. 이제 엉덩이를 자연스럽게 내리면 된다. 그렇게 앉아서 앞으로 바라본다. 열차가 정차하는 그 찰나의 순간 승자와 패자가 한 곳에 뒤엉켜 있다. 나와 같이 눈치게임에 승자도 보인다. 그 사람들 중 하나로 내가 뽑힌 것이다. 지하철의 출발소리가 들린다. 이제 몸에 힘을 푼 채 어깨의 닿는 거리만 신경 쓰면 된다.


내 앞으로 이전의 내 입장에 았던 다른 한 줄의 무리가 보인다. 이들도 나와 같이 일정한 간격을 가진 채 다음 역의 도착과 함께 눈치게임을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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