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by 장작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응당 기뻐하고 즐거워야 할

1년 중 한 번뿐인 소중한 날

하지만 솔직히 기쁘지 않다


오히려 이젠 완벽히 내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 무거워졌음을 선고받았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헛되이 살아왔는지

스스로 고백하는 꼴이었다


떠오르는 것은 오직 몇 개의 문장들

그리고 소수의 현물들


그러나 그 선고를 너가 가장 먼저 해주었기에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나는 내 감정을 모르겠다

시간의 흐름이 두렵다

관계의 변화가 두렵다

세상의 인정이 두렵다

매일의 아침이 두렵다


그럼에도 나아가야지

두려워도 버텨내야지

하면서 오늘을 만끽한다


- 생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