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평생 자녀를 위해 사랑으로 헌신하다 노년에 병으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후에야 가끔 부모님의 위대함과 그 사랑을 깨닫게 된다. 살아계실 때는 부모님의 사랑을 모르다가 불현듯 그 고마움을 알게 되고 아들로서 잘해드리지 못했음이 후회가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4주기 어머니가 5주기가 되었다. 아버지는 2012년에 어머니는 2021년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9년 더 사시다 돌아가셨다. 두 분 다 화장을 하지 않고 매장을 했다. 황 씨 선산이 있는 곳에 가묘가 있어서 그곳에 모셨다. 몇 년 전에 잔디를 심었는데 계속 물을 주지 않아서 다음에 가보니 다 죽어 있었다. 그런데 다음에 가보니 다시 살아났다.
아내가 잔디를 심자고 해서 5묶음을 9천 원에 샀다. 1묶음에 3개의 잔디가 있어서 전부 하면 15개이다. 차에 물통 2개 장갑 잔디 꽃잔디등 필요한 물품을 싣고 선산이 있는 강진 작천으로 갔다. 전에는 황 씨 재각이 있었는데 고속도로공사로 보상을 받고 철거가 되었다. 바로 그 옆이 선산이다. 전에 잔디를 심을 때는 잔디가 많아서 작은아버지가 트랙터로 실어서 묘지까지 운반해 주었다.
그러나 오늘은 물건을 아래에서 위까지 나르게 되었다. 나는 오늘 서울회의가 있어서 가려다가 몸이 좋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몸이 약하지만 아내가 가자고 해서 작천묘소에 와서 머리 위로 물통을 이고 그 위까지 오르게 되었다.
아내는 어머니 묘소에 잔디를 심고 나는 물을 주고 아래서 흙을 파서 잔디에 메어주었다. 아버지 묘소에도 그렇게 했다. 전에 작은 아버지는 자꾸 묘소 벌초하고 잔디가 죽고 하니 거기를 시멘트 콘크리트로 하자고 한다. 그렇게 하면 보기가 싫다고 거절했다. 부모님 묘소에 잔디를 심고 아내는 앞에다 꽃잔디를 심었다.
돌아가신 부모님은 이렇게 며느리가 수고한 것을 알고나 계실까?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돌아가신 후 큰 아들에게 집도 밭도 유산도 남겨주어 동생들이 크게 반발했다. 동생들은 서울에서 다 잘살고 있지만 그래도 똑같은 자녀인데 큰아들만 생각한다고 못마땅해했다.
우리는 물뿌리개로 물을 넉넉하게 주고 돌아왔다. 그런데 그다음 날 비가 많이 내렸다. 우리는 일기를 예상 못하고 부모님 묘소에 잔디를 심었는데 때에 맞게 비가 내려 잔디가 살아날 것을 생각하니 기쁘다.
부모님 묘소를 보면서 인생은 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종종 선산에 올라왔는데 이제는 나이가 70이 가까워진다. 나도 언젠가 이처럼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