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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평

딸에 대하여

by 황인갑

〈레즈비언으로 살다〉

『딸에 대하여』 김혜진


오늘날 동성애문제는 핫이슈이다. 이 책은 딸이 레즈비언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말한다. 어머니는 그런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딸을 책망한다. 이 책은 혐오와 배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요즘 동성애에 관한 소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소설은 예언적인 시선으로 이 시대를 선도한다. 우리는 동성애에 문제에 더 이상 혐오하고 부정할 수 없는 시대에 와 있다. 모든 사람은 다 성적취향이 다르다. 동물도 동성애적인 경향을 가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되 차별해서는 안된다. 이 책은 벌써 24쇄를 찍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그만큼 독자들의 욕구와 부합했다는 증거이다.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 것 같아요. 우리 딸요. 그 애는 실컷 공부했으면 했어요. 대학도 가고 대학원도 가고 그러면 교수도 되고 좋은 신랑감도 만나고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요. 우리 딸은 정말 바보예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그 애를 생각하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요.(83쪽)

나는 내 딸이 이렇게 차별받는 게 속이 상해요. 공부도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은 그 애가 일터에서 쫓겨나고 돈 앞에서 쩔쩔매다가 가난 속에 처박히고 늙어서까지 나처럼 이런 고된 육체노동 속에 내던져질까 봐 두려워요. 그건 내 딸이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요. 난 이 애들을 이해해 달라고 사정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이 애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그만한 대우를 해 주는 것.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예요.(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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