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기
by
황인갑
Jun 23. 2025
보행기
어릴 때 타고 다닌 귀여운 유모차를
늙을 때 다시 타니 아이로 변신하고
인생이 돌아서 가니 허무함만 남는다
교회당 마당에도 보행기 놓여있고
기우뚱 밭에 갈 때 보행기 밀고 가고
여린 손 운전대 잡고 거침없이 나가네
할머니 손목에는 보행기 놓지 않고
자가용 대신하는 필수품 네 바퀴를
누구나 달고 다니며 어디든지 달린다
귓구멍 고장 나서 불러도 안 들리고
다리에 힘없어서 보행기 의지하니
인생의 서러운 뒤태 새삼스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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