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만 하면 된다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을 읽고

by 박현주

새해 첫날인데 무슨 책부터 읽을까? 어느 책으로 스타트를 끊지? 쌓여있는 책더미 속에서 고심하다가 고른 첫 책이다.
일반책보다 두께도 얇고, 글쓰기에 목표를 두고 있으니, 그리고 무엇보다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절판된 책을 구했던 터라 무조건 읽겠노라 마음을 먹고 첫 장을 넘겼다.
나는 책을 읽으면 일단 목차부터 살핀다.
책을 구매할 때도 제목에서 한번, 목차에서 또 한 번 끌려야 책을 사기 때문에 목차의 기운을 믿는 편이다.
이 책은 추천을 받아서 사게 된 건데 목차만으로도 추천받을만하구나 싶었다.

추천의 글과 머리말이 다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써보라. 가장 좋은 방법은 무조건 많이 써보는 것이다(p.9)"
"우선 친숙한 주제를 정하고 원고지열장 쓰기를 반복해 보라. '쓰는 것은 스포츠다'라는 말처럼 마치 경주를 하듯이 원고지열장 채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 실력이 놀랄 만큼 향상될 것이다(p.9)"

글쓰기에 들어가기 전 응원가를 불러주는 듯한 글귀는 감동과 감격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더욱 열심히 집중하며 읽어 내려갔다.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프롤로그부터 버릴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글쓰기연습에서는 작문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시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열 장을 쓰란다. 원고지 열 장은 A4용지 2장 정도라고 하시는데 나는 그게 가능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1월 2일, 내일부터 66일간 '글로 성장연구소 '에서 진행하는 '별별챌린지'라는 글쓰기습관프로젝트에 들어간다. 5줄 이상 쓰는 게 조건인데 나는 그보다 더 써보려 한다. 된다면 책에서 제시한 A4 2장을 써보고 싶다. 책을 읽었으니 실천해야 하지 않나.
불과 몇 분 남지 않았다. 오늘 이 글을 과제로 제출하려고 한다. 과제를 통해 무슨 글이든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66일 뒤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 싶고, 긴 호흡으로 긴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여러 가지 팁들이 많아서였다.
다른 글을 인용하고 내 의견을 덧붙인다든지, 영화에 대해 써본다든지, 아니면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이라도 쓰라고 했다. 그리고 일기도 활용하라고 하셨다.
일기는 독창성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 했다.
며칠 전 '글로 성장연구소'에서 하는 '탄탄글쓰기'수업 시간에도 최리나작가님께서 일기에 대한 언급을 하셨다.

"일기를 쓰는 건 안 쓰는 분들 보다 3배나 앞서계신 거예요. 잘하고 계셔요"

나에게 말씀해주신 건 아니었지만 나도 일기를 쓰다 말다 하던 사람이었기에, 그래도 뒤처지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 마음에게 위안을 건넸다.
'올해부터는 꾸준히 써봐야겠구나, 다들 강조하신다는 건 분명 도움이 되는 방법이겠지.' 라며 일기장도 준비했다.

글을 쓸 때도 제목만 정하고 써 내려갔는데 위험한 방법이란 걸 알았다.
작가님은 글을 구성할 때 '3의 법칙'을 강조하셨는데 키워드나 키 컨셉을 키프레이즈(Key Phrase)로 만들어가면 훨씬 효율적이라 했다.
키워드를 '무엇은 무엇이다'라는 식의 짧은 키 프레이즈로 만들면 그 키 프레이즈 안에 저자의 생각이 함축된다는 것이다.
결국 키 프레이즈는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키 프레이즈를 제시한 후에는 대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문장들이 이어지니 그것만으로도 잘 정돈된 글이 써진다는 것이다.
또 하나, 3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연결시키다 보면 작가의 능력이 더해져 생명력 있는 글로 탄생할 수 있다니 신박한 노하우에 가슴이 벅찼다.

156페이지의 짧은 책이었지만 어느 책 보다 알찼고 힘이 되어주었다. 이 책은 내 옆에 고이고이 모셔두고 한 번씩 꺼내 봐야겠다. 글 쓰는 마음이 해이해질 때마다 열어보고 초심을 되새겨야겠다.


원고지 열 장의 벽을 넘으면 스무 장이든 서른 장이든 거뜬히 쓸 수 있단다. 또 어떤 종류의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열 장의 벽을 돌파하면 뭔가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 벽을 뚫고 나온 사람만이 기쁨을 맛볼 수 있단다.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이고 성장까지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오늘부터 새롭게, 더 많이 써볼 테다. 그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