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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수 할배 Aug 03. 2024

미국 유학하려면 돈이 많이 들죠?

(18화) 당연하죠! 가족도 같이 살았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벤자민 플랭클린


"미국에서 유학할 때 교회에서 재정 지원을 받았죠?"


동료 교수 몇 명 내가 다니는 교회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았다고 말하였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글에서 진실을 발견하기 바란다. 퇴직금을 가져갔고, 대학 내에서 여러 종류의 일을 하였다.


비용 부분은 유학기간 내내 염려거리였다. 현재(2024년)와 마찬가지로 1990년에도 교육공무원법에 ‘교사가 학위를 목적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 본봉의 50%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상급관청인 부산시교육청에 유학휴직 가능 여부를 문의했더니 단박에 거절하였다. 경기도를 비롯한 다른 시도에서는 지원해 주는 사례가 있다고 조사를 해서 알려주었건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부산시교육청에서는 교원대 특별전형을 마친 교사가 교직을 그만 둘 경우, 파견교사 기간 동안의 지원금을 회수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교원대에 문의하였다. 소속 교사를 도와줄 수 있는 길은 막아 놓고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마침 이병진 교수님이 그 문의를 의논하는 위원회에 참석하였다. 그분은 위원들에게, 교육학을 전공하러 유학을 가는 경우이니 교육분야에 종사한다고 간주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교원대에서 그러한 의견을 부산시교육청에 보냈으므로, 지원금은 회수당하지 않았다.


결국은 초등교사직을 그만두었고 미국에 가면서, 퇴직금 800여만 원을 지참하였다. 그 금액이면 1년 정도는 견딜 것으로 생각하면서. 그런데 미국에서 생활한 지 6개월이 지나자 은행잔고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아내의 지혜로 매달 100불씩이 생겼지만, 자녀들과 함께 사는 우리는 돈이 더 필요했다. 학과장인 메릴(Merrill) 교수님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campus job)’을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분은 대뜸, “너는 영어 구사능력이 약하여 일을 주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재정 압박이 느껴져서 몇 주 뒤 학과장에게 두 번째 부탁을 했다. 간절함이 보였던지, 당시에 학과에서 연구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했던 그린(Dr. Green) 교수님에게 가보라고 했다. 그분의 지시로 ‘수학 문제’를 많이 출제해 드렸다. 몇 달 뒤에 그분의 연구가 완료되어 급료가 끊겼다.


다시 학과장에게 가서, 그동안 보아두었던 수업자료제작실(Materials Lab)에서 근로학생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다고 부탁했다. 그곳은 사범대 학생들이 OHP와 찍찍이(Velcro) 등을 이용하여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만드는 장소였다. 그분은 여전히 나의 의사소통 능력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물러서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학과장에게, 자료제작실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으면 먼저 설명을 하고, 이해하지 못할 경우에는 직접 시범을 보이면 된다고 응답을 했다. 학과장은 일단 해 보라고 하였다. 거기서 한 학기 동안 일을 했다.


BYU는 대학교내에서 일하는 대학원생에게는 학부 학생보다 시급을 두 배 정도 주었다. 한 학기를 지나고 당시에 수업자료제작실의 관리자(Supervisor)였던 브래드(Brad)가 그만두면서 내가 그 자리를 맡게 되었다. 관리자의 급료는 근로학생일 때와 같았으나 시간 여유가 생겼다. 하루에 두 차례 정도 제작실에 들러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에 대하여 점검하고, 부족한 물품을 구입하는 등 필요한 사항을 해결하면 되었다. 1년 반 정도 그 일을 한 다음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하여 다른 일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파슨 박사(Dr. Fawson)의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 프로젝트는 당시에 미국 국무성에서 미래의 미국인들이 배워야 할 세계의 7개 언어에 대한 비디오디스크를 제작하고 있었다. 7개 언어 중에 한국어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연구팀에서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비디오 자료를 구하기 위하여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 시내와 민속촌을 촬영하였다. 파슨 박사는 나에게 그 영상을 검토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아마추어가 찍어서 그런지 영상의 종류가 우리나라의 문화와 생활모습을 포함하기에는 제한적이고, 보통 품질의 비디오테이프를 사용해서 화질도 높지 않았다.


그분의 프로젝트를 위하여 한국 정부기관에서 제작한 최고 화질과 종합적인 내용으로 구성된 한국 문화 홍보영상을 구해드리고 싶었다. 유타주를 담당하던 샌프란시스코의 한국교육원 원장과 통화를 하여 한국 프로젝트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그분의 제안으로 직접 만나서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으며, 한국교육원으로 출장을 갔다.


한국교육원장은 파슨 박사의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을 소개하는 다양한 영상을 구해 주었다. 그 자료로 인하여 파슨 박사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한국 자료는 모두 해결되었다. 그리고 나는 계약 기간 1년 동안을, 영상의 내용에 대한 자문만 하면서 다른 업무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배려를 받았다. 이로 인하여 공부할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박사학위를 받기 위하여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학 초기에 학위취득에 필요한 강의를 이수할 계획을 작성하였다. BYU는 학기마다 개설되는 강의가 비슷하였다. 1년 네 학기 중에서 세 학기를 수강하면 3년 반에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계획을 세워서 학과에 먼저 입학한 친구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구하였다.


그 친구는 계획표를 보더니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박사학위 기간 전체의 수강계획을 작성한 사람을 처음 보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내가 앞으로 수강할 과목에서 배우게 될 주요 내용과 해당과목을 가르치는 교수의 특징도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친구의 조언은 다음 학기 수업부터 도움 되었다. 원래 계획보다 한 학기 뒤인 4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BYU 박사과정에 다니면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첫해는 한국에서 가져간 퇴직금과 학교 알바로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하였다. 두 번째 해부터는 성적이 우수하여 장학금으로 학비를 지불하였다. 그리고 생활비는 학교 안에서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았다. 한국을 소개하는 영상을 구하고, 재학기간을 단축하였다.


요즈음 유학비용을 제공하는 장학금을 소개하겠다.

1. 국가 장학금: 우리나라 정부, 미국의 풀브라이트, 일본 정부 등

2. 지역 장학금: 광역자치단체(충남 등), 로터리클럽 등


*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Benjamin Franklin미국 유학하려면 돈이 많이 들죠?

18, 당연하죠! 가족도 같이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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