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만한 교회를 찾아보자 1

by 교수 할배

1975년 나는 고등학교의 마지막 방학 때쯤 부산에서 직장에 다녔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 동료들이나 상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언행에 대한 나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동료들이 하는 말이 옳은지 틀린 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가끔 생겼다. 어쩔 때는 두 사람의 동료가 서로 다른 주장을 했는데, 그 두 사람 모두의 말에 동의한 적도 있다. 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확실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더 나은 삶도 찾고 싶었다.


보다 확실한 가치 기준을 갖고 세상을 살아 나아가야 하겠다고 결심하고 스스로 자문해 보았다. 한 가지 사실에 올바른 의견은 분명히 하나일 텐데 나는 왜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을까? 누구한테 물어보면 알려 줄까? 가장 정확하고 올바른 가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철학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서점에서 읽기 쉬운 철학책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다. 철학자 한 명의 책을 두 권 읽었는데, 그러다 생각해 보니, 철학자 많기도 했고, 철학책은 철학자들의 수 보다도 종류가 많은 데다, 읽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철학책 읽기를 접어 두고, 인생을 가장 올바르고 영향력 있게 살았던 사람을 찾기로 했다. 그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고, 그 사람의 눈으로 세상사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흔히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다섯 사람의 성인들을 생각해 보았다. 석가모니, 예수 그리스도, 공자, 마호메드, 소크라테스. 그분들의 가르침은 그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 다섯 분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분은 예수님으로 여겨졌으므로, 나는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기로 결심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서는 교회에 다녀야 한다. 그런데 두 가지 어려움이 떠올랐다. 첫째는 어머니와 이모님은 불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교회에 나가면 두 분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분들은 나의 불교적인 탄생 배경에 대하여 항상 강조해 왔으므로 그분들의 동의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어머니가 신혼 시절에 자녀를 갖지 못하자, 이모의 권유로 100일 기도를 한 다음에 내가 태어났다고 들었다. 그래서 내가 어려서부터, 술과 개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셨다. 둘째는, 어머님과 이모님의 동의를 받아서 교회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교회의 종류와 숫자가 너무 많아서 어느 교회에 다닐지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우리 집은 부산역 맞은편의 산 중턱에 위치하였다. 밤이 되면 교회 꼭대기의 십자가에 네온사인을 밝혀 둔 건물의 수가 무척 많이 보였다.


첫째 문제점은, 내가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고 교회에 다니면 크게 염려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당시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결정한 대로 따르면 된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교회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둘째 문제점은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저 많은 교회 중에서 어디를 가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여러 교회를 일요일마다 다녀 본 후에 그중에 마음에 드는 교회에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눈에 보이는 큰 교회부터 다녀보기로 하였다. 세 군데쯤 다녔는데, 모두 친절하게 맞아 주었으며 다음에 또 보자고 하였다.


그런데 부산은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부산역 앞의 초량동만 해도 교회가 많았다. 그 많은 수의 교회를 일일이 다니면서 물어보기도 어려웠다. 물어본다고 하더라도 각 교회의 사람들은 자신의 교회에 나오라고 할 터이니 다니고 싶은 교회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여겨졌다. 그분들의 말이나 성직자의 설교를 듣고 이 교회에 다녀야 하겠다고 정확하게 판단할 자신도 없었다.


하나님은 한 분인 데 교회 종파가 많은 이유를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종파가 많은 것은 그 가르침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것이며, 종파마다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교회가 있을 것이다.’''

'교회마다 종교 학교가 있는데, 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기 때문에 종파가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하나님을 믿는다.’

‘어디엔가 하나님이 인정하는 교회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교회를 찾을 수 있을까?’

‘하나님은 어느 교회의 가르침이 옳은 지 알고 계실 것이다.’


교회에 대하여 여러 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내가 다닐 수 있는 진짜 교회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막막했다. 다닐 교회를 찾기 위하여 고민하던 어느 날 이런 느낌이 들었다. '네가 모르는 작은 교회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건물이 큰 교회가 아니고 작은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외근이 많았는데, 외근하면서도 작은 교회가 어디 있는지 발견하기에 집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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