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하나님이 인정하는 교회를 찾을 가능성은 더 희박하게 느껴졌다. 내가 이미 아는 교회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찾을 수 있겠지만 모르는 교회, 그것도 작은 교회를 어떻게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교회를 찾으러 다니는 거는 그만두기로 하였다. 대신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지키기로 다짐했다. 그들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며 생각과 언행이 정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 믿었으므로 내가 추측하고 있는 교회 사람들의 특징에 따라 생활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하염없이 지속하기보다는 기한을 정하고 싶었다. 하나님께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는 앞으로 한 달 동안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일생에서 가장 깨끗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지나면, 맨 처음 만나는 교회를 하나님의 진짜 교회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 교회에 다니면서 거기서 가르치는 대로 예수님의 말씀을 열심히 지키겠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교회 찾아다니는 일은 중단하고 한 달 동안 내가 어떤 교회에 다니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처럼 생활했다. 당시에는 직장에 다닐 때 버스를 이용하였다. 부산은 대도시라서 버스가 출퇴근 시간에 무척 복잡하였다. 정말로 콩나물시루와 같다. 1970년대 말에는 지하철도 없어서 버스가 더욱 혼잡했다.
그렇게 바쁘고 힘들게 지내던 어느 날 퇴근길이었다. 복잡한 버스에 타서 승객들 속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다녔다. 한 순간 흔들리지 않고 서 있던 사람에게 기대어 멈춰 서게 되었다. 누군가 쳐다보니 외국 사람이었다. 직장에서 집 부근 정류소까지는 30분 정도 가야 했다. 심심하기도 해서 말을 걸어 보았다.
“어느 나라에서 왔습니까?”
“미국에서 왔습니다.”
“미국에도 이렇게 복잡한 버스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어디에 가고 있습니까?”
“교회에 갑니다.”
교회! 교회? 이 말을 듣고 무척 놀랬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은 선교사들로 교회의 추수감사절(11월 4주 목요일) 모임에 참석하러 가는 중이었다. 나는 새로운 교회를 찾는데 관심이 많았으므로 “나도 그 모임에 갈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나는 이 사람들의 교회가 진짜 교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교사들의 안내로 그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을 마칠 때쯤 선교사들에게 이 교회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고 했더니, 일요일에 교회에 오라고 하면서 교회 약도를 그려주었다. 그 일요일에 교회에 참석하였으며 계속 만나서 교회에 대하여 더 알고 싶다고 말했더니, 자기 집을 알려 주면서 거기로 오라고 하였다.
다행히 내 직장은 선교사들의 숙소에게 가까운 곳에 있었다. 첫날은 선교사가 거주하던 2층집의 1층에 있던 연탄이 쌓여 있던 창고에서 만났다. 거기에서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엔가 두 번째로 만나 선교사 집 뒤쪽에 있던 예비군 훈련장에서 복음에 대하여 들었다. 그날 선교사들이 침례를 받겠는지 물어보길래,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미 말하였다시피 나는 앞으로 쭉 다니게 될 교회를 찾고 싶었으며, 지난 한 달여 동안 나름대로 더욱 착하게 생활해 왔었다. 그리고 선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이 좋게 들렸다. 내가 침례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대답을 하자 토요일에 동대신동에 있는 교회(부산지부)로 오라고 하였다. 그날 오후에 부산지부에 가서 지역 관리 선교사의 접견을 받았다.
침례 접견 때 관리 선교사는 질문을 많이 했다. 질문한 것들 중에 거의 모든 항목을 지킬 수가 있었다. 그런데 십일조와 헌금은 지키기 힘들 것으로 생각되었다. 당시에는 불량 교회들이 많아서 금전 문제와 여성 문제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이 신문과 방송에서 종종 다루어졌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이 교회에 대하여 들은 지 열흘이 되지 않았기에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나의 친척이나 친구들 중에서는 일반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 교회에 대하여 알아볼 방법도 마땅치 않아서 교회 가입 여부에 대하여 잠시 고민하였다.
그러다 내가 어떻게 교회에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다짐한 ‘한 달 뒤에 처음 만나는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라고 생각하고 오래 다니겠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일단 다니다가, 만약 국가나 우리 가정에 좋지 않은 가르침이 있으면 이 교회에 다니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 침례를 받았다. 그리고 이왕 다니기로 한 교회이니 꾸준히 다니면서, 가르치는 대로 실천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버스에서 선교사를 만난 지 9 일 만인 12월 2일에 침례를 받았는데 내 나이가 만으로 1개월 후에 20세가 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