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영어가 우선
영어는 국민적 관심사다. 평생의 한이며 넘기 힘든 산이다. 영어로 자존심 상하고 기죽어보지 않은 한국인이 있던가.
『23살의 선택, 맨땅에 헤딩하기』 작가 유 수연은 간신히 들어간 대학에서 데모대에 몰려다니다 학교와 집에서 내놓은 자식으로 한동안 방황하였다. 그러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며 신문사, 호주연수, 통역, 영어강사, 식당 운영, 영국 석사 등 좌충우돌 도전으로 인생을 개척하였다.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으로 억대 연봉자가 되기까지는 생존을 위한 영어가 뒷받침이 되었다고 회상하고 있다. 책상을 떠나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영어에 노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내가 중학생일 때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던 형이 영어를 잘하여 멋져 보였다. 나도 영어는 잘해야 할 거 같아 설명이 잘 돼있는 책을 정하여 반복하여 읽었다. 그때 혼자 공부했던 것이 그래도 기억에 남는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대학원까지 영어수업을 들었지만 생각나는 것은 없다. 학창 시절엔 외국인을 만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고 원어민 발음이라도 들어보는 게 소원이었다. 학교에서 보여준 외국영화에서나 영어를 들을 수 있었고 그때마다 가슴은 뛰었다. 사회 초년생 일 때는 주한 미군방송(AFKN)이라도 들으려고 좀 비싼 카셑라디오를 사서 주파수를 맞춰가며 귀를 기울였다.
현직 시절 농촌진흥청 어학 훈련 과정에서 미국 평화봉사단 (Peace Corps Volunteer)에게 영어를 배웠다. 4개월 교육기간 동안 미국인들의 실용영어 교육방식에 하루하루가 새로웠고, 난생처음 영어세계로 빠져들어 보았다.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종일 영어로만 강의하였다. 일과 후에는 매일 영작 숙제하느라 소주 한잔할 시간도 없었다. 틀린 부분은 붉은 글씨로 일일이 체크해서 돌려주었다. 문법은 중요시하지 않았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것인지도 그때 알았다. 나는 미국인에게 배웠던 실력으로 이집트와 필리핀 연수를 다녀왔고, 캄보디아에서 농진청을 대표하는 KOPIA 일을 하였다. 은퇴 후 지금까지도 교수님들과 해외 공적 개발 지원(ODA)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유 수연 작가의 영어 공부 경험에서 나와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어린애들이 문법을 모르면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듯, 우리도 영어를 하는데 문법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문법부터 시작했다가 사기가 떨어져 버릴 수도 있다. 문법책과 씨름하며 시험공부만 하다가 외국인들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어학연수차 외국으로 떠난 한국 학생들이 몰려다니며 몇 개월을 보내봤자 투자한 시간과 경비만큼의 소득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어학연수를 떠나지 않고 국내에서도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TV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훌륭한 원어민 강사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넘쳐나지 않은가. 목표를 정하고 내 수준과 내용에 맞는 온라인 강의만 잘 들어도 어학연수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요즘 한국엔 외국인도 많아졌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우리 젊은이들도 많아져 놀라고 있다.
유수연 작가는 ‘영화를 반복해서 보아라. 우리말로 본 적이 있는 영어책을 골라 반복해서 읽어라. 영어 동화책도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동화책 이십 권만 외우면 영어로 말싸움해도 외국인들에게 지지 않는다. 영어 문장이나 단어를 내방 벽에 붙여놓고 매일 보는 것을 습관화하라’라고 강조하고 있다.
< 유 수연의 한국에서 영어 정복하기 >
1.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우리말을 쓰지 않는다.
2. 우리나라의 일일 연속극과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본다. 한 회를 3일 이내에 열 번 이상 본다.
3. 문법책은 원서로 본다. 같은 책을 두 달 내에 세 번 이상 본다.
4. 일요일 아침이면 인사동과 종로로 가서 외국인을 헌팅한다.
5. 영어 동화책을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외운다.
< 나의 한국에서 영어 정복하기 >
1. 내 신상(가족, 학교, 고향, 취미, 전공, 직업, 이름 등)과 관련된 영어 문장 20개를 만들어 달달 외워라. 문장은 본인이 직접 만들어 선생님이나 외국인에게 검토를 받아라. 자신감이 생기고 면접이나 외국인과 사귈 때 필수 사항이다. 여기에 자기 분야 전문용어와 비즈니스 영어만 좀 익히면 외국 활동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2. 종이쪽지에 문장이나 단어를 적어, 걸을 때나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 외워라. 휴대폰 게임에 빠져 있는 사람보다 훨씬 멋져 보인다. 나에겐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3. TV 영어 프로그램과 유튜브를 보고, 운전할 때 EBS 라디오 영어방송을 습관처럼 들어라. 국내 최고 수준의 강사들임을 명심하라.
4. 서양인에 먼저 다가가서 친구로 만들어라. 국내에선 최고의 방법이다.
5. 어학연수를 간다면 한국인이 없는 곳으로 가라.
모두가 어려워하는 외국어를 잘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자신의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때문에 국내외에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는 많을 것이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다 한들 남다른 각오와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모든 것이 헛일이다. '절반은 미쳤다'라는 소리 정도는 들어야 뭔가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