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조용히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일 때

되돌릴 수 없는 순간에 잠시 멈춰 서서


한때 사랑했던 기억이 마음을 스칠 때
왜 이렇게 시리도록 아픈 걸까?



이별의 쓰라림 속에서 지난 사랑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예쁜 사랑, 예쁜 추억은 존재할 것이기에 조금이나마 마음 한편에 간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지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별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던 중, 상대가 불청객처럼 다시 나타난다면 꽤나 혼란스러울 것이다.


한때는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받던 사이였기에 갑작스레 걸려온 연락 하나로 그가 나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은, 그와의 만남이 추억으로 흐르다 다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무거운 장면이 된다. 마치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잔잔한 발라드 음악을 듣고 있는데, 갑작스레 잡음이 섞이거나 음악이 끊겨 흐름이 멈춰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한순간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인연이 다해 조용히 등을 돌려 걸어가고 있는 사람을 다시금 부르는 것은 이별을 대하는 방식으로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 그런다고 해서 다시 예전으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함께한 시간이 소중했고 그 기억을 존중한다면, 이별한 뒤 빈자리에서 느껴지는 허전함도, 그리움도, 외로움도 각자가 마주해야 할 감정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이별을 선택하기 전, 그러한 책임 역시 함께 나눠야 한다는 점을 마음에 되새긴다.



흘러간 마음을 붙잡을 수 없다.
흐르는 물은 다시 되돌아 흐르지 않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