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완벽한 날들이란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 중 집

by 루나

큰언니의 재활병원을 다녀온 날 언니가 코로나라는 소식을 들었다.

재활 병원에서 언니를 보고 왔고 나도 목이 아파서 바로 검사하러 병원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한 검사지만 다행히 코로나가 아니었다. 수술을 준비해야 하는 중이라 감기약을 받아왔다.

그 후 언니는 폐렴을 앓았으나 항생제로 좀 나아졌다.

큰언니가

"아파"

라는 말을 작은 언니에게 했다고 해서 우린 감사함으로 벅찬 기쁨을 나누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이 절실해지는 순간들이다. 평상시 아프다는 말은 우리를 신경 쓰이게 하는 말들이었다. 솔직히 성가시기도 했었다.

작은 언니는

"언니, 윤미도 아파. 수술받아야 돼. 내가 힘드니까 언니 힘을 내면 좋겠어."

부탁하고 왔다고 나에게 전해 주었다.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을 다시 뒤적뒤적 보게 된다. 이 문장도 저 문장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 작가의 시선을 다시 살핀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요세미티에 가보고 싶지 않아? 펀디 만에는? 브룩스 산맥에는?

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오, 그럼 가끔은 ."

그러곤 나의 숲들로, 연못들로, 햇살 가득한 항구로 간다.

세계지도에서 파란 쉼표 하나에 불과하지만

내겐 모든 것의 상징이니까.

우리의 스승이 되어 주는 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지 일반적인 게 아니다.

사랑의 관념은 사랑이 아니다.

바다의 관념은 소금도, 모래도 아니다.

물개의 얼굴은 관념에서 솟아올라 우리를 바라보고 우리의 관념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사건과 함께 풍성해지고 즐거워져야만,

비로소 생각이 시작될 수 있다.

완벽한 날들 '중' 집' 중에서 저자 메리 올리버 p138-139


나에겐 매일 다니는 탄천이 있다. 요즘 작은 변화들을 지켜본다.가는 길목에 턱시도 냥이가 식빵자세로 쳐다본다.

어제는 나의 딸과 함께 산책했다. 해질 무렵의 색은 핑크빛이 살짝 돈다. 그러나 그것도 정답은 아니다. 빛의 길이 어디일까를 찾는 것처럼 둘은 걷는다.

딸은 머리핀이 없다고 테이프를 감고, 슬리퍼를 신고 나온다.

"어머, 이건 뭐니?"

"핀 이 안 보여서... 감아 놓으면 안 흘러내려."

하며 웃는다.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쪽이라 시야가 트여있다. 구름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솜사탕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사랑하는 연인, 커플도 뛰기도 걷기도 한다.

세 명의 가족은 헬멧을 쓰고, 엄마 먼저, 아들, 그 후에 아빠가 휘리릭 지나간다.

땀을 흘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


물가의 반영은 인상파 화가의 그림이 되기도, 수묵화로 보이기도 한다.

왜가리는 고요히 물가를 보고 있으며, 오리들은

정신없이 먹는 중이다.

풀들은 이제 의자만큼 자라 있다.


하늘의 새들도 줄지어 있다.

물가의 소리안에 물고기 지느러미가 보인다.

가끔씩 보이는 나리꽃, 금계국, 배롱꽃도 보인다. 꽃들도 사이사이 간격마다 그 자리에 서 있다.


나의 완벽한 날들이란 정직한 고백 속에, 어떤 빛일까 찾아 지금 걷고 있는 지금이다.

딸과 손잡고 시원한 보리차로

"와, 시원해, 맛있어"말하는 이 친숙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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