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야, 요즘 둘째랑 엄청 사이좋아 보인다, "
"엄마, 둘째는 저의 안마기일 뿐이에요."
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언제 안마를 하고 있었던 거지? 둘째 딸이 오빠에게 안마하면 용돈을 주고받는 관계란다.
"엄마, 굳이 말하자면 공생관계인 것이지요."
아이들을 보며 문득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차량 뒷좌석에서 밀치고 당기고 싸우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작은 목소리가 찌를듯한 데시벨로 소리쳤던 생각이 났다. 그런데, 어느새 두 아이가 비슷한 고민으로 서로의 진로와 관계를 이야기하는데 안마가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미소가 지어졌다.
남편에게 이 얘기를 전해주며 말했다.
"당신도 안마기이고, 더불어 효자손이네."
남편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마도 사람은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로 사랑을 배우는 듯하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은 가뭄 든 땅이 손 지문마다 보였다.
'엄마는 손은 다르네'.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엄마는 한 번도 '아휴, 힘들어.'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외할머니 댁에서 어린 시절 자주 보낸 나는 할머니가 밥을 차려 주셨다. 식사 기도하는 할머니의 손은 모아 있지 않았다. 둥근 바구니를 겹쳐둔 모양새였다.
"할머니, 나처럼 쫙 모아서 기도해야지."
"우리 윤미는 어쩌면 이렇게 손이 말랑할까."
그냥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나이 들어 할머니가 류머티즘이셨다.
엄마의 가뭄 든 손과 할머니의 둥그런 바구니 같던 손 사이에서 내가 성장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예쁘다 안아주셨을 이모들, 업어주던 삼촌. 또 다른 누군가.
뇌출혈로 흔들리는 언니의 손을 잡던 나의 두 손도.
손길 속에서 우리는 자라고, 또 누군가의 손이 되어 살아간다.
사랑은 손에서 손으로 옮겨지는 나비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