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가 흐르는 어느 촉촉한 아침,
학년 교재연구실에서
모양은 같으나 크기가 다른 두 컵을 씻다가
순간 깨달음 한 줄기가 빗소리를 따라 내 손 끝에 닿았다.
큰 사람은 스스로가 크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는 결코 '겸손'이 아니다.
진정 그러한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경계가 없으니 비교 기준이 모호한 것인지 모른다.
작은 사람은 스스로의 크기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이는 결코 '과시'가 아니다.
그저 그럴 뿐이다.
자신과 타인의 경계가 보이니 이를 구분하고 싶을 뿐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