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브런치 작가다!"
미리 가불 받은 행복을 맛보다.
글쓰기 소모임이 시작됐다.
왜 글쓰기 모임에 들어왔는지, 각자의 속마음을 일일이 다 꺼내놓진 않았다. 자기의 이름 석자 꼭꼭 박힌 책이 서점에 진열되길 바라는 그날을 소망하는 이심전심으로 삼삼오오 모였을 터.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작가의 길.
브런치 스토리에 회원가입으로 그 첫걸음을 뗐다.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우선 브런치 스토리 측의 규준에 따라 글을 심사받는 건 당연한 이치라 생각하였다.
먼저, 작가의 서랍에 예전에 써 두었던 글 두 편을 고이 담아놓고 은근히 차 오르는 자신감에 으쓱거리며 브런치 작가가 되는 과정을 즐겼다.
브런치 작가 신청 절차를 따라가 보니,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춰 자기소개와 앞으로의 글쓰기 방향을 기획하란다.
이런 제한이 있는 것이 불편하다. 심리적 저항이 걸린 걸까? 고심 없는 자기소개 글과 기획 방향을 냅다 쓰고 후다닥 작가 신청 클릭 버튼을 눌렀다.
브런치 작가 승인 여부는 최대 5일쯤 걸린다는 안내 글을 읽고 진중하게 인내심을 기르고 있었다. 성의 없이 빨리 써버린 걸 알았을까?. 브런치 작가 신청 하루 만에 빠른 답변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작가로 모시지 못한다는 뭐... 정중한 탈락 소식.
흐흠... 무엇이됐든 불합격이란 소식은 싫지만, 어쩌랴. 결국 노력 없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의 결과는 자기 효능감만 낮출 뿐이란 걸 깨닫는다. 떨어진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지피지기이면백전백승이라는 거창한 문언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재도전을 하려면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아야 했다. 나처럼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가 재수 삼수 하신 선배 작가님들의 땀내 나는 절절한 글들을 살펴봤다. 내가 내민 첫 도전장에는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을 만큼, 고심했던 흔적이 탑재되지 않았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해답을 알았으니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다시 자기소개 글을 썼다 지웠다 했다. 어떻게 나를 표현할 것인가? 과하지 않으면서 나의 정체성과 하는 일을 나타낼 수 있도록 정제된 언어로 정성을 불어넣어 적었다.
글의 기획 방향을 내 마음과 대화하며 작성했다.
내가 진짜 쓰고 싶은 글은 어떤 주제인지 내 자신 스스로에게 묻고 대화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앞으로 쓸 글들을 생각하니 미리 찾아온 행복한 아지랑이가 내 마음에 피어올랐다.
작가의 서랍에 추가로 글 두 편의 글을 더 넣어 총 네 편의 글을 저장하고, 재도전.
브런치 작가 신청 클릭!!
나의 재도전은 탈락 소식받은 그날 바로 이뤄졌다.
나의 진정성이 닿은 걸까? 브런치 작가로 승인되었음을 알리는 축하 글이 하루도 채 안 돼 날아와 화답해 줬다.
아껴 놓은 초콜릿처럼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놓은 글을 발행하도록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읽고 겁도 없이 첫 번째 글을 올렸다.
처음에는 이전에 써놨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쓸 것을 생각하니 벌써 몽글몽글한 설렘이 올라온다. 살랑 부는 바람결에 메아리쳐 오는 소리가 들린다.
미리 가불 받은 것 같은 이 행복감을 글쓰기 모임에 함께 하는 분들과 나누고 싶다. 그분들도 어서어서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아 "나도 브런치 작가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싶다.
"나도 브런치 작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