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그럴까?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핵심감정이 있을까요?
외모가 빼어난 그녀는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 1위로 뽑힐 만큼 매우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칭찬하는 동료들의 반응에 들뜬다거나 우쭐한 존재감을 못 느낀단다. 겸손함이 깊어서 그런 것은 더욱 아니라고 손사례 친다.
직장 내 팀에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자기의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는 하늘 위 구름을 떠 다니는 것 같은 흥분을 만끽한단다. 자신의 존재감을 비로소 인정받는 것 같아 삶의 동력이 생긴다고 한다.
반면, 종종 자기의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주목받지 못하고 폐기될 땐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단다. 직장에서 필요 없는 존재로 느끼게 된다고 호소한다. 급기야 자기 존재감을 인정해 줄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겨야겠다는 고민을 오래 하지 않는 성격이란다.
사실 직장인이라면 이직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어디 한둘 이겠는가마는.
그만한 일로 직장을 옮긴다고?
이직한다고 반복되는 그녀의 심리적 고통이 해결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녀의 마음에 어떤 무엇이 어떻게 작용하여 비슷한 상황이 되면 견딜 수 없어 힘들어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녀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녀는 왜 그럴까?”라는 질문 속에는 이미 그녀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경향을 비취고 있다. 상대방이나 자기 스스로를 낙인찍고 책망하며 사는 삶의 태도는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가로막고 방어적인 삶을 고착화하기 십상이다.
이제 자신과 타인을 향한 손가락은 거둬들이고 자기 마음과 진실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자기의 아픔이 무엇이고 어떤 걸 할 때 행복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자기 마음과 깊이 만나다 보면 타인의 마음도 이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의식, 전의식, 무의식을 구분한다. 의식은 사람이 바로 인식하고 말할 수 있는 단계이다. 전의식은 의식의 전 단계에 있어서 바로 기억하진 못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며 떠오르는 생각이다. 무의식은 좀처럼 의식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사람의 심연 깊이 잠겨있는 것이다.
이 무의식에는 핵심 감정(nuclear emotion 또는 core emotion)이 묻혀있다. 핵심 감정은 6-7세 이전 유아기 시절에 최초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부정적 정서이다. 이는 버림받음, 거절당함, 외로움 등이다. 부정적 정서는 무의식 속에서 잠재하고 있다가 대인관계 상황에서 촉발되는 트리거로 작동될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서 우울, 분노, 좌절, 열등감, 수치심 등으로 발현되곤 한다.
핵심 감정은 유아기에 형성된 이후 성인기에도 성숙하지 못한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감정 양상을 띠는 것이다. 핵심 감정과 이에 대한 방어기제의 상호 역동적인 양상을 핵심 역동(nuclear dynamic 또는 core dynamic)이라고 부른다.
정신분석학 관점으로 “도대체 저 사람은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보자. 그녀는 아들 낳기를 기다리던 장손 집안에서 딸로 태어났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출산한 것을 알고 크게 실망했다고. 한겨울에 태어난 갓난아기였던 그녀를 차가운 방바닥에 누인 채 담요로 덮어놨단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종종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고 한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단다.
여자 중고등학교, 여대를 졸업할 때까지 그랬다. 하지만 남성과 같이 근무하는 직장을 다니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불리한 위치에서 거의 매번 자기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고 인정받지 못 받는 존재로 인식하였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면 남아가 아닌 여아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자기 존재가 거절받은 상처가 무의식의 핵심 감정에 잠겨있다가 사회생활에서 확연하게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의식의 핵심 감정을 인식하지 못했던 초등시절, 그녀는 남학생들과 학교 다녔을 때 종종 여자라서 부당함 당할 때 화가 나곤 했었지만 심리적으로 어떤 역동이 작용되는지 몰랐을 뿐이다.
그녀의 매혹적인 외모에 대해 직장동료들은 순수하게 칭찬한 것이지만, 그녀에게는 오히려 여성성을 더 강조하는 상처로 인식되고 수치심으로 새겨졌다. 결국 현재의 직장에서는 여성인 자신을 한 인간으로서 존재 그 자체로서 수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직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작용한 것이다.
그녀는 정신이상자가 아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 핵심감정이 현재의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모른 채 대처한 결과물인 것이다. 계속되는 이직으로 그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보따리 싸서 잠깐 회피하는 것뿐이다. 언제까지 보따리만 쌀 것인가?. 제대로 자기의 핵심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자기 마음과 만나야 한다.
어린 시절의 깊은 상처인 핵심 감정을 스스로 알아차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심리상담 전문가에게 도움을 손을 내미는 용기를 발휘하길 바란다. 순간의 지혜로운 용기 있는 선택은 자기와 타인의 삶을 더 진실하게 연결해 줄 수 있다.
요즘 세상에 뭘 그렇게까지...?라고 반응하면 답이 없다.
상대방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자기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핵심 감정을 모른 채 오해가 쌓이고 갈등이 생긴다.
자기 이해의 시작은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도 키워준다.
자기 이해는 자기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던 심리 내적 상처치유의 첫걸음을 떼는 것이다. 자신의 변화와 성장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이 될 수 있다. 자기를 이해하고 싶고 자기 마음을 만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기의 무의식에 어떤 핵심 감정이 잠재하고 있는지 만나보고, 자기 이해를 넓히고 상대방의 핵심 감정을 이해할 때 친밀한 관계,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성장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상담실 문을 노크하고,
자기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용기로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는 것은 빠를수록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