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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 Jul 29. 2024

잠을 내쫓지 않으면서 메모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기술이 개발된다면 앞다퉈 사려고 하겠지.

꼭 쓰고 싶은 생각이나 흥미로운 주제들은 잠들기 직전 혹은 잠에 두 발자국 발을 담갔을 때 떠올라서 고민하게 만든다.

휴대폰에 하나하나 적자니 무거워진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려 밝은 화면을 보기엔 잠이 홀라당 깰 거 같고

최대한 짧은 시간 동안 화면을 바라보는 녹음을 하자니 모두가 자는 이 새벽에 중얼거릴 수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가장 일차원적인 메모였는데...


한창 전시를 준비하던 시절,

부유하는 모든 것들이 영감이 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적어내기 바빴던 때,

머리맡에 종이와 연필을 두고 잠들었었다.


세상이 전부 깜깜해지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내가 내뱉은 숨밖에 없는 그때가 제일 머리가 시끄러운 시간.

머릿속에 들어오는 모든 걸 반쯤 뜬 눈으로 달아날 새라 종이에 막 적어냈는데

문제는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하니 고대 문자를 해석하는 것만큼 어렵더라.

이것도 몇 번 하니 그닥 효율적인 것 같지도 않은 거 같아 전시가 끝나면서 그만뒀다.


결국 요즘은 어떻게 온 잠인데 내쫓을 수 없으니 그저 이 기억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도 영원하길 바라면서 잠드는 것뿐.

오늘 새벽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쓰고 싶은 내용에 문장 하나를 되새기며 잠들었는데 정말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그 문장을 유추하며 보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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