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hell Shin Dec 29. 2021

“고요의 바다 “ 중고생 딸 두신 부모님들께 강력 추천

고요의 바다에 대한 평가에 대해 유심히 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혹평을 하였다고 하고 한국에서도 평이 갈린다고 한다. 초반 지루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최근 드라마 중에  청소년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이다. 특히 진로를 고민하는 여중생,여고생들에게 그리고 부모님들께 강력 추천하고 싶다. 감독의 의도는 알 수 없으나, 평소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기술과 경영 분야의 여성 진출이 미흡하다고 생각해 온 필자에게는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다.


이 드라마는 자신이 지구를 살리겠다고 나선 여성 과학자의 도전과 관계있다. 이 과학자의 도전은  인간의 한계를 지구에 두는 것이 싫다며 화성 탐사 연구에 투자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도전을 생각나게 한다. 미지의 세계에서 두려움에 맞서며 진실을 찾고자 하는 강한 집념과 생물체에 대한 공감능력을 가진 우주생물학자도 등장한다.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기지원들이 몰살당한  우주 발해 기지로 같이 떠나는 용감한 의사도 여성이고, 이 모든 작전을 설계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불법도 서슴치 않는 냉혹한 우주항공국의  최고 의사결정자도 여성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본 한국 드라마에서 이러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에 여성을 이렇게 많이 등장시킨 드라마가 있었나 싶다. 드라마의 설정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철저한 고증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고 우주공학과 생명공학, 환경문제와 동물, 의학분야까지  충분한 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드라마인 것같다.


30년 전 내가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수학 과학은 남자애들이 잘한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여학생들의 수학과학 실력도 매우 높아져 아들 부모들은 내신을 위해 남자고등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분야에 상위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낮고, 이는 딱히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고 개발도상국의 경우 더 심한 편이다. 과학영재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여학생 비중이 매우 낮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현대는 과학기술이 사회발전과 삶의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인간의 행동양식과 또한 사고의 영역까지 결정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과학기술연구분야에 똑똑한 여학생들이 진출하고 또 경력을 쌓아가고 어떤 연구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자 그룹에 들어가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여성이 기술의 소비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기술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근 여중고생들 사이에 코로나 백신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현상도 실제로 백신 부작용 연구 시 여성의 특성을 고려한 실험도 충분했었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온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허구이기는 하나 드라마에서 지구의 문제를 내가 꼭 해결하겠다던 당찬 여성과학자의 모습에서 앞으로 더 많은 여학생들이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전 지구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마음을 먹은 학생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도 응원한다. 우리에게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연구에 전념한 마담 퀴리가 있었고 현재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여성과학자들이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은 여성의 과학분야 참여 환경 확대에 보다 긍정적인 조건을 제공해주고 있다.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돌이켜 보기에 우리 사회는 분명히 아직 제한 점이 있으나 또한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사회적으로  여건은 갖추어져 있으니 스스로 틀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고, 나도 어쩌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포부를 꺾고 있을 수도 있다. 용감하게 지구와 인류의 난제 해결에 도전하는 여학생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이 드라마는 또한 기후환경문제, 우주과학, 전염병, 생명공학, 데이터 사이언스, 법적인 영역, 국가의 역할까지 현대 사회의 중요한 과학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과학적인 소재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드라마이다. 신문에서는 달에서 걷는 모습, 달의 환경 등등 사실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드라마라고 혹평하고 있으나 실보다는 득이 더 큰 드라마이다.  중학교 2학년 여자 조카와 같이 봤는데 대부분의 내용을 이해하고 흐름도 이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우리는 어렸을 때 드라마를 보면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기도 하고 외교관이 되고 싶기도 하고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똑똑하고 당찬 우리 딸들이 나도 지구를 살리는  과학자가, 의사가, 우주비행사가, 생명공학자,  환경문제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꿈을 꾸는 계기가 된다면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질 수 없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특히 딸 가진 부모님들께 같이 시청하는 것을 강추하고 싶은 드라마이다. 이 작품이 감독의 대학졸업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들었다. 시리즈 2에서는 보다 흥미적 요소를 가미하여 한국이 우주드라마도 잘 만드는구나라는 평을 꼭 듣게 되시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나라가 우리 기술로 우주기지를 실제로 만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아이슬란드 202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