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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환영합니다

by 이혜연
당신을 환영합니다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왔다.

어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창고에서 꺼내서 아이들과 함께 장식을 했다. 그러고 나서 받고 싶은 마음만큼 커다란 양말을 현관문 쪽에 걸고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아직 한참이나 남은 크리스마스인데도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시러 오시다 다치실 것 같다며 한 밤중에 거실이며 방을 깨끗이 치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열심이던지 도저히 내가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냥 침대에서 '우리 아들들이 청소를 참 잘하네.' 하면서 감탄하며 누워있었다. 그렇게 깔끔해진 안방과 거실은 금방 다시 예전의 난장판으로 돌아오겠지만 그 설레는 마음이 다음에 또 말끔한 집안을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야밤에 대청소를 마치고 아이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침에 몰래 들여다본 양말 속엔 여러 장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5장이 감사와 안부의 편지였고 딱 1장만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한 것이었다. 첫째의 편지 꾸러미를 보고 감동과 반성이 밀려왔다.

작년 선물에 대한 감사인사편지, 조심히 다녀가시라는 안부편지, 마냥 고맙다는 감사편지가 예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한 자 한 자 적혀 있었다. 나의 기도는 늘 더 주시라, 이것도 주시고, 저것도 주시고로 이어지는데 첫째는 마냥 감사한 편지가 많았다.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앞으론 무조건 감사를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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