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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밤

by 이혜연
노래하는 밤

터덕거리는 발걸음 뒤로

풀벌레 소리가 노래하는

밤이 온다


흐물거리던 낮동안의 피로를 이고

지친 오늘의 내가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뜨거웠던 여름날의 갈증과

시기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혼돈으로

숨을 헐떡이며 골목에 기대어 앉으면


검은 위로가 성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달빛에 노래하는

달맞이꽃들의 노란 읊조림은

밤이 깊도록 이어져

다시, 또다시 내일을 꿈꾸게 한다


아침은 오고야 만다고

새 날에 스스로를 꽃피우라고

밤은

까만 밤은 다시

노래한다



"평화가 혼돈의 씨앗을 뿌린다."

아이들이 방학을 했기 때문에 매일 아이들과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기 바쁜 날들입니다. 오늘은 물놀이를 가자고 약속을 했지만 갑작스럽게 큰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 대신 서점나들이를 하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서점이 문을 여는 10시에 맞춰 자전거를 타고 가서 아이들과 각자 좋아하는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저는 요즘 읽고 싶었던 책을 골라 자리에 앉았고 두 아이들은 매번 서점에 오면 좋아하는 책을 사주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원하는 책들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문해력에 관한 책을 사기로 마음먹어서 아이들이 원하는 책은 다음에 사기로 하고 문제집 3권을 구입했습니다. 롯데타워 4층의 서점과 롯데 교보문고 두 곳을 돌며 신간들을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그중 "변하지 않는 것들"에 관한 책의 여러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스토리는 사람들이 옳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주는 스토리, 또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것과 관련된 스토리다."라는 말은 이야기의 힘이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지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속에 밑줄을 그어놓고 기억해두려고 합니다.



어떤 것이 변할 것인지 예측하고 불안해하는 것보다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는 가치로 삶에 작용하는지 아는 것이 무엇보다 변화에 적극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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