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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Sep 07. 2024

맑은 날, 길을 걷다

맑은 날, 길을 걷다

분홍빛 웃음을 머금은

가벼운 걸음

그림자도 사랑스럽게

핑크빛으로 거리를 흔들며 지나간다


밤 새 내린 비로

거리는 맑게 빛나고

약속도 없이 나선 길에

우연한 만남이 설레어라



송파문화재단에서 그림책 수업을 송파글마루 도서관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신청했습니다. 20명 모집에 48명이 모여 짧은 전화 인터뷰를 거쳐 수강생을 뽑는다고 했는데 직장인을 위한 수업이라   재직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서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성실하게 적어낸 지원동기서와 전화인터뷰 덕분이었는지 초기 수업을 듣게 해 주겠다고 해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아침부터 서둘러 갔습니다.


SI그림책학교 교수이기도 하고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신 조선경 작가님의 수업은  토요일 오전 10시~12시까지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행간이 긴 말투와 깊이 사유해서 한 문장 한 문장 신중히 골라서 말씀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인 수업이었습니다. 사유와 존재에 대한 고민과 물음이 밑바탕이 된 작품들은 작가님 말씀처럼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0세에서 100세까지를 아우르는 책으로 탄생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중에 인상적이었던 문장들이 많았지만 그중에 "사회적 이슈들이 love가 아닌 hate에서 시작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만든 책"은 그림과 책의 구성이 독특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이것은 돌이 아니다"라는 책은 시를 먼저 쓰시고 책에 넣을 돌을 직접 주우러 방방곡곡 다니셨다는 일화가 참 재밌었습니다. 오래간만에 결이 맞는 수업을 들으니 설레고 기뻤는데 재직증명서가 없어서  다음 주까지만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 한가득입니다.



글마루 도서관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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