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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고요

by 이혜연 Mar 10. 2025
봄이 왔다고요봄이 왔다고요

순식간에 왔습니다. 코끝에서부터 부드러운 샤벳처럼 녹아드는 햇살에 마음이 노곤하게 풀리는 계절입니다. 베란다에 내놓은 작은 라일락 화분에서 뾰족뾰족 새싹이 돋았고, 언제 뿌려진지도 몰랐던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가벼워진 옷차림만큼이나 마음이 헤실헤실 붕뜨고, 발그레해진 뺨 가득 기대가 차오릅니다. 


달력의 시작은 겨울 끝에서 부 터지만 한 해의 시작은 달달한 춘삼월에서 부 터지요. 뻣뻣했던 근육들이 준비운동을 마쳤으니 이제 달려야 할 차례입니다. 작은 꽃망울들이 세상을 온통 꽃으로 채우는 봄이 왔다고요. 새순들이 자라 커다란 그늘이 되고, 그 아래에서 만들어진 바람이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될 때까지 우리 모두 각자의 꽃을 아름답게 한껏 키워봐요. 이렇게 아름다운 봄이 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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