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꽃들에게만 머물다가는 햇살이 아닐 텐데 곳곳에 분홍, 노랑의 꽃들이 환하게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전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산수유의 화려한 자태와 연보랏빛으로 수줍게 모로 고개 숙이고 있는 제비꽃 언저리에서 소담스럽게 담긴 햇살이 달다. 두 손으로 조심스레 떠보면 노란 햇살이 가득 담겨 마음을 데워줄 것만 같은 봄날이다.
고집스럽게 돌아앉은 길가의 작은 돌멩이들조차도 동그란 등가득 봄볕이 쏟아져 온몸을 데우니 보드랍게 잠이 들곤 하는 그런 날들이 왔다. 잠시 눈감고 있다 나도 모르게 잠깐 선잠을 자고 일어나면 빈 나무란 나무는 전부, 불그죽죽한 마른땅 가득 파스텔빛 고운 꽃들이 폭죽 터지듯 한꺼번에 피어날 것 같은 날이다. 그렇기에 자꾸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봄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를, 오늘도 눈부신 하루를 황홀한 듯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