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리바인이 영원한 건 없다고 했어

by 지슈
But nothing lasts forever
but be honest baby
It hurts but it may be the only way

근데 영원한 건 없어
인정하자 우리
비록 아프지만 그게 유일한 길인지도 몰라

Maroon 5 - Nothing lasts forever (2007)

가을이 가버렸다. <Nothing lasts forever> 노래 제목처럼 말이다.


앨범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런던에 갔다. 손쉽게 메시지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시대에 효율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결정이었으나 만약 안 간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 그들을 쉽게 볼 수 없게 되면서 함께한 추억이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일처럼 느껴지곤 했는데 그들을 다시 만난 순간 ‘아, 나 오길 잘했구나!’ 싶었다.


그들과 함께한 하루는 무척 소소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란 동네에서 점심 먹기, 주말 시장을 걸으며 같이 아는 노래 흥얼거리기, 커피를 마시고 공원 걷는 일들. 화려한 만남은 아니었으나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한국어로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부족한 영어로 그들과 대화할 때면 오히려 더 솔직한 나를 발견했다. 그동안 공부해 온 고급 어휘로 긴 문장을 말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그것보다 상대의 감정을 먼저 잘 읽고 적절한 때에 위로를 건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가르쳐줬다.


내게 런던은 보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러 갈 수 있는 곳이자 늘 영감을 주는 도시로 남았다. 은은한 초콜릿 향이 나던 해러즈 백화점, 미술관보다 아름다웠던 높은 층고의 아트북 서점, 바쁜 와중에도 떠나는 손님에게 웃으며 인사하던 커피숍 점원, 나의 감각을 온통 뒤저어 음악을 느끼게 해 준 가수 Debbie의 공연, 시간을 내서 가면 마음껏 볼 수 있었던 밀레의 <만종>으로 기억된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 나 역시 런던에 사는 그들처럼 냉정한 현실을 마주한다. 점점 높아지는 성과의 기준, 다음 달 나갈 돈 걱정, 가족의 간병 같은 문제들까지 십 대 시절을 지난 우리의 고민들은 점점 더 해결하지 어려워졌다. 그럴 때면 어린 시절 들었던 ‘nothing lasts forever’를 머릿속으로 흥얼거리며 고민의 무게를 공기보다 가벼운 노랫말로 이겨내 본다. 그때그때 취할 수 있는 단순함으로 나는 가볍게 그러나 어른으로서 단단하게 앞으로 무르익어가고 싶다.


*지슈 <거짓말처럼> 곡 듣기 https://www.melon.com/song/detail.htm?songId=600769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