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원론 5장
이번 장에서는 ‘탄력성(elasticity)’이라는 개념을 통해, 가격·소득·관련 재화의 가격 변화가 수요량과 공급량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배운다. 또한 탄력성이 총수입(또는 총지출)과 정책 효과(예: 단속,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살펴본다.
경제학에서 ‘탄력성’은 어떤 요인이 변할 때 결과 변수가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는지를 하나의 숫자로 요약해 주는 도구다. 수요·공급 분석(제4장)에서는 ‘방향’—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 공급량이 늘어난다—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정책이나 가격전략에서는 방향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가격을 10% 올릴 때 판매량이 1% 줄어드는 시장과 30% 줄어드는 시장은 전혀 다른 의사결정을 요구한다.
탄력성(elasticity)은 ‘퍼센트 변화율의 비율’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쓴다.
탄력성 = (%ΔY) / (%ΔX)
여기서 Y는 반응하는 변수(예: 수요량 Qd 또는 공급량 Qs), X는 변화를 주는 결정요인(예: 가격 P, 소득 Y, 다른 재화의 가격 등)이다. 탄력성은 단위가 없는 지표이므로 서로 다른 시장을 비교할 때 유용하다.
탄력성의 절대값이 클수록: X가 조금 변해도 Y가 크게 반응한다(민감하다).
탄력성의 절대값이 작을수록: X가 변해도 Y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둔감하다).
경제학에서는 ‘퍼센트 변화율’을 쓰기 때문에, 규모가 다른 변수끼리도 비교가 가능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탄력성은 수요의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 of demand)이다. 가격이 변할 때 수요량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측정한다.
수요의 가격탄력성(Ed) = (%ΔQd) / (%ΔP)
수요곡선에서는 가격 P가 오르면 수요량 Qd가 감소하므로, 엄밀히 말해 (%ΔQd)와 (%ΔP)의 부호가 반대여서 Ed는 음수가 된다. 그러나 관행적으로는 ‘민감도의 크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보통 절대값(|Ed|)으로 보고한다.
탄력성을 계산하려면 퍼센트 변화율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시작값 대비 변화율’(표준방법)을 쓰면, 같은 두 점을 놓고도 A→B로 갈 때와 B→A로 갈 때 계산값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탄력성 계산에서는 중점법을 자주 사용한다.
%ΔX(중점법) = (X2 - X1) / ((X1 + X2)/2) × 100%
중점법은 X1과 X2의 평균을 분모로 사용한다. 따라서 어느 쪽을 시작점으로 잡아도 같은 변화율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예제 5-1 웹사이트 가격 인상은 매출을 줄일까?
가령 당신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웹사이트를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자. 현재 가격은 200달러이고 월 12개를 판매한다. 비용(특히 시간의 기회비용)이 증가해 가격을 250달러로 올리려 한다. 수요법칙에 따르면 판매량은 감소하겠지만, 그 감소 폭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야 ‘매출(총수입)’이 줄지 늘지 판단할 수 있다. 그림 5-1에서 중점법을 적용하면, 가격 변화율은 약 22.2%, 수요량 변화율은 약 40%이므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Ed| ≈ 1.8이다. 이는 수요가 ‘탄력적’(elastic)이라는 뜻이며, 가격을 올릴 때 수요량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연습문제 5-1 호텔 객실 수요의 가격탄력성
어떤 지역의 호텔 객실에 대해 다음 정보가 주어졌다고 하자. 가격이 70달러일 때 수요량은 5,000실, 가격이 90달러일 때 수요량은 3,000실이다. 중점법을 사용해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계산하라.
풀이 힌트: %ΔQd와 %ΔP를 각각 중점법으로 계산한 뒤, 비율을 취한다.
정답 및 해설:
중점법에서 수요량 변화율은 (5,000-3,000)/4,000 = 50%, 가격 변화율은 (90-70)/80 = 25%이다. 따라서 |Ed| = 50/25 = 2.0 이다. 즉, 호텔 객실 수요는 이 구간에서 탄력적이다.
같은 20%의 가격 변화라도 어떤 재화는 수요량이 크게 줄고, 어떤 재화는 거의 줄지 않는다. 그 차이를 설명하는 몇 가지 대표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대체재의 존재
가까운 대체재가 많을수록 소비자는 가격이 오른 재화를 쉽게 다른 재화로 바꿀 수 있으므로 수요가 더 탄력적이 된다.
(2) 필수재 vs 사치재
필수재는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크게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가 비탄력적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사치재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3) 재화의 범위(정의의 폭)
‘의류’처럼 넓게 정의한 재화는 대체가 어렵지만, ‘청바지’처럼 좁게 정의한 재화는 대체재가 많아 더 탄력적이다.
(4) 시간의 길이(단기 vs 장기)
단기에는 소비패턴을 바꾸기 어려워 비탄력적이지만,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대체, 기술변화, 생활양식 변화가 가능해져 더 탄력적이 된다.
대체재 ↑ → 수요 탄력성 ↑
사치재일수록 → 수요 탄력성 ↑
좁게 정의할수록(특정 품목) → 수요 탄력성 ↑
장기일수록 → 수요 탄력성 ↑
탄력성은 수요곡선의 ‘기울기’와 관련이 있지만, 둘은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다만 경험적으로는 수요곡선이 더 평평할수록(기울기의 절대값이 작을수록) 가격 변화에 대한 수요량 반응이 커져 탄력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교과서에서는 수요곡선을 탄력성의 크기에 따라 다섯 가지로 분류해 설명하곤 한다.
선형 수요곡선은 기울기가 일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수요곡선 위의 점이라도 탄력성은 가격과 수량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이해하려면 ‘점탄력성(미분형)’ 표현이 유용하다.
점탄력성: Ed = |dQ/dP| · (P/Q)
선형 수요곡선 Q = a - bP라면 dQ/dP = -b로 일정하지만, (P/Q) 비율이 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수요곡선의 위쪽(가격이 높고 수량이 작은 구간)에서는 P/Q가 커져 탄력성이 크게 나타나고, 아래쪽(가격이 낮고 수량이 큰 구간)에서는 P/Q가 작아져 탄력성이 작게 나타난다.
요약하자면,
탄력성은 ‘퍼센트 변화율의 비율’이다.
탄력성 계산은 중점법이 유용하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대체재, 필수/사치, 범위, 시간에 의해 달라진다.
선형 수요곡선에서는 점에 따라 탄력성이 변한다.
가격전략에서 가장 흔한 질문은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늘까, 줄까?’이다. 수요법칙 때문에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Q)은 감소한다. 그럼에도 매출(총수입)은 반드시 감소하지 않는다. 핵심은 ‘가격 변화’와 ‘수량 변화’ 중 어느 쪽이 더 큰가이며, 이를 판단하는 도구가 바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다.
재화의 가격이 P, 거래량이 Q일 때 판매자의 총수입(total revenue, TR)은 다음과 같다.
총수입(TR) = P × Q
구매자 관점에서 P×Q는 ‘총지출(total expenditure)’과 동일한 수식이다. 따라서 탄력성 논의는 매출뿐 아니라 소비지출, 세수, 시장 규모 변화 등을 해석하는 데도 활용된다.
가격이 상승할 때 총수입에는 서로 반대 방향의 두 효과가 동시에 작동한다.
가격효과: P가 오르면 단위당 수입이 증가한다.
수량효과: P가 오르면 수요량 Q가 감소하여 판매 단위 수가 줄어든다.
두 효과 중 어느 쪽이 우세한지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에 의해 결정된다.
총수입과 탄력성의 규칙
수요가 탄력적(|Ed| > 1) → 가격↑ 시 Q가 크게 줄어 TR 감소
수요가 비탄력적(|Ed| < 1) → 가격↑ 시 Q가 조금 줄어 TR 증가
수요가 단위탄력적(|Ed| = 1) → 가격 변화와 상관없이 TR 거의 일정
예제 5-2 웹사이트 가격 인상과 총수입
예제 5-1의 웹사이트 예시에서 P가 200에서 250으로 오를 때 Q가 12에서 8로 감소했다면, 총수입은 2,400에서 2,000으로 감소한다. 수요가 탄력적(|Ed|≈1.8)이기 때문에 수량효과(판매량 감소)가 가격효과를 압도한 것이다.
반대로 가격을 올렸는데 판매량이 12에서 10으로만 줄어든다면(수요가 더 비탄력적이라면), 총수입은 2,400에서 2,500으로 증가할 수 있다.
탄력성 규칙을 적용해 다음 상황에서 총지출(또는 총수입)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판단해 보자.
A. 약국이 인슐린 가격을 10% 인상했다. 인슐린에 대한 총지출은 증가할까 감소할까?
A. 인슐린은 중독성은 없지만 생존과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경우가 많아 수요가 비탄력적일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비탄력적이면 가격이 10% 오를 때 수요량 감소율은 10%보다 작다. 따라서 P×Q는 증가하여 총지출이 증가한다.
B. 요금 경쟁으로 고급 크루즈 가격이 20% 하락했다. 크루즈 회사의 총수입은 증가할까 감소할까?
B. 고급 크루즈는 대표적인 사치재로 수요가 탄력적일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탄력적이면 가격이 20% 내려갈 때 수요량 증가율이 20%보다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P는 감소하지만 Q가 더 크게 증가하여 총수입이 증가할 수 있다.
탄력성은 정책의 ‘의도’와 ‘결과’가 어긋나는 상황을 이해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불법 마약 사용은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데, 사용자가 중독 상태라면 수요는 비탄력적일 가능성이 높다. 단속(공급 감소)은 거래량을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을 크게 올려 총지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만약 마약 관련 범죄의 총규모가 마약 구매를 위한 총지출과 비례한다면, 단속이 오히려 범죄 유인을 키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교육·치료·예방 캠페인 등은 수요 자체를 감소시키는 정책에 해당한다. 수요가 왼쪽으로 이동하면 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감소하므로 총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요약
총수입(TR) = P×Q.
수요가 탄력적이면 가격 인상은 매출을 줄일 수 있다.
수요가 비탄력적이면 가격 인상은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정책 효과도 탄력성에 따라 달라진다(공급 감소 vs 수요 감소).
지금까지는 ‘수요가 얼마나 움직이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시장 결과(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는 수요뿐 아니라 공급의 반응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따라서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기업의 생산조정, 산업 진입·퇴출, 단기/장기 생산능력 변화 등을 해석하는 핵심 개념이다.
공급의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 of supply)은 가격 변화에 대해 공급량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측정한다.
공급의 가격탄력성(Es) = (%ΔQs) / (%ΔP)
공급에서는 가격과 공급량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보통 Es는 양수로 해석한다. 또한 퍼센트 변화율 계산은 수요와 마찬가지로 중점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급의 가격탄력성 계산
그림 5-9의 예에서 가격이 10에서 10.8로 8% 상승할 때 공급량이 100에서 116으로 16% 증가한다면,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Es = 16/8 = 2.0이다. 이는 공급이 비교적 탄력적이며, 가격 신호에 따라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공급탄력성의 핵심은 ‘생산량을 얼마나 쉽게 조정할 수 있는가’이다. 조정이 쉬우면 공급은 탄력적이고, 조정이 어렵다면 비탄력적이다.
생산요소의 가변성: 노동시간 조정, 교대근무 확대, 외주 등으로 단기간에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가?
재고의 존재: 재고를 보유할 수 있는 재화라면 가격이 오를 때 즉시 공급을 늘릴 여지가 있다.
생산용량(capacity)과 기술: 공장·설비가 이미 최대 가동 중이면 공급은 쉽게 늘지 않는다.
시간의 길이: 장기에는 공장 증설, 신규 기업 진입이 가능하므로 공급이 더 탄력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해변가 토지는 단기간에 늘릴 수 없다 → 공급이 매우 비탄력적.
신차 생산은 공장 증설과 신규 업체 진입이 가능하다 → 장기에는 공급이 더 탄력적.
그렇다면 강남의 아파트는 어떠할까? 공급탄력성은?
공급곡선도 수요곡선과 마찬가지로 탄력성의 크기에 따라 다섯 가지 형태로 설명할 수 있다.
이제 수요·공급을 함께 놓고 생각해 보자. 수요가 증가할 때(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은 모두 증가한다. 그러나 ‘얼마나’ 변하는지는 공급탄력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공급이 비탄력적이면(가파르거나 수직에 가까우면) 거래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 증가의 충격은 주로 가격 상승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공급이 탄력적이면 거래량을 늘리기 쉬워, 수요 증가의 충격은 주로 거래량 증가로 나타난다.
해변가 토지 vs 신차 시장
인구 증가로 해변가 토지와 신차에 대한 수요가 각각 두 배가 되었다고 하자(각 가격에서 Qd가 두 배). 해변가 토지의 공급은 비탄력적이고, 신차의 공급은 탄력적이다. 어느 시장에서 가격 변화가 더 크며, 어느 시장에서 거래량 변화가 더 큰가?
해설: 공급이 비탄력적(해변가 토지)일수록 가격이 더 크게 변하고, 공급이 탄력적(신차)일수록 거래량이 더 크게 변한다. 이는 그림 5-11과 그림 5-12의 대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실의 기업은 무한히 생산을 늘릴 수 없다. 설비, 인력, 원재료 조달 등 ‘용량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은 낮은 생산량 구간에서는 비교적 탄력적이지만, 생산량이 커질수록 점점 비탄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생산조정의 용이성’에 달려 있다.
공급탄력성은 장기에서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수요 증가의 충격이 가격으로 갈지, 수량으로 갈지는 공급탄력성이 좌우한다.
현실에서는 용량 제약 때문에 공급탄력성이 구간별로 달라질 수 있다.
가격탄력성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경제 현상을 해석할 때는 소득 변화나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도 중요하다. 소득탄력성과 교차가격탄력성을 소개하고, 제5장 전체 내용을 문제 풀이 형태로 정리한다.
소득탄력성은 소비자의 소득이 변할 때 어떤 재화의 수요량이 얼마나 변하는지 측정한다.
소득탄력성(Ey) = (%ΔQd) / (%Δ소득)
소득탄력성의 부호는 재화의 성격을 구분하는 데 유용하다.
정상재(normal good): 소득이 늘면 수요가 늘어 Ey > 0
열등재(inferior good): 소득이 늘면 수요가 줄어 Ey < 0
또한 정상재 중에서도 Ey의 크기에 따라 필수재와 사치재를 구분하는 실무적 기준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Ey가 0과 1 사이: 소득이 늘어도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 늘어나는 경향(필수재에 가까움)
Ey가 1보다 큼: 소득 증가보다 더 빠르게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사치재에 가까움)
소득탄력성은 평균소득, 계층, 경기 국면, 가격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상재/열등재’ 구분은 절대적인 성격이라기보다 경험적 경향에 가깝다.
교차가격탄력성은 한 재화의 가격이 변할 때 다른 재화의 수요량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측정한다.
교차가격탄력성(Exy) = (%ΔQd_x) / (%ΔP_y)
교차가격탄력성의 부호는 대체재/보완재 관계를 보여준다.
대체재(substitutes): Py가 오르면 Qd_x가 늘어 Exy > 0
보완재(complements): Py가 오르면 Qd_x가 줄어 Exy < 0
예를 들어 유가가 급등하면 연료비 부담이 커져 소형차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휘발유’와 ‘소형차’는 보완재처럼 보이기보다는, ‘대형차’와 ‘소형차’가 대체 관계에 놓이며 수요가 이동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통학·통근 비용이 오르면 대면 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 선택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처럼 교차가격탄력성은 시장 간 연결고리를 정량적으로 표현하는 통로가 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