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원론 8장
이 장에 들어 가기전에 최근 한국의 세금에 대해서 말하자면, 당연히 근로소득세와 부동산세에 대해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먼저 근로소득세는 “라퍼 곡선 정점(부근)”에 가까워졌다고 보인다. 근로소득세 논쟁의 핵심은 명목세율 그 자체가 아니라, 세율 인상이 과세기반(tax base) 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있다. 라퍼 곡선 관점에서 조세수입은 R(τ)=τ⋅B(τ)로 표현되며, 세율 τ를 올릴수록 과세기반 B(τ)이 줄어드는 행동반응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조세수입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의 근로소득 과세가 원천징수 중심으로 “징수 효율”은 높지만, 그만큼 세부담이 특정 집단(특히 중상위 근로자·맞벌이의 2nd earner·초과근로 가능 집단)에 집중되기 쉬워, 한계세율 인상이 곧바로 노동공급·근로형태·보상구조의 조정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졌다는 점이다.
특히 체감 조세왜곡은 법정세율보다 실효 한계부담(근로소득세 + 사회보험료 + 각종 공제·지원의 단계적 축소까지 포함한 ‘추가 1원 소득의 순수익 감소’) 에서 발생한다. 이 실효 한계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추가 근로시간(오버타임) 축소, 맞벌이 참여율 하락, 조기 은퇴, 임금의 현물·복리후생 전환, 법인화·소득형태 전환 등으로 과세기반이 “조용히” 잠식된다. 이런 행동반응이 누적될수록 근로소득세는 라퍼 곡선의 정점 부근—즉 “세율을 더 올려도 세수 증가가 제한적이고, 왜곡비용만 비선형적으로 커지는 구간”—에 접근해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근로소득세를 통한 재원 확충이 단기적으로는 손쉬워 보여도, 중장기적으로는 조세수입의 탄력성을 악화시키고(세수 불안정), 노동시장 효율성과 잠재성장률을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
다음은 부동산관련 세금이다. 현재의 부동산세는 세목 중첩이 ‘기대 형성’을 왜곡해 오히려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고 본다는 가정이다. 부동산 과세의 구조적 문제는 세율의 높고 낮음 이전에, 취득–보유–양도 단계에 세목이 다층적으로 중첩되어 있고 제도 변경의 빈도까지 높아, 시장 참여자들이 “미래 세부담”을 안정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세목이 중첩될수록 납세자는 현재의 세금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조합으로 세금이 강화될지”를 가격에 반영하려 하며, 이때 형성되는 것은 하방보다 상방에 민감한 세부담 불확실성 프리미엄이다. 즉, 세제가 예측가능성을 잃으면 조세는 단순한 이전(transfer)을 넘어, 시장의 기대와 거래 타이밍을 교란하는 정책 리스크로 작동한다.
더 중요한 메커니즘은 ‘거래세(취득세·양도세)’와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등)’가 동시에 존재할 때 나타나는 잠김(lock-in) 효과다. 거래 단계의 세부담이 크거나(혹은 향후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가계는 매도를 미루고, 그 결과 매물의 유효 공급이 줄어 거래량이 위축된다. 시장에서 거래량 감소는 단순한 “침체”가 아니라, 특히 공급이 경직적인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을 왜곡하고, 제한된 매물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오히려 가격이 덜 내려가거나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세가 ‘투기 억제’라는 목표로 설계되더라도, 세목 중첩이 거래를 가로막는 방식으로 작동하면 시장에는 “매물 감소 → 희소성 상승 → 가격 상승”이라는 역설적 경로가 열릴 수 있다.
여기에 제도 변경이 예고되거나(강화·완화 신호가 반복되거나) 적용 기준이 자주 바뀌면, 가계와 투자자는 세금의 현재가치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변경 전에 행동해야 한다”는 옵션가치(option value) 를 크게 느끼게 된다. 그 결과 세제 강화 기대는 매수수요를 현재로 당기는 선(先)수요(front-loading) 를 유발하고, 동시에 매도는 지연시켜 공급을 축소시키며, 이 두 효과가 결합될 때 주택가격은 ‘세금 때문에 안정’되기보다 오히려 정책 전환기에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 즉, 세목의 중첩과 예측가능성 부족은 부동산세의 조세저항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과 가격 상승 압력까지 증폭시키는 구조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조세는 경제학에서 예측가능한 범위지만, 왜? 정책을 바꾸거나 세율을 바꾸지 않을까? 다방면으로 생각해볼 문제이다.
8장은 ‘세금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세금이 시장거래를 왜곡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다룬다. 앞 장(제6장)에서 배운 ‘세금은 가격의 쐐기(wedge)를 만든다’는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아, 후생경제학(consumer surplus, producer surplus)의 도구로 사중손실(deadweight loss, DWL) 을 직접 계산한다. 또한 사중손실의 크기가 수요·공급의 탄력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 세금이 커질수록 사중손실이 ‘비례 이상’으로 빠르게 커진다는 점, 그리고 세수(tax revenue)가 세율/세금 규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라퍼 곡선)까지 설명한다.
먼저 제6장의 핵심 결과를 간단히 복습해보면,
단위당 세금(per-unit tax) T 가 부과되면, 구매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판매자가 받는 가격 사이에 ‘쐐기(wedge)’가 생긴다. 즉, 세금이 없을 때는 한 가격에서 거래가 성립하지만, 세금이 있으면 구매자와 판매자가 마주하는 가격이 달라진다.
(8.1) 단위당 세금 T가 있을 때
(8.2) 세금이 없을 때는
여기서 P_B(buyer price)는 구매자 지불가격, P_S(seller price)는 판매자 수취가격. 세금이 부과되면 구매자 가격은 상승하고(P_B↑), 판매자 가격은 하락하며(P_S↓), 그 결과 거래량은 Q_E에서 Q_T로 감소. 즉, 세금은 시장 규모를 줄이게 된다.
중요한 점은, 세금을 ‘구매자에게 부과하든, 판매자에게 부과하든’ 최종적으로 형성되는 (P_B, P_S, Q) 조합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분석에서는 편의상 한쪽에 세금이 부과된 것처럼 놓고, 쐐기 조건 (8.1)을 사용하면 충분하다.
세금이 거래량을 줄인다는 사실 자체는 ‘시장 결과’의 변화이다. 그러나 정책을 평가할 때는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즉, 누가 얼마나 손해/이득을 보는가, 그리고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총잉여(total surplus) 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계산해야 한다.
제7장에서 정의한 개념을 조세 분석에 그대로 적용한다.
소비자잉여(consumer surplus, CS): 구매자가 지불한 가격 대비 추가로 얻는 순편익
생산자잉여(producer surplus, PS): 판매자가 생산비용 대비 추가로 얻는 순편익
조세수입(tax revenue, TR): 정부가 걷는 세금(이 장에서는 총잉여의 일부로 포함)
총잉여(total surplus, TS): TS = CS + PS + TR
먼저 세금이 없을 때의 후생을 가정한다. 경쟁시장의 균형에서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거래량 Q_E가 결정되고, 이때 CS는 ‘수요곡선 아래–가격선 위’ 면적, PS는 ‘가격선 아래–공급곡선 위’ 면적으로 해석된다.
이제 세금이 부과되면, 구매자 가격 P_B와 판매자 가격 P_S가 벌어지고, 거래량이 Q_T로 줄어듭니다. 이때 후생 요소는 다음처럼 나뉩니다.
(8.3) 조세수입(TR) = T × QT (단위당 세금 × 과세된 거래량)
(8.4) 총잉여(TS) = CS + PS + TR
세금은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부담을 주지만, 동시에 정부가 세수를 얻는다. 따라서 ‘구매자 손해 + 판매자 손해’가 항상 사회 전체의 순손실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 전체의 손실을 측정하려면 TR까지 포함한 총잉여 변화를 봐야 한다.
그림 3에서 세금은 CS와 PS를 줄이지만, TR(세수)을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잉여는 감소한다. 왜냐하면 세금 때문에 원래는 거래되었을 ‘상호 이익 거래’ 일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장 왜곡(세금, 가격상한, 독점 등)으로 인해 사라진 거래가 만들어내는 총잉여 감소분을 사중손실(deadweight loss, DWL) 이라고 부른다.
(8.5) DWL = TS(세금 없음) − TS(세금 있음)
선형 수요·공급 곡선(또는 국소적으로 선형에 가깝다고 보는 경우)에서는 DWL을 간단히 삼각형 면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세금으로 인해 거래량이 Q_E에서 Q_T로 줄어들면, 사라진 거래 구간(Q_T~Q_E)에서 수요곡선과 공급곡선 사이 면적이 곧 DWL이다.
(8.6) (선형 가정) DWL = ½ × T × (QE – QT)
식 (8.6)은 삼각형의 ‘높이’는 단위당 세금 T(쐐기의 크기), ‘밑변’은 세금 때문에 줄어든 거래량 (Q_E−Q_T)이 된다. 세금이 클수록(높이↑), 그리고 세금이 거래량을 많이 줄일수록(밑변↑) 사중손실은 커진다.
이제 조세 분석 절차를 정리해본다. 아래의 가상 시장은 수요·공급이 선형이며, 단위당 세금이 부과될 때 CS, PS, TR, DWL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보여준다.
가정(항공권 1장 시장):
수요곡선: P = 400 – 2Q
공급곡선: P = 2Q
단위당 세금: T = 100 (항공권 1장당 100달러)
분석은 보통 다음 3단계로 진행하면 실수가 줄일 수 있다.
① 세금이 없을 때 균형 QE,PE 를 구한다.
② 세금이 있을 때 쐐기 조건 PB=PS+T 를 이용해 QT,PB,PS 를 구한다.
③ 면적(삼각형·직사각형)으로 CS, PS, TR, DWL을 계산한다.
1) 세금이 없을 때 균형
균형에서는 수요가격과 공급가격이 같으므로, 400 – 2Q = 2Q 를 풀면 된다.
(8.7) 400–2Q=2Q⇒4Q=400⇒QE=100
(8.8) PE=2QE=200
세금이 없을 때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는 각각 삼각형 면적이다
(8.9) CS0=½×400–200×100=10,000
(8.10) PS0=½×200–0×100=10,000
따라서 총잉여는 TS0=CS0+PS0=20,000 이 된다.
2) 단위당 세금 $T=100$ 이 있을 때
세금이 있으면 구매자 가격과 판매자 가격이 100만큼 벌어진다. 수요곡선은 구매자 가격(P_B)을, 공급곡선은 판매자 가격(P_S)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8.11) PB = 400 – 2Q , PS = 2Q , 그리고 PB=PS+100
이를 결합하면 400 – 2Q = 2Q + 100 이고,
(8.12) 400–2Q=2Q+100⇒4Q=300⇒QT=75
(8.13) PB=400–2×75=,PS=2×75=15
3) 후생 계산(면적)
세금이 있을 때는 가격선이 두 개(P_B, P_S)라는 점만 주의하면 된다.
(8.14) CS1=½×400–250×75=5,625
(8.15) PS1=½×150–0×75=5,625
(8.16) TR = 100 × 75 = 7,500
따라서 TS1=CS1+PS1+TR=5,625+5,625+7,500=18,750 이다.
(8.17) DWL=TS0–TS1=20,000–18,750=1,250
이 예제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금이 만드는 손실은 ‘세수’가 아니라 ‘사라진 거래’에서 온다는 점이다. 세수는 말하자면 '한 형태의 이전(transfer)'이다. 반면 사중손실은 거래 자체가 줄어들어 생긴 ‘순손실’이므로, 사회 전체가 더 가난해지게 된다.
정부는 도로, 교육, 치안, 복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금을 걷는다. 그러나 세금은 사중손실을 동반하기 때문에, 정책 설계에서는 ‘필요한 세수를 어떤 방식으로 걷을 것인가’가 핵심 과제가 된다.
한 가지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사중손실이 작은 과세 대상(또는 과세 방식)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라.”
그렇다면 언제 DWL이 작고, 언제 큰가?
답은 탄력성에 있다. 수요나 공급이 탄력적일수록 세금으로 인한 거래량 감소가 커지고, 그만큼 사중손실이 커지게 된다.
공급이 비탄력적(가파른 공급곡선)이라면, 세금으로 판매자 수취가격 P_S가 낮아져도 기업이 시장을 떠나거나 생산량을 크게 줄이기 어렵다. 그래서 거래량 감소가 작고, DWL도 작다.
반대로 공급이 탄력적(완만한 공급곡선)이라면, P_S 하락에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여 생산량을 크게 줄인다. 세금은 시장을 더 크게 위축시키고, DWL이 커진다.
수요 측에서도 같은 논리가 성립한다. 수요가 비탄력적(가파른 수요곡선)이라면, 세금으로 구매자 지불가격 P_B가 올라가도 소비자는 소비량을 크게 줄이기 어렵다. 따라서 거래량 감소가 작고 DWL도 작다.
반대로 수요가 탄력적(완만한 수요곡선)이라면, 가격 상승에 소비자가 쉽게 ‘대체재로 이동’하거나 소비를 줄어드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거래량 감소가 커지고 DWL이 커진다.
탄력성은 ‘대체 가능성’과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제5장에서 배웠다. 따라서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같은 원리로 설명된다.
Q1. 조식 시리얼과 선크림 중, 어느 쪽에 세금을 부과할 때 DWL이 더 클까?
Q2. 호텔 객실에 대한 세금은 단기와 장기 중 언제 DWL이 더 클까?
Q3. 식료품과 고급 레스토랑 식사 중, 어느 쪽 과세가 DWL을 더 크게 만들까?
해설의 핵심은 탄력성이 큰 쪽이 DWL이 크다는 것이다.
조식 시리얼은 대체재가 많아 수요가 더 탄력적 → 시리얼 과세가 DWL을 더 크게 만든다.
호텔 객실은 장기일수록 수요·공급이 더 탄력적(투자·대체·이동이 가능) → 장기에서 DWL이 더 크다.
식료품은 생필품 성격이 강해 비탄력적, 고급 레스토랑 식사는 사치재·대체 가능 → 레스토랑 식사 과세가 DWL이 더 크다.
정책적 함의는 단순하다.
(1) 대체재가 적고 (2) 생필품 성격이 강하며 (3) 단기간에 공급조정이 어려운 재화일수록 세금이 시장 거래를 덜 줄이므로, 같은 세수를 걷더라도 DWL을 줄이는 방향일 수 있다. 물론 실제 조세정책은 형평성(누가 부담하는가), 행정비용, 탈세 가능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조세의 사중손실을 배우면 자연스럽게 다음의 질문이 생각나게 된다.
“정부는 얼마나 커져야 하는가?”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교육, 보건, 인프라, 안전망 등)는 사회적 편익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율을 올리면 사중손실이 생긴다. 결국 ‘정부 서비스의 한계편익’과 ‘조세로 인한 한계사중손실’을 비교하는 것이 경제학적 사고의 출발점이 된다.
특히 많은 나라에서 노동소득에 대한 과세는 가장 큰 재원 중 하나이다. 노동소득세는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낮추고(세후임금 감소), 기업이 부담하는 인건비를 높여(고용비용 증가) 노동시장에서도 ‘가격 쐐기’를 만들어내는데, 여기서 핵심 쟁점은 노동공급의 탄력성이다.
1) 노동공급이 비탄력적이라는 관점
많은 근로자는 정해진 시간(전일제)으로 일하며, 임금이 조금 바뀐다고 해서 노동시간을 크게 조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노동소득세가 거래량(노동시간, 고용)을 크게 줄이지 않아 DWL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2) 노동공급이 탄력적이라는 관점
반대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노동소득세가 상당히 왜곡적이라고 본다. 그 근거는 ‘모든 노동자가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초과근무(오버타임) 여부를 조정할 수 있는 근로자
가구 내 ‘2nd earner’(부업·맞벌이의 두 번째 소득자)처럼 노동 참여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
은퇴 시점을 임금(세후임금)에 따라 선택하는 고령층
자영업·현금거래·지하경제 등으로 ‘과세 회피’가 가능한 집단
현실에서는 산업·직종·가구구조에 따라 탄력성이 크게 다르며, 따라서 노동소득세의 DWL도 제도 설계(세율구간, 공제, 근로장려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 장의 메시지는 ‘정답이 하나’라는 것이 아니라, 탄력성(행동반응)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조세정책 평가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정책 현장에서는 ‘세금을 새로 만들 것인가’뿐 아니라, 기존 세금의 세율(또는 단위당 세금)을 올리거나 내리는 결정이 훨씬 자주 등장한다.
세금이 커질수록 사중손실은 더 빠르게 증가한다.
그 이유는 식 (8.6)에 이미 들어 있다. DWL은 삼각형 면적이다.
(8.6) DWL=½×T×QE–QT
세금을 올리면 ‘높이’인 T가 커질 뿐 아니라, 보통 거래량 감소폭 (Q_E−Q_T)도 함께 커진다. 즉, 삼각형의 두 변이 동시에 커지므로 면적은 빠르게 증가한다. 특히 수요·공급이 선형이면, (QE-QT)가 T에 비례하므로 DWL은 대략 T²에 비례한다. 이 결과는 조세정책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왜곡 비용의 비선형성’을 설명한다.
선형 곡선 가정하에 ‘세금이 두 배면 DWL은 네 배’가 된다는 사실도 같은 논리다. 아래 그림은 같은 수요·공급에서 세금을 T에서 2T로 올렸을 때 DWL 삼각형이 어떻게 커지는지를 보여준다.
정책적 함의(Implication)는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함.
세율이 이미 낮은 구간에서는 세율을 약간 올리거나 내려도 DWL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반대로 세율이 높은 구간에서는 세율을 조금만 바꿔도 DWL이 크게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증세/감세’ 논쟁에서 규모와 구간(현 수준)이 매우 중요하다.
세금을 올리면 세수는 항상 늘어날까?
직관적으로는 ‘세금이 높아지면 더 걷히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세금은 거래량을 줄인다. 따라서 조세수입은 아래와 같이 TR(T)로 표시한다
(8.18) TR(T) = T × Q(T)
여기서 Q(T)는 세금 T가 주어졌을 때 실제로 거래되는 수량이다. 세금이 커지면 T는 증가하지만 Q(T)는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TR(T)가 항상 증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패턴이 나타납니다.
세금이 작을 때: Q(T)가 조금만 감소하므로, T 증가 효과가 더 커서 세수가 증가
세금이 클 때: Q(T)가 크게 감소하므로, 시장이 위축되어 세수가 오히려 감소
세율(또는 세금 수준)과 세수 사이의 이런 관계를 개념적으로 나타낸 것이 라퍼 곡선(Laffer curve) 이다. 라퍼 곡선은 ‘세율이 0이면 세수는 0’, ‘세율이 100%에 가까우면 세수는 0에 가까워질 수 있음(세금 회피/노동공급 감소 등)’이라는 두 극단에서 출발해 중간 어딘가에서 세수가 최대가 되는 형태(역U자)를 설명한다.
라퍼 곡선은 ‘세율을 무조건 낮추면 세수가 늘어난다’는 주장과 동일하지 않다. 핵심은 현재의 세율이 곡선의 어느 구간에 있는가이다. 또한 곡선의 모양과 최대점 위치는 노동공급·투자·탈세 등 행동반응(탄력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경험적 근거 없이 단정하기 어렵다.
세율 대신 ‘단위당 세금 T’로 생각해도 논리는 같다. 선형 수요·공급 모형에서는 TR(T) 자체가 포물선 형태가 되며, 작은 세금 구간에서는 증가하다가 큰 세금 구간에서는 감소한다.
정리하면, 조세정책은 보통 다음의 균형 문제로 귀결된다.
재정 수요(필요한 세수)와 조세의 왜곡 비용(DWL)을 동시에 고려
행동반응(탄력성, 회피 가능성)이 큰 과세는 세수도 불안정하고 DWL도 커질 수 있음
따라서 ‘과세대상·세율구조·공제·행정’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
이 장의 내용을 한 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단위당 세금 T는 구매자 가격 P_B와 판매자 가격 P_S 사이에 쐐기(wedge)를 만든다: PB = PS + T.
세금은 거래량을 Q_E에서 Q_T로 줄이며, CS와 PS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세수(TR)=T×Q_T를 만든다.
총잉여는 TS=CS+PS+TR로 측정하며, 세금은 총잉여를 감소시킨다.
총잉여 감소분을 사중손실(DWL)이라 하며, 선형 가정에서는 DWL=½×T×(Q_E−Q_T)로 계산된다.
수요·공급이 탄력적일수록 세금으로 인한 거래량 감소가 커져 DWL이 커진다.
세금 규모가 커질수록 DWL은 비례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하며(대체로 T²에 비례), 높은 세율 구간에서 정책 변화의 후생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조세수입은 TR(T)=T×Q(T)로 표현되며, 세율/세금 수준이 높아지면 어느 구간 이후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라퍼 곡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