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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로 Aug 11. 2023

Airbus와 Embraer의 Sales Pitch

항공기 제조사 간의 경쟁은 내가 이제 까지 경험했던 그 어떤 것 보다도 양사 간의 총기 없는 전쟁과도 같았다


Embraer의 Sales Pitch


예고한 데로,

비가 약간 오는 어느 날, 인천공항에서 Air Show를 마친 Embraer가 마닐라로 E195-E2를 가지고 왔다.

대규모의 인원들이 판매할 기종의 비행기를 들고 와서

비행기를 구경시켜 줬다.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


이사진의 관심이 이미 멀어져 힘든 부분이 있으나,

일단, 성의로.. 나한테 비행기 보러 다녀오라고 한다.


비행기는 NAIA 공항에 있고,

일단, MRO에서 준비한 이벤트 장에, 호텔 캐이터링을 해서 보여주는데

우리만 온 게 아니라, PA, 5J 등 필리핀 LCC와 FSC도 초대되었다.


M8사장은 우리에게 오는 것으로 말했는데, 알고 보니 전체 항공사가 참석..


흰색 와이셔츠 입은 사람이 나.. 세일즈 맨들이 옆에 딱 붙어서 설명을 하는데.. 약간 자동차 사는 거와 비슷했다.


대다수 구매담당, 엔지니어 등 몇몇만 참석하고, M8처럼 정말 상관없는 사람까지 다 불렀으나

이사진들이 안온게 다행이었다.


M8사장이 Embraer에 날 소개 하자..

AP Regional 담당이.. 나한테.. 홈쇼핑하는 사람이 항공사 일에 관여하느냐.. 의역을 하자면

전공이 뭐냐, 어디서 일했냐 등등 묻는데... 뭐라고 대꾸할까 하다가


그냥, 째려보고 말았다. 역시.. 미국 사람에겐 영어가 잘 안 터진다.

비전문가인 내가 비행기를 본다고, 어떤 의견을 낼 수 있을까 했지만,


일단 비행기를 보러 활주로 옆으로 나갔다.



Embrarer에서 나를 데리고 다니며,

여기가 엔진, 수하물 창고, 다른 비행기 보다 짐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다 등등.... 여기가 어디, 어디 보여주는데, 자동차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웃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운송기계가 자동차 밖에 없으니


딴 거 보다 눈에 들어온 건,

내가 즐겨 타는 대한항공의 실내 재질과 이 Embraer 비행기의 실내 재질에 엄청난 차이를 발견했다.

의자 천, 천장, 벽 등이 약간 저가의 플라스틱으로 보였다. (그 뒤, 내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타면.. 꼭 벽을 툭툭 쳐본다).. E195-E2를 탔을 때 쳐보니.. 플라스틱이.. 그닦 강하지 않았는데


내가 타고 다니는 대한항공 실내 재질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좋은걸 그때 알았다.


M8 직원과 Embraer 직원들과 사진컷.. 브라질산 비행기라 브라질 국기를 가져와 사진을 찍는데, 난 찍어줌.


엔진을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그런 큰 엔진이라기보다는 매우 작고..

지금 글을 쓰면서도.. 이 정도로 밖에 말할 수 없는 내가


비행기가 좋고 말고 어찌 판단할까?


아무리 맨땅에 헤딩하며 여기까지 왔지만,

비행기를 실제로 보며 내가 이 비행기를 추천하기는 뭐 한데



Embraer 세일즈 담당은 끊임없이 나한테 자기네 비행기가 좋다고

계속 설명했다...


비행기 구경하고

돌아오는데 이사진에게 연락이 왔다.


비행기 어떠냐고.. 내가 한참 웃은 뒤..

글쎄.. 비행기도 자동차처럼 개인 취향 같은데..


우리가 착륙할 곳이 어디냐에 따라서 비행기를 선정해야 않을까 하는 말만 남겼다.

이후.. Airbus에 연락했다. 너네랑 경쟁 Biding 하는 회사는 항공기를 마닐라고 가져와

보여줬다고..


그러자 Airbus도 준비를 시작되었다.




Airbus의 Invitation


Embraer가 다녀갔다고 Airbus 쪽에는 연락을 주었다. 당시 M8이 보던 항공기종은 우리의 노선을 갈 수 있느냐와 더불어 해외 취항 시 특히 ICN과 중국의 2성-3성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느냐였는데 Airbus에선 32x이상은 필리핀 로컬 섬 착륙이 불가하고, 단 a220은 가능할 수도 있다.


a220이 도입되면, Fleet plan을 새롭게 짜야 할거 같다는 프로페셔널한 답변이 돌아왔다.


처음에 컨택할 때는 오해가 있어서 연락도 안되더니, 이젠 연락이 매우 자유로워졌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했는데 나와 M8사장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사진들이 M8사장에게 왜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Airbus invite를 그간 안 하고 한 회사와만 연락만 했었고, 그게 M8사장은 우리가 너무 작은 회사라 Airbus 같은 큰 회사가 연락이 안 된다는 핑계만 있었다고.. 이사진이 나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또한 Airbus도 나와 M8사장을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결정적으로 이사진이 Airbus에게 나하고만 소통하라고 했다.


Airbus에게 a220을 가지고 MNL NAIA로 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요청 같아 보였다.


이때 마침 인천 에어쇼가 있어서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사실 내 개인 일정 때문에 에어쇼에 참석 못한다고 하자. 프랑스 초청을 한다고 하는데, 이사진들이 자기들은 비자문제 때문에.. (필리핀인이 프랑스 가려면 비자받기가.. 매우 까다로움) 시간상 안 맞고, 이렇게 메시지가 오고 가다가.. 싱가포르에 오면 항공기를 볼 수 있다고 하길래 흔쾌히 OK를 했다.


멋있는 척하려고..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함


그리고, 이사진과 함께 싱가포르를 갔다. 나야 며칠 더 있고 싶었지만,

시간과 돈이 무척 아쉬웠던 사람들이라.. 항공기만 보고 돌아오게 되었다.


일단 보자마자.. 왜 이렇게 작지?

KE가 부산-일본을 간다고 들었는데..


항공기 안에 들어가자마자... 음... 이래서 E195랑 다르구나...

(원래 내 노트와 보고서엔 구체적 기술을 했었는데, 민감한 문제라 브런치에선 언급을 하지 않겠다)

항공기 구매 시... 자동차처럼 자리에 앉아본다 ㅎㅎ


싱가포르 가기 전 a220을 과연 구매할 수 있을까? 구매한다면 어떤 Term으로 그리고 몇 대나? Fleet의 변경 계획도 없이 항공기를 먼저 선정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만, 이렇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M8의 이사진들의 내부사정과 M8사장이 강력하게 기종변경과 함께 특정항공사를 밀면서, 이런 내부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 Airbus가 들어오게 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Airbus를 검토한다고 하자마자, 전세기를 전문으로 하는 Agent들이 연락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A32x를 3대 보유했던 5J 가 추후 어마어마하게 커져, 필리핀 2대 항공사로 커지고, JG Summit이 필리핀 내 굴지의 대기업 성장 발판이 되었던 이야기가 또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때, 처음으로 내가 논의 한건 M8에게 A220 하지 말고, A321 또는 A321neo로 선정해서, 국제선을 하고 국내선은 Turbo Prop을 검토하자고.. 말을 하게 되었다. 이사진들은 회장의 눈치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의견을 무척 반겼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아마 M8의 미래는 한 기종으로 국내외 기점을 가기보다는 Multi Aircraft Multi Slot을 방향으로 정하고, 전략적으로 무엇부터 시작하냐에 달렸다. 그리고 이사진, NAIA 등 지금부터는 최종적 의사결정을 남겨 나에게 검토 보고서를 요청했다...





Where to Fly


항공사 이사진과 그룹 회장님이 결정할 결정적인 뭔가가 필요했는데, 다름이 아닌 그냥 기종 비교표와 함께,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도울 Where to Fly 보고서 였다. 그러긴 위해서는 기종간 정확한 비교가 필요했다.


E사에선 이미 A사 비교견적과 함께 기종 비교표를 M8사장에게 전달했고, E사가 발표하는 자리에 나만 참석했었다. 개인적으로 원래 공급사가 제시한 자료 중 경쟁사 자료를 믿지 않는다. 이유야 자신들이 유리한 것만 기술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판단자료가 되었고, 나 역시 A사를 통해서 Spec을 받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M8이 보유한 Local Slot 중 몇 군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Local Slot 대다수에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Local Slot들 대다수가 Short Runway에 다가, 공항별 Load제한들이 각각 달라서 Payload도 차이가 너무 커서 고민을 많이 했었던 거 같다.


비교표에서 중요하게 봤던 건

A사와 B사 항공기의

1. Wing Span

2. Weight Efficiency

3. Short Runway Capability

4. 가능한 Payload

5. Fuel Capacity & Efficiency

6. Maintenance

7. 예상 Operation Cost

8. List Price 그리고 Leasing Term


객관적으로 그 보고서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해도 그랬고, 이사진, 그룹 회장님도 같은 생각을 하셨다


처음엔. 내가 어떻게, 홈쇼핑, TV 방송국 사장에게 뭐 이런 거까지 시켜... 하지만 속으로는 이거 지금 나의 특기인 보고서 작업을 못하면 그룹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는데.. 하는 사명감에.. 한국 스타일로 보고서 작성을 시작했다.




주말이 와서 한국 어머니 집에 오는 길


KE 승무원에게 혹시 a220 어떤가 하고 물어봤다. 다행히도 승무원분 중 한 명이 탑승경험이 있다고 해서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딴딴하다, 하지만, 3-2 구조 중 2쪽이 낮아서 머리를 overhead bin에 자꾸 부딪친다"라고 했다. 그 외도 여러 가지 말을 하긴 했다. (승무원에게 원래 말을 안 하는 편인데,. 이사회에서 a220에 대해서 말해 줄걸 찾다가.. 용기 내서 물어봤는데, 너무 친절하게 답해줘서.. 고마웠다)


이사회날이 잡히고,


홈쇼핑 회사의 이사회에서도 안 해본 PT를 했다.

홈쇼핑은 그냥 밥 먹으며 말로 하는 경우가 많고, 서류로 약식 진행만 했었다.

보고를 위해서 이사 개개인의 생각, 실질적 오너였던 회장님의 장녀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한 뒤 보고서의 기초를 잡았다.


항공기는 구매하는 거보다... 타는 게 더 재미있다.

이사회에서 결정이 났다.

다른 기종을 찾기로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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