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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바쓰J Apr 18. 2022

‘스트레스와 친구 하기’로 하면 생기는 일

우리 함께면 ‘회복탄력성’을 창조할 수 있단다.

<커버 이미지-서울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에서 직접 찍은 사진. 어느 늦가을, 숲 속 전시회에서 만난 ‘우리’라는 글자>

만병의 근원이라고 알려진 스트레스.

직업상담사 공부 중에도 ‘직업과 스트레스’라는 내용을 다룬다. 그러다 문득 몇 년 전 보았던 스트레스에 대한 강연이 떠올랐다. 늘 적이라고 생각했던 스트레스에 대한 태도를 바꾸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고, 또 우리가 연대하면 ‘용기의 생물학’과 ‘회복탄력성’을 창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수년 전 이 강연을 처음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연자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이야기하는 부분을 들을 땐, 나의 소중한 연결고리들이 떠오르며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스트레스는 우리들의 마음에 접속하게 합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연결하고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연민의 마음은, 그리고 쿵쾅거리는 당신의 심장은, 여러분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글 끝에 강연 영상 첨부합니다.)





스트레스의 의미

스트레스의 어원은 ‘Stringer’로 ‘팽팽하게 죄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외부 압력과 그에 대항하는 긴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외부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항하기 위한 심신의 변화과정을 말한다.


스트레스의 개념

외부의 압력을 스트레스원(stressor)이라 하고,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반작용을 스트레스라 한다.
인간은 외부의 압력을 받게 되면 긴장, 흥분, 각성, 불안과 같은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스트레스원에 대항하기 위해 생리적, 심리적, 신체적 복원 작용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스트레스의 연구

17-OHCS라는 당류 부신피질 호르몬은 스트레스의 생리적 지표로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코티졸(Cortisol)이 이 호르몬에 포함된다.
코티졸(Cortisol)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로 혈중 포도당이 증가되며,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신피질에서 방출하는 스트레스 통제 호르몬이다.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 코티졸(Cortisol)이 과다 분비되어 피로감, 근육통,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등 만성피로 증후군을 유발한다. 결국 만성 스트레스는 코디졸의 지속적인 과다 분비를 유도하고 결국 코디졸의 기능을 파괴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기능을 저하시킨다.


구조조정과 스트레스

조직감축에서 살아남은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해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은 다음과 같다.
1. 살아남은 구성원들도 종종 조직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한다.
2.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종종 불이익도 감수한다. 3. 일부 구성원들은 다른 직무나 낮은 수준의 직무로 이동하는 것을 감수한다.
4. 자신도 언제 감축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조직 몰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5. 구성원들의 이직률이 높아지는 등 조직으로부터의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2022 에듀윌 직업상담사 핵심 개념서 중에서)


스트레스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각종 질병의 원인 그리고 나아가 죽음의 원인까지 된다는 것은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런 스트레스 관리와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결과적으로 또 내가 ‘알고도 잘 알지 못했던 것’ 중의 하나가 되었다.

나는 요가, 명상, 걷기, 운동 등과 같은 혼자만의 방법에서부터 약간의 음주가무(!)와 친구들과의 폭풍 수다 그리고 활발한 사교활동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도, 크고 거친 스트레스의 파도에 나는 속수무책 휩쓸렸다.


나의 통제력을 벗어난 크기의 스트레스나 전에 없이 처음 겪는 스트레스에는, 잘 알고 있던 기존의 해소법이 통하지 않았다. 그런 종류의 스트레스는 이미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거대함과 속도로 사람을 뒤덮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 역시 겪기 전엔 몰랐다.


그게 다 내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이거나 스스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 못 해서,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해서… 그렇게 스트레스에 K.O를 당하게 된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진 않은 것 같은데, 또 시원하게 내놓을 다른 이유가 없으니… 스트레스라는 놈도 상대하기 만만치 않은 것임이 분명하다.






직무 관련 스트레스 3차적 관리 전략, 그리고 나


직업상담사 개념서에서는 직무 관련 스트레스 관리를 다음과 같이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돌아보니 나는 회사에서 누구와 의논하거나 손을 쓸 틈도 없이 3차 전략을 요하는 상태로 점프하게 되었던 것 같다.


1차적 관리 전략(출처 지향적 관리);
조직 수준의 스트레스 관리 전략으로 직무스트레스의 직접적인 원인을 수정한다. 직무 재설계, 직무 확대, 참여적 관리 등이 있다.


2차적 관리 전략(반응 지향적 관리);
개인 수준의 스트레스 관리 전략으로,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다양한 증상들을 완화한다. 이완훈련, 대처기술, 시간관리, 스트레스 관리 훈련, 생활스타일 관리, 상담 및 정신치료 등이 있다.


3차적 관리 전략(증후 지향적 관리);
직무스트레스로 발생한 각종 장애를 치료한다. 약물치료, 심리치료 등이 있다.


나 스스로도 그랬지만, 직장에서도 그 누구 하나 명확히 내게 생긴 문제를 알아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안한 사람은 없었다.

아무래도 그냥, 누구도 다 이해하지 못했고, 알았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라는 게 가장 적합한 설명이 아닐까 한다.


일을 겪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지금 우리네 일터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조직 차원에서 관리해 줄 인식과 시스템은 거의 없는 상태로 보인다.

보통 스트레스는 철저히 개인의 문제로 혹은 한 개인과 다른 개인 사이의 문제로 간주되기에, 조직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인력)와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거다. 그야말로 곪아서 터져야만 보이는 일 중의 하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 조심스러운 내 생각이다.


그래도 요즘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조직 내 문제로 인한 사고들이 이슈화 되면서, 사람들의 문제의식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TV에 나온 어느 게임회사에서는 고객들의 악플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직원에게 심리적 지원을 해 주는 복지가 제공된다는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고, 점점 조직들이 그 조직원들의 ‘마음 챙김(mindfulness)’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에 친한 친구가 살고 있고, 또 우연히 영국인 간호사가 쓴 책을 사서 읽게 되면서 앞선 글에서 몇 차례 영국의 사례들을 소개한 바 있는데, ‘산업 안전 보건’에 있어서도 영국은 그 역사가 길고, 정부가 많은 관심을 쏟는 분야로 보인다.


영국 Health and Safety Executive(보건 안천청) 홈페이지 메인의 popular(인기) 카테고리에 ‘Stress and Mental Health’(스트레스와 정신건강)라는 링크가 보이고, 그 안에는 일과 스트레스,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관리자들을 위한 가이드, 자살 예방을 위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들이 안내되고 있다. (*아래 원문 링크 참고)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그것에서는 언급조차 안 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감정노동자 관련 내용이 하나 있기는 하다.)


https://www.hse.gov.uk/index.htm


우리에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못해 아예 없는 것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분명히 갈 길을 만들면서라도 가야 할 길이 바로 ‘모든 일터의 모든 사람들의 스트레스와 마음 건강을 돌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연히 신체적인 건강과 안전은 기본값이어야 하고 말이다.





스트레스도 이기는 ‘우리’의 힘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죽음에 가까이 몰고 가기도 하는 스트레스를 친구 삼으라는 강연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면 실제로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하게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는 이야기에, 참 어려운 그놈(!)도 결국 내 마음 하기에 달렸다는 것을 또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받는 마음과 또 다른 마음이 서로서로 연결하고(connect) 다른 이들을 보살피며(caring) 얻게 되는 힘은 사망률을 줄일 만큼의 강력한 치료제가 된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다시금 기억에 새기고자 한다.


건강 심리학자인 연자 Kelly Mcgonigal(켈리 맥고니걸)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그렇게 대하기를 권유하며, 마지막 말을 남긴다.



여러분은 인생의 도전을 다룰 때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고, 또
그 도전에 홀로 맞서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그 성가신 친구에 우리 함께 의연히 맞서 보자.


https://youtu.be/RcGyVTAoXEU

<How to make stress your friend(스트레스를 친구로 만드는 법)by Kelly McGonigal Copyright-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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