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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바쓰J Jun 15. 2022

우리 뇌의 행복 호르몬들

도파민, 엔도르핀, 옥시토신, 세로토닌 4형제

<커버 이미지- 몇 해 전 서대문구 안산 둘레길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에서 직접 찍은 사진>

날씨가 좋을 땐 7Km의 둘레길을 매일 완주할 정도로 걷기를 즐겨했었다.

아픈 동안 한 번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그 길의 숲을, 이 푸르른 계절에 다시 만나러 가야겠다.

나무들도 어둡고 추운 겨울을 모두 잘 지나고, 다시 이 사진 속의 모습처럼 푸르게 깨어나 있겠지.    






행복 호르몬 4형제


앞선 글에서 우울증 치료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바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성분명/ 대표제품명: 프로작)은 세로토닌의 재흡수 억제제 계열에 속한다. 감정(기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화학물질로 여겨지는 세로토닌은 생체 아민으로 체내에서 신경전달물질로 기능하는데, 항우울제는 체내의 세로토닌 수치를 늘림으로써 치료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보았을 '도파민', '엔도르핀', '옥시토신', '세로토닌'은 모두 행복 호르몬으로 불린다.  아래 그림을 통해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 호르몬 4형제는 각각 무엇이고, 어떻게 이 호르몬들의 분비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자.  



<해피 호르몬 4형제를 활성화시키는 방법>


도파민: 보상 물질

- 음식 섭취

- 목표 달성

- 주어진 일의 성취

- 스스로를 돌보는(셀프-케어) 활동들


옥시토신: 사랑 호르몬

- 사교적인 활동

- 신체적 접촉

- 동물들과의 접촉

- 타인 돕기


엔도르핀: 진통제

- 운동하기

- 음악 듣기

- 영화 보기  

- 웃기  


세로토닌: 감정 균형

- 햇볕 쬐기

- 자연과 함께 하기

- 마음 챙김

- 명상   



사소한 활동들의 위대함


큰 노력 없이, 무심코 하거나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 일상의 활동들이 우리의 행복에 직결된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반대로, 어떤 사건 사고로 우울에 빠진 몸과 마음은 그런 별 것 아닌 일상의 활동들을 그 어느 것도 할 힘이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삶의 어려운 시간을 통과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행복 호르몬 4형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위와 같은 활동들을 더욱더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절벽 아래에서 내려받은 로프를 붙잡고 올라오는 동안 나는 실제로 위에 열거되어 있는 모든 활동을 의식적으로 재개했다. 예전엔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이것저것 가리거나 참고 안 먹던 음식들을 그냥 손과 입이 가는 대로 먹는 즐거움을 선택했고, 직업상담사 시험에 도전하면서 목표를 정하고 하루하루 정해진 공부를 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주어진(선택한) 일을 성취하는 활동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돌보는 셀프-케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사교계(?!)에 복귀하여 사람들과 어울리고 연결하면서 다시금 사랑을 주고받고 있으니 옥시토신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말할 수 있겠다. 거창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그냥 생활 속에서 언제나 누구에게나 작은 친절을 베풀면서 지내는 것을 매일 실천하려고 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이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거나, 셀카를 찍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사진을 찍어주거나, 자주 가는 커피숍 직원들에게 간식 보따리를 사서 안겨주거나 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가장 먼저 운동을 시작했고, 몸이 살아나고 마음이 올라오자 좋아하던 음악들을 다시 듣기 시작하고 영화관에 가서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즐거운 활동들을 통해 자연히 웃음이 많아졌으니 결국 엔도르핀도 회복했다고 자신한다.  


병원의 처방으로 세로토닌 분비 관련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야 하지만, 그래도 햇볕을 쬐거나 자연과 함께 하는 것 역시 틈틈이 하고 있다. 요즘 마음 챙김(mindfulness)이나 명상은 워낙에 화두여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앱이 정말 많이 있다. 나 역시 이 분야의 앱을 하나 다운로드하여서 잠자기 전, 잠을 자다 깨서 뒤척일 때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까지... 여러 종류의 마음 챙김 강의나 명상을 통해 '숨쉬기'를 제대로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우울증, 공황장애 등 마음에 무거운 바윗덩이를 얹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게 숨쉬기여서 그런지, 모든 명상 프로그램에서는 의식을 담은 깊은 호흡을 연습하게 한다. 나 역시도 큰 숨을 한 번씩 내리 쉬지 않으면 답답한 가슴이, 명상 프로그램과 함께 숨쉬기를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정말, 행복은 가까이에

   

사람들이 흔하게 이야기하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은 이 행복 호르몬들이 언제 어떻게 분비되는지를 보면서 틀린 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그 누구든지 위에서 열거한 언제나 할 수 있는 사소한 생활 속 활동 등을 통해 더욱 많은 행복 호르몬들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미소를 잃지 않을 만큼, 그저 소소하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로,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그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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