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 비카스 샤
생각이 행동이 되어 삶의 빛깔을 바꾼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사건과 사람 그리고 책들이 시간 함께 삶의 빛을 내기도 하고 어둠을 만들기도 한다.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이라는 책 제목은 고정된 생각이 새로운 생각들과 마주하면서 또 다른 사고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암시한다.
저자 비카스 샤는 자신의 블로그에 세계적인 지성들의 생각을 인터뷰하고 글을 올려 결국 책으로 결과를 만들어 낸 '생각 경제학자'이다. '생각 경제학'이라는 이름은 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 아이디어, 관념 등이라는 사실에 착안해서 지었다고 한다. 생각이 먼저다. '우리가 누구이고,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차지하는 위치는 어딘가?'라는 질문은 인류의 영원한 숙제라고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외부 세계와 변화를 거부하는 개인의 마음은 '죽음'이라는 영원불멸의 진실 앞에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자아이다. 하지 않아도 결국 같은 길인데...라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 열을 올리는 일상을 지속해야 할까? 살아있는 동안 삶을 맘껏 영위했던 모든 이들이 지금 이 지구별을 떠났다.
자신의 영혼 깊은 곳까지 설득시키기 위해 이른 새벽 책을 펼치고 글을 쓰고 사색하고 명상한다. 붓다의 말씀을 소개한 문구가 와닿는다. '우리의 생각이 곧 우리 자신이다.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과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이 이 세상을 형성한다.' 생각이 삶이라면 생각의 다채로움과 긍정성, 타인을 위한 이타성을 각인시켜야 하는 일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책은 정체성, 문화, 리더십, 기업가 정신, 차별, 두려움, 갈등,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 지성들의 생각을 보여 준다. 특정 주제에 대한 개개인의 생각들이 있다. 그 분야에 더 몰입한 사람들 또는 그 분야에 성공한 사람들은 주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것이다. 배우이자 사회활동가인 로스 맥고완의 정체성에 대한 답변이다. '명함에 적힌 직업보다 자신이 스스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활동이 자신을 더 잘 규정해 준다.' 인도의 명상가 사드 구루는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답으로 '자신의 삶을 온전하고 충만하게 살아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매 순간 온전하게 내 삶에 충만하게 살아내고 있는지 자각해야 한다. 후회 없는 삶은 지속적인 노력이 습관이 되고 인생이 될 때 얻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닐까?
영국 특수부대 출신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어 그릴스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한 답은 '두려움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받아들이면 대개의 두려움은 가라앉는다. 반대로 회피하면 할수록 두려움은 고조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두려움을 알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늙어 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보내는 이별이 준비되어 있고, 나 또한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그 막연한 두려움을 알아가는 것이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지인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면서 다시 한번 살아 계실 때 사랑과 감사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렵지만 마주해야 한다. 두려움의 시선이 아니라 담담하게 맞이하는 자세로 삶을 대할 수 있는 담대함이 필요하다.
토론토 대학교 임상 심리학자이자 교수인 조던 피터슨의 인터뷰 내용도 인상적이다. '행복을 인생 목표로 삼는 것은 헛된 바람입니다. 삶이란 본래, 불안, 교통, 실망, 상처를 주는 복잡한 것이거든요.' 마음의 평안 만한 게 없다. 설치 미술가 애니시 카푸어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자신을 잊을 만큼 완전히 몰입할 때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해지는 순간입니다.' 몰입할 만한 일을 만난 것 또한 삶의 복이다.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사실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인간은 저마다 가려는 방향이 다르긴 해도 어쨌든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종족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유발 하라리의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한가?'에 대한 답은 명쾌하다. 인간의 유전자와 침팬지의 유전자는 98%, 고양이와 90%, 생쥐와 85%, 바나나와 60%가 일치한다고 한다. 미미한 차이로 인간이 동물보다 나은 삶이라 규정한다. 신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인간의 우월성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라는 말이 독특하다. '미래 기술의 혁신적인 잠재력은 우리 몸과 마음을 포함한 호모 사피엔스 자체의 탈바꿈에서 나타날 거예요. 미래의 가장 신기한 기술은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선에 타고 있는 생명체가 될 거란 의미입니다.' 관점의 전환이 재미있다. 우주선이 아니라 그 우주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간의 무한 창의력이 미래에는 답이 될 수 있다. 다르게 보고 방향을 틀어 보고 뒤집어 보는 유연성이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저 이 아름다운 세상에 잠시 다녀가는 방문자로서 육체적, 정신적, 지적, 문화적 경험을 통해 인생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정체성 마무리 글이 산뜻하다.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은 다시 한번 삶에서 차지하는 음악, 시, 미술 같은 예술의 위치를 생각해 본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교실 한 복판에서 아이들에게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시가 아름다워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것이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가끔 삶의 목적을 잊고 삶의 수단 만을 위해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소설가 존 버거는 문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세계를 언어로 설명하지만, 한편으로 언어는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없다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는 언제나 불안정하다.' 그래서 문화를 통해 그 불일치의 간격을 좁히고자 하는 건 아닐까? '문화는 추상적인 동시에 실체적이다. 문화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질문한다면, 그 답은 간단하다. 바로 인간의 진실성이다.' 뮤지션이자 프로 듀셔 모비는 음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음악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되고 드넓은 우주 앞에서 인간의 스스로 자신을 찬양하는 독특한 의식 같은 거예요.'
리더십에 대한 스티브 슈워츠먼 미국 사업가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우리 인생에서도 실패에 대한 대응이 성공에 대한 대응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실수든 실패든 그냥 묻어두지 말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야만 탁월한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패와 실수에 관용적인 사회 분위기는 모험과 개척이라는 거대한 배에 날개를 달아줄 것 같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위로해줄 수 있는 따듯한 사회는 결국 앞 세대가 뒷 세대를 위해 전해 줄 수 있는 소중한 가치관일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는 한때 마이크로 소프트 CEO였고 기업가인 스티브 발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기업가 정신의 본질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기회를 발견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자신의 에너지와 지적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까지 동원해서 그 기회를 구체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의 혁신 경영이 지금의 세상을 이루어 낸 것이다.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한다. 눈에 보이는 큰 차별에 분노하지만 일상에 젖어 보이지 않는 작은 차별에 둔감한 게 사실이다. '지난 50년간 단순히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 아이의 수가 20세기 통틀어 전쟁터에서 사망한 남자의 수보다 많다.' 아연실색할 통계다. 여전히 세계는 차별과 구분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제도를 가진 나라가 많다. 미국 배우이며 사회 활동가인 로즈 맥고완은 이야기한다. '잘못 프로그래밍된 지식들을 버리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우리는 무지에서 빠져나와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타자와 할 수 있는 능력과 비움을 통한 배움이 사회에 관습처럼 전해지는 부당함에 물들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실 우리는 각기 다양한 삶의 궤적을 거쳐온 아프리카 출신 이주자일 뿐이다. 몇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당신과 나의 조상이 같은 종족일 거란 의미이다.... 우리 존재의 진실 이건만 인종이라는 허구의 개념이 용의 주도하게 고안되면서 사람들을 분류하고, 착취하는 수단이 되었다.' 저자의 차별에 대한 의견에 깊은 공감이 간다.
3,500년의 인류 역사에서 평화가 유지된 기간은 270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인류 역사에서 그토록 오랜 기간 전쟁과 갈등이 반복적으로 지속된 원인에 대한 이란 정치가 시린 에바디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벌이는 전쟁이라는 행위의 밑바탕에는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 깔려있습니다. 이는 많은 경제 위기가 전쟁을 통해 해결되었다는 것만 보아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죠.' 전쟁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작은 불씨로 시작되는 큰 산불이다.
우리는 왜 복수 대신 용서를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의견을 말한 영국 언론인 마리나 칸타 쿠지노의 생각은 발상 전환을 준다. '용서는 일종의 자기 치유이자 주도권 회복입니다. 따라서 같은 잘못이라도 어떤 사람은 용서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용서하기 어려울 수 있는 겁니다.... 그들이 용서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제가 용서할 자격이 있어서 용서합니다. 사실 용서는 자기를 치유하고 기적의 묘약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 들을 용서할 수 있게 되면, 그들은 더 이상 당신의 마음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야기한다. '용서만큼 적을 괴롭히는 것이 없으니 적을 용서해라.' 용서할 수 있는 자가 삶의 지배자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사회 전반에 대한 다양한 근원적 정의를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듣는 세미나 같다. 그들 한 명 한 명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다수와 나눌 수 있는 담대함이 저자의 성공적인 삶의 복이다. 아직 삶이라는 여정을 정의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보다 나은 삶을 일구어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겸손함이 또 하나의 삶의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