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 본다. 삶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때론 무작정 걷기도 하고 때론 지치고 힘들어 멈추고 때론 한여름 시원한 바람을 맞아 춤추듯 걸어간다. 가끔 만나는 비바람도 지나가길 바라며 몸을 잔뜩 움츠리기도 한다. 반면, 원하는 곳으로 속도 있게 가는 느낌에 신바람으로 뛰어간다. 길 끝에 도달할 운명이지만 그 돌아온 과정을 뒤돌아볼 때 생생히 기억할 수도 있고 오는데 신경 쓰느라 전혀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 느리게 관찰하며 살아가기, 목표를 가지되 과정을 즐기기를 생각한다. 도달하는 게 목적이지만 그 과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마치 영화 '마스터 키'의 주인공처럼 인생의 목적을 다 이루 었지만 어느 순간 노년이 된 자신의 쓸쓸한 위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뇌는 우주다. 그 넓은 우주를 우리는 매일 우리 일상에서 만나고 있고, 그 지배하에 몸이 움직인다. 뇌에 대한 책은 늘 궁금증을 유발한다. 나를 알아가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로해지시는 부모님을 보며 생각한다. 어느 순간 지금 그 모습으로 계신 게 아니라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현재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매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그래야 흘러가는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책을 빌릴 때 처음에는 단순한 뇌에 관련된 책인 줄 알았다. 읽다 보니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생활 지침서 같다. 마인드 맵 창시자인 토니 부잔의 추천 글이 인상 깊다. 그의 어머니는 50살에 대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것도 학사 과정을 뛰어넘어 석사과정으로 학교 당국을 설득했다. '노년학'을 최우수로 전공했고 10년간 교수로 강의를 했으며, 은퇴 이후에도 9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가르치는 일을 하며 타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늦은 나이가 있을 수 없다. 뇌는 사용할수록 더욱 발달한다는 뇌의 신경 가소성을 다시 한번 믿게 된다. 뇌는 마법의 베틀이라는 저자들의 말에 공감이 간다. 씨줄과 날줄을 잘 사용해 삶의 베를 짜는데 그 무늬의 조합 개수가 무한하다고 한다. 각자의 삶에 배를 짜고 있다. 그 무늬는 뇌라는 베틀을 잘 활용해야 나만의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의 의도답게 쓰인 책이다. 간단명료하고 쉬운 책으로 엉뚱하고 쓸데없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독자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곳곳에 발견할 수 있다. 완독 시간이 짧지만 그렇다고 허술한 책은 아니다. 필요한 내용만 간단하게 쉬운 예로 들려준다. 책이 나온 지 오래되어 책 속의 현재는 이미 지나 현장감은 약하지만 그 핵심사항은 불변의 원칙을 담고 있다. '노화 방지라는 개념을 버려라. 노하에 저항하려는 태도는 부질없다. 대신 잘 늙는 방법, 침착하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방법을 찾아보아라.' 플로렌트 덴드리 티(Floreant dendritae)' 당신의 뇌 세포가 번성하기를.
노년을 상품화하는 현대의 분위기 때문에 노화 현상은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준다. 아프고, 힘들 수 있다는 노년을 보여 주는 보험광고, 약해진 신체를 보완해줄 건강식품들이 은연중 노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 노년을 늙고 힘이 없는 시기라 보고 젊음을 찬양하는 서양식 문화보다 노년의 지혜와 그것을 공경하는 문화권인 동양권 문화의 노인들이 기억력 시험에서 월등하게 높다고 한다. 낙관주의 힘이 필요하다. 자신이 젊게 오래 살리라는 기대는 그대로 뇌에 전달되고 경험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정신력을 배양시켜주고 생을 연장해 주는 세 가지 습관으로 감사, 용서, 유머를 이야기한다. 감사의 일기를 매일 쓰는 사람은 인생의 만족도가 높고 미래에 낙관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고 한다. 웃음의 효과는 진통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분출하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운동하기 싫은 날 대신 미치도록 웃어보는 것도 6시간 면역력을 키워 줄 것이다.
'말은 인류가 사용해온 가장 강력한 약물이다.'라는 인도 태생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루리 야드 커플링 인용글이 기억에 남는다. 행복한 노년은 지혜로운 사람의 특권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항상 변화하고, 새로워지고,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굳어 버린다.'라고 죽음을 앞둔 83살의 괴테가 '파우스트'2부를 완성하면서 남긴 말이다. 그의 깊이 있고 가치 있는 작품이 노년의 지혜의 결과물이다. 베토벤의 '제9번 교향곡'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세상에 살포시 내려놓고 삶의 교향곡을 마친 그의 음악을 다시 한번 들어본다. 이 글을 쓰면서 그의 마지막 작품인 음악을 듣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천재성이 있다. 단지 그것을 발견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라는 노벨 물리학상 머리 겔만은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쓰인 고전을 읽기 위해 40살에 라티어를 독학했다고 한다. 외국어 배우기, 모국어의 어휘를 최대한 높이기, 저글링(다소 엉뚱한 제안처럼 들렸지만 일리는 있다)하기를 추천한다. 지혜란 '인생의 의미를 맥락에 맞게 분석하는 노련한 지식 체제를 의미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용서하고 감사하는 태도 그리고 유머는 지혜의 지표란다.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보다는 활력, 지혜, 창의력, 정신력, 희망이 더 커진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그려보는 것이다. 김훈 씨가 <자전거 이야기>에서 말한 것처럼 '나무는 늙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나무처럼 늙지 않고 더욱 성숙해지는 것이다.
책의 초반부는 뇌에서 작동하는 생각을 다루고, 중후반부는 운동과 식사 그리고 명상에 대한 좋은 정보를 담고 있다.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유연성 강화를 같이 병행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단시간의 강도 높은 운동이 지구력 강화 운동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건강한 식습관에서는 양약 처방 시 비타민과 미네랄을 같이 섭취해야 양약 처방으로 몸에 해가 될 수 있는 요소를 막으 수 있다고 한다. 음식에 관한 정보 중 커피, 초콜릿, 와인에 대한 이야기도 좋은 정보다. 적당한 커피는 면역력 강화와 발암물질인 독소 성분을 막는다고 한다. 다크 초콜릿은 유익한 콜레스톨인 HDL 수치를 올려 주고 혈압을 높이며 염증을 약화하는 작용이 있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고 한다. 와인은 위궤양을 억제하고 뇌졸중 백내장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끔 치열한 한 주를 살아낸 느낌이 들 때 초콜릿 한 조각과 와인 한잔이 내 삶의 강장제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의 뇌는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뇌 발달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모차르트 음악은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라벤더 향기와 기억력을 강화해주는 로즈메리, 레몬, 페퍼민트 향기를 집안에 심어 두는 것이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되지 않는 일상에 또 다른 페턴을 만들어 냈다. 저녁 식사 때는 항상 모차르트 음악을 틀어 두고 집안 서너 곳곳은 이미 향기를 뿜어 내고 있다. '음악은 영혼에 쌓인 일상의 먼지를 털어 준다.'는 글을 보며 알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못했던 음악을 습관의 틀로 고정해 가고 있다.
전설적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의 이야기는 요즘 내게 필요한 삶의 조언이다. '내가 치는 음표는 다른 피아니스트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음표 사이의 쉼표, 바로 그곳에 예술이 존재한다.' 음표 사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의 바쁜 걸음 속에서도 잊지 않아야 할 그 음표 사이의 쉼이 필요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마음속으로 '안단테, 안단테'라고 읊조려 본다.
뇌파 훈련을 할 수 있는 사이트와 음악을 제공한다. 명상의 효과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명상 효과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책에서 제공하는 뇌파 훈련을 해보려고 한다. 실제 뇌파 훈련을 통해 노화방지, 독해력, 기억력, 논리력이 올라가고, 지능 지수 100 이하의 아이들에게 뇌파 훈련을 시켰더니 평균 23 정도의 지능이 올라갔다는 연구결과는 솔깃하다. 웹하드에 담긴 뇌파음은 기대 이상이다. 깊은 통찰과 명상의 영역인 세타파, 휴식과 창의성에 관련된 알파파를 만들어 내는 뇌파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게 해 준다. 이 책 덕분에 뇌의 신경 가소성을 키워가는 삶을 위한 실천 의지를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