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

by 조윤효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 리스트였다'라는 말이 강하게 들어왔다. 맨몸으로 세상에 왔다가 잔뜩 짐을 온몸에 달고 다니다가 결국 다시 맨 몸으로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 지구별 여행자라는 생각이 삶에 방향성을 줄 것 같다. 여행자가 가져야 할 마음 자세는?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본다. 배낭의 무게를 줄인다. 여행의 길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경험을 늘리고 소유물이 적을 때 그 여행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책이 주는 제목이 끌려 구입했다. 동네 중고 서점에 나를 기다리는 산 더미 같은 책의 유혹에서 몇권을 선택해 들고 오기는 참 힘들다. 한 시간 정도 구경하고 손에 들고 올 수 있을 만큼만 사 오는데도 책을 소유하고 싶은 맘도 여행자의 마음과는 상치되는 것은 아닌지.....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 리스트였다', '물건은 왜 점점 늘어가기만 하는가?', '인생이 즐거워지는 비움의 교실', '물건을 줄인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 '행복은 느끼는 것이다'라는 제목들로 책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강하게 어필한다. 저자의 고백에 공감이 갔다. '필요한 물건을 전부 갖고 있으면서도 내게 없는 물건에만 온통 신경이 쏠려 있으니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 이미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구입한다. 집 가까이 다이소가 있다 보니 손쉽게 싸고 예쁜 물건에 대한 욕심이 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한가 한 오후 한두 개씩 사 오는 정리 바구니나 꽃병이 우리집 주인 행세를 하게 되는 경우를 만든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고 필요한 것만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급적 고품질과 고성능 그리고 편리성을 추구하는 마음 때문에 맥시멀 리스트(Maximalist)였다던 저자의 고백에 뜨끔했다.


물건이 많으면 소중함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수건이 10장인 사람과 단 한 장인 사람에게 수건의 의미는 다르다. 물건에도 기가 있다면 다들 소중하게 취급해 주길 바랄 것이다. 물건 본래의 가치는 그 사용자가 사용해 줄 때 그것도 소중하게 사용해줄 때 빛을 발할 것이다. 집안 구석구석 천덕꾸러기가 되어있는 물건들에게 존재의 가치를 발휘할 기회를 자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부족한 듯 조금 불편해도 사용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집안 가득한 물건은 삶의 생기를 뺏는다. 저자처럼 나도 '단순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소중한 것을 소중히 하기 위해 그리고 소중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그 외의 것은 줄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인간은 하루에 6만 가지 생각을 하고 그중 95%가 어제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그 똑같은 생각 중 80%가 부정적인 생각이라는 말에 다소 놀라웠다. 매일 거의 같은 생각을 하는데 그중 80%가 부정적이라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건뿐만 아니라 생각의 미니멀 리스트도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그중 80%의 부정적 생각들을 과감히 버려 뇌에게 가볍고 산뜻한 환경을 선물하는 것도 중요하다.


왜 물건이 늘어나는가에 대한 저자만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익숙함! 좋은 일이나 나쁜 일에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고 한다. 물건이 늘어나는 측면에서는 나쁘게 작용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한 때 과거 우리가 갖고 싶어 했던 것이었다. 익숙함과 싫증이 새로운 물건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또한, 물건을 구입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라고 한다. 일을 해내는 능력, 창조력, 근면함, 인내심 등을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지만 물건은 쉽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좀 더 좋은 차, 좀 더 좋은 집, 명품에 대한 소비의 근간은 인정받고 싶은 개인의 욕구가 담긴 것이다. 물건을 통해 내면의 가치를 전달하려고 하지 말라는 저자의 말을 명심해 본다.


어떤 마음 가짐이 단순하게 가볍게 살아가는데 필요할까? 저자의 간단하고 현명한 사고 습관이 마음에 든다. 버리는 것도 기술이다. 물건을 버릴 때 버리는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얻는 것에 집중하라고 한다. 물건이 없음으로 시간, 공간이 생기고, 수월해지는 청소와 자유 그리고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고 생각하라고 한다.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라고 한다. 버릴 수 없는지 아니면 버리기 싫은 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은 할 수 없다고 말할 때, 사실은 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철학자 바취흐 스피노자의 인용 말이 적절하다. 꼭 있어야 하는 물건이기에 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물건을 버리는 것은 행동이고, 물건을 버리지 않으려는 것은 행동이 아니라 현상 유지이다. 즉, 버리지 않는 것이 편한 선택이다. 내면에 현상 유지를 하고픈 게으름이 꽈리를 틀고 나를 유혹하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일 년간 사용 안 한 물건 버리기, 남의눈을 의식해 가지고 있는 물건 버리기, 필요한 것이 아닌 갖고 싶어 구입한 것 버리기 등의 구분은 물건과 작별할 좋은 이유들을 준다. 특히, 사진이나 추억이 담긴 것들에 대해 나름 가치를 부여해 집안 여기저기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저자처럼 사직을 찍어 두고 파일을 구분해 보관한 후 버리면 훨씬 마음이 가벼울 것 같다.


수납, 정리 개념보다는 수납의 의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 물건수 줄이기가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물건 수가 줄어들면 어질러질 일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거실 바닥 곳곳에 있는 물건을 들었다 났다 청소하는 것과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는 바닥을 청소기로 미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단연 후자의 경우 청소를 더 쉽게 할 수 있어 미루는 습관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물건을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과거에 집착하는 습관일 수도 있다. 물건을 꼭 내 집안에 들일 것이 아니라 마트를 내방 창고로 생각하라는 말에 웃음이 났다. 잔뜩 사다가 쟁기지 말고 언제든 필요할 때 가져올 수 있는 대형 창고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 굳이 물건들에게 나의 공간을 뺏길 필요는 없다.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 물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모든 물건들이 지구촌 곳곳의 내 창고에 있으니 그냥 의식만 해두고 부자처럼 사는 것이다. 또한, 개성을 만들기 위해 물건을 구매하지 말고 경험을 위해 그 돈을 쓰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배낭의 색깔이나 옷에 신경을 쓰느라 경험해야 할 좋은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면 물건이 늘어난다고 한다. 무 조건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미니멀리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간결하고 소중한 삶을 살기 위한 생활 방식이다. 그런 생활 방식을 하나씩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저자 방식의 미니멀리즘 실천이 저자의 삶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한다. 그 변화된 삶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간다. 소유 물건이 적다 보니 시간이 더 생긴다고 한다. 시간의 여유가 행복으로 직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Default Mode Network'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있을 때만 자동하는 뇌 활동이라고 한다. 이때 자기 인식, 소재 인식(자신이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의식하는 것)등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시간을 느긋하게 사용하는 일은 궁극의 사치 이기도 하다.'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미니멀리즘 실천 후 생활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환경을 바꾸라고 한다. 집안을 물건이 적은 환경으로 바꾸면 가사는 물론 생활의 모든 면이 간소하고 편해진다고 한다. 간소하고 편한 만큼 시간이 지날 수록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자유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고,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행동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어떤 일에 실패하고서 '괜히 했네'라고 후회한 일보다 시도하지 않고 '할 걸 그랬어'라고 후회한 일이 더 깊게 남는다고 한다. 이를 '자이라르닉 효과 Zeigarnik Effect'라고 한다. 버리고 후회하느게 더 낫다는 말 같다.


인간의 하드 웨어는 5만 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물건을 많이 소유하는 것은 해야 할 'to do list'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일이 많으면 귀찮아 지고 의욕을 상실한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일에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한다.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 그 외의 것을 줄이는 마음이 중요하다. '무엇을 할까'가 아닌 '무엇을 하지 않을까'가 중요하다. 물건을 줄이면 자신의 바깥에 있는 물건에 신경 쓸 일이 적어진다. 의식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물건에 돈을 쓰지 말고 경험과 행복을 함께 나눌 사람들에게 쓰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결국, 저자처럼 인간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이 많아 집안일에 들이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면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초조해지고 도와주지 않는 상대를 비난하기도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인간관계에 있다.'라는 말이 인상 깊다.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9.4년 더 오래 산다고 에드 디너 (Ed Diener) 교수 말에 공감이 간다. 결국 사람을 통해 우리는 행복해진다.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은 물건의 소유가 아닌 지구별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과 경험을 함께 나누고 여행지에 있는 이 순간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단순하게 살아가는 삶'이 또 하나의 답이 될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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