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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아름다움을 욕망하라]-박정현

by 조윤효

세상 모든 사람들은 그 나름의 존재 이유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살아가면서 마음의 보석을 닦아 내듯이 갈고닦는다면 성숙한 인간이 뿜어 내는 아름다운 빛을 서로 발견하는 기쁨을 맛볼 것 같다. 누군가는 이야기했다. 우리 모두는 원석이다. 살아가며 갈고닦아 낼 때 우리는 보석의 아름다움을 뿜어 낼 것이라고. 나이가 들어도 예쁜 사람들이 있다. 노년의 오드리 헵번은 우아했다. 자신을 내려놓고 타인을 돕는 손이 따뜻했었다. 그녀의 삶의 철학이 그녀의 외모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것 같다 .


안티 에이징이 아니라 웰 에이징에 대한 저자만의 이야기는 그녀의 전문성을 잘 보여 준다. 저자 또한 아름다운 사람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하고 꾸준하게 그 길을 걸어오며 자신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로 세상과 마주한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다. 50대 후반인 그녀에게서 풍겨 나는 젊음이 그녀의 일과 닮아 있다. 그녀의 열정이 여성 에스테틱 문화를 프랑스처럼 전문화시키는 과정을 보여 준다. 프랑스 인들의 삶에 대한 예술적 태도와 멋스러운 여성들의 미에 대한 태도와 실천들은 우리보다 앞선 문화 같다. 그녀의 말처럼 아름다움이라는 파랑새를 찾아서 자신의 내적인 곳이 아닌 외적인 곳에서 헤매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책 같다.


'모든 것은 라이프 스타일이 결정한다.'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이 간다. 삶의 스타일은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의 스타일이 나만의 스타일이 되어 그 자체가 멋스러울 수 있다는 걸 잊기 쉬운 사회다. 유명한 사람들의 집과 스타일 그리고 외모들로 잘 포장되어 우리를 혼란하게 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일은 집중이 필요하다.


그녀가 생각하는 미적인 표현 '엘레강스'라는 말이 이 책의 중심 언어다. 엘레강스하다는 말은 '우아하다'하다는 의미로 여성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단어라는 그녀의 말에 수년 전에 만난 중년 여성이 떠오른다. 20대 꽃처럼 피어날 시기에 놀이 공원에서 만난 그녀는 날씬한 몸에 청바지와 파란 줄무니가 들어간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깨끗하고 흰 피부와 말할 때 느껴지는 지적인 태도가 그 당시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심어 주었었다. 아름다움이란 외모뿐만 아니라 몸짓, 손짓, 말하는 태도가 몸에 녹아들어 있을 때 우아함을 품어 낼 것이라는 그녀의 의견에 공감이 간다. 외모로 표현되는 모든 것은 생각과 말씨와 태도 등을 포함하는 한 사람의 총체적인 세포 아우라라고 미의 정의에 대한 기준을 알려준다.


'사람의 수준은 돈이나 사회적 지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풍요로운 문화가 결정하는 것입니다.'그녀가 제시하는 미의 기준치들이 멋스럽다. '인간의 삶은 결국 얼마나 건강한 관계를 누구와 어떻게 형성하며 사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습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은 아름답고 건강한 관계 형성에 큰 의미를 두는 것입니다.'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것은 내가 가질 수 없는 미적 가치를 욕망하며, 만족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통해 좋은 습관을 기르고 내면과 외면의 스타일이 살아 있는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은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알려주는 듯한 조언이다.


'젊음은 누구에게나 주어 지지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개성과 힘을 갖는 아름다움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선물이 아닙니다.'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고 마광수 교수의 책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인용글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취미가 있고, 그 취미로 돈을 버는 직업이 가장 행복하다.'

'어느 순간에 머물든, 세월의 어디쯤에 와 있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섹시한 사람이, 그런 사람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뿜어 내는 사람입니다. 생각이 짧고 인생을 모를 때는 젊음만이 아름답습니다. 살아보아 아는 것이 인생입니다. 감히 미래를 짐 잘할 수 없는 우리들은 나이 들며 아름다워지는 가치를 알 수가 없지요.'


책 초반부 내용은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가치에 대한 그녀만의 생각들인데 어필력이 강하다. 책은 웰에이징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 상식을 제공해 준다. 화장품 선별하는 법, 우리 몸이 어떻게 노화의 과정을 거치는지 즉, 건강과 미용학적인 밸렌스를 갖출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몸의 노화와 관련된 요소로, 태양, 물, 산소를 이야기한다. 이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노화가 촉진이 되지만 적당한 햇빛은 행복 흐르몬인 세로 토닌 분비에 도움이 된다. 매일 호흡하는 산소가 활성 산소가 되어 노화를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물의 분자가 H, HO로 분리되어 짝을 잃은 원자들이 공격성을 띄게 되어 노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다행스럽게 우리 몸속에는 활성산소를 자체적으로 방어해주는 물질인 항산화 SOD(Superoxide dismutase)를 생성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25~30세 전후로 줄어들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산화 환경에 많이 노출된 아이는 자신만의 총양을 가진 SOD를 더 빨리 소진한다고 한다. 스트레스 또한 SOD 소진을 부른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힘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도 스트레스를 조절할 힘이 없다면 웰에이징이 어려울 것이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그래서 게으름 피우지 않기, 자신만의 스타일 갖기, 그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하기, 좋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 사랑받는 것 두배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나는 지금이 가장 아름답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결국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자존감인 샘입니다.'라고 조용하게 들려주는 그녀의 조언들이 명품이다.


피부가 건조하다는 것은 내 몸속 장기는 이미 매우 말라 있다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수분 공급은 피부와 내장기 특히 혈액순환에 중요한 요소임을 알려준다. 피부는 모든 증상의 첫 번째 지표라고 한다. 천사의 화장품과 악마의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는 기준이 없던 내게 도움이 된다.


스파를 사랑하는 프랑스 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몇 년 전까지 스파를 집에서 가끔 했었는데 어느새 잊혔다. 그녀의 조언데로 다시 일상으로 한 번씩 초대해야겠다.


음악과 색이 우리 몸속 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도 관심을 가지고 볼 만하다. 비트가 강하지 않은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면 예 뼈진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몸에는 8 헤르츠의 생체전기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세포는 끊임없이 전자를 이용하며 움직이고 있기에 이런 생체 전기를 활용해 세포의 공명을 유도하는 사운드 테라피는 질병치료와 신체의 에너지 장에 균형을 맞추어 준다고 한다. 색깔 또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한 장기의 컬러를 보완하는 색상의 옷들을 입음으로써 생활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 준다. 특히, 말을 많이 해 목을 끊임없이 써야 하는 사람은 물을 파란 유리잔에 담아 햇볕에 2~3시간 노출시킨 후 마시면 치료효과가 있다고 한다.


뇌하수체의 반사구와 연결된 엄지발가락에 대한 이야기도 도움이 된다. 그저 엄지발가락을 잡고 돌리고 누르고,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흐르몬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한다. 부모님께 알려 드릴 정보다.


그녀는 코몽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가 만든 교재에 인용된 엘빈 토플러의 말이 인상 깊다. '21세기 문맹자는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재 학습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참고 견뎌내는 힘을 뜻하는 프랑스어 '롤레랑스'와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코몽드'를 삶의 가치로 두는 그녀의 가치관이 멋스럽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점처럼 연결된 세상에서 신뢰와 소통의 딥블루를 추구하는 그녀의 내적인 아름다움이 책의 커버에 보이는 그녀의 외적 아름다움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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