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지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50이라는 숫자는 저자의 나이를 말하는 것일 테고, 표지에 아름다운 뒷자태는 20이라는 숫자가 어울릴 만큼 아름다운 저자의 모습일 것이다. 궁금했다. 그녀의 삶이. 그래서 즐겁게 일독했다. 삶, 그 다양성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잠재력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아름답다. 동화 작가인 이민숙 씨의 도전이 그래서 더 아름답다. 평범한 몸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자태를 꺼내기 위해 피트니스 대회에 도전했고 결국, 잠재된 힘을 꺼내보인 그녀의 용기가 더욱 값지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설득력이 뛰어난 그녀는 조용하지만 강한 사람이다. 자신과 함께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성취한 사람들은 또 다른 도전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신이 주신 숨겨진 재능을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을 꺼낼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살아가는 동안 내면에 잠든 거인을 깨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다. 저자의 책에서 인용된 브라이언 트레시 말처럼 '평생 배우기에 힘써야 한다. 정신에 담고 머리에 집어넣는 것. 그것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철학자 아이스킬로스 말처럼 나이를 먹었다 해도 뭐든 배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젊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운동하는 동화 작가라는 말이 매력적이다.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다. 젊은 시절 정신없이 아이들 키워 내느라 자신을 돌봄 틈이 없었다고 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레슨도 없이 그냥 우리는 부모가 된다. 느닷없이 주어지는 위치에서 당혹스럽고 실수도 연발하며 아이가 자라듯이 부모도 함께 자란다. 나도 돌아보면 실수 투성인 어린 부모였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위안이 된다. 30대의 실수투성이가 그녀의 50대를 지탱해주는 삶의 소중한 한 조각이었다고 한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다 삶의 조각들이고 그 조각들이 맞춰져 온전한 삶이 만들어지는 거야. 그 삶은 무엇과도 바꿀 수없지.' 교수이자 사회학자 칼 팔레머의 인용글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실수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참으로 힘들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 실수 빈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철학자 에머슨의 인용글도 좋다. '나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이 된다.' 거창한 삶의 다짐이 아니라 일상에서 작고 좋은 습관들을 심어 둘 때 우리의 몸은 자신감이 하나둘씩 쌓여 보다 큰 바다를 꿈꿀 수 있다. '육체를 제대로 써본 적이 있나?'라는 그녀의 질문에 당혹감이 든다. 내 육체를 과연 제대로 써본 적이 있는 것일까? 조금 힘들 것 같으면 쉽게 포기해 버리고 육체보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변명으로 단 한 번도 내 육체를 통해 한계를 극복해본 경험을 맛보지 못했다. '무언가 큰 일을 성취하려면 나이를 먹어도 청년이 되어야 한다'라는 괴테의 말을 인용한 저자의 글은 나로 하여금 육체를 제대로 사용해 보라는 은근한 유혹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나이, 어떤 일을 하든지 나를 세심히 살피고, 최선을 다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목표를 정하고 힘을 쏟을 수 있다면, 아직은 내가 젊다는 증거다.'
괴테의 말 '실행이 마술'이라는 문구를 삶에 잘 심어둔 그녀는 이야기한다. '운동은 남은 일생동안 내가 쓸 체력을 저축한다 생각하고 벽돌 쌓아 올리듯 차근차근 하나씩 올려야 한다.... 체력을 갖춘 완경기의 여성들은 오히려 인생의 절정을 경험할 수 있다. 여성에게 매우 활발하고 지적인 시간이 일어 난다.' 당장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유혹의 메시지다. '시작하면 길이 보인다. 시작을 쉽고 짧게 하자. 나머지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다. 좋은 습관은 진정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다가가기 쉬워지게 만드는 치밀한 밑 작업이다.'
자신을 안다는 게 참으로 중요하다. 무엇을 할 때 나의 심장은 기쁨으로 뛰는지를 알지 못하면 나처럼 시작의 출발점에서 망설이게 된다. 무슨 운동을 할 것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테니스, 수영, 인라인, 골프, 요가 등 다양한 운동을 맛만 보고 내려 두었었는데 평생 함께할 친구 찾듯이 운동을 찾아내야 한다. 책은 가끔 이렇게 삶의 숙제를 살포시 던져준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외적인 것에 의존하지 말라. 외적인 화려함은 외적인 것이다. 내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다. 내면이 충실한 사람만이 자연스럽게 빛이 나는 것이다.'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인용글을 만났다. 가끔 내가 생각하고 있던 사색들을 이미 누군가 인용해서 말하고 있을 때 반가워진다.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 그리고 간헐적 단식이 건강한 삶의 기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천력이 중요하다. 특히, 24시간 단식은 간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요, 몸을 가진 자의 배려다. 단식 후,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면 지방 대사가 더 잘 돌아간다고 한다. 일요일 점시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17시간 정도의 내 몸 장기들에게 휴식을 선사하고 있다. 저자의 조언으로 월요일 아침은 단백질 보충을 위해 삶은 계란을 추가했다.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생활 속에 바로 루틴화 시키는 과정은 지식이 지혜로 변화는 의식이 된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체력 관리를 하고 취미 생활에 집중하며 문화를 소비하는 자기 계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중년을 '뉴 노멀 중년'이라 부른다고 한다. 중년은 아름다워질 시간을 다시 한번 스스로 만들어 내는 시기 같다. 저자의 말처럼 아름답다의 어원이 '나답다'라고 하니 중년의 아름다움이란 지나온 경험과 지혜로 나답게 살아가는 것임을 알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나의 내면을 성찰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여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고독을 즐기자..... 나만의 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기 가치를 찾아 나의 능력을 가늠한다.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찾아낸다. 제일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나를 브랜딩 하여 재능을 구축하는 자체가 삶을 재미있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책의 가장 핵심이 되는 조언 같다. 나는 나만의 브랜딩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하고 있다면 그 방향이 진성성을 갖추고 있고 스스로 즐기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게 중년의 노력이다.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겸손해야 배울 거리가 보일 것이다. 배움이란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라는 것을 저자가 보여주었다. 배움이란 자신을 완성하는 첫걸음이고 배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좋아하는 육체활동도 찾아내야 한다. 읽을수록 쏟아지는 숙제가 버겁지 않다. 생활 속에서 하나씩 해결하는 기쁨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리스토 텔레스가 말한 행복의 기원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행복의 정의를 다시 한번 이해하게 된다. '인간이 무엇을 가졌을 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아실현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행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우리 모두는 참으로 좋은 나이로 현생을 살아가고 있다. 인생의 모든 영역이 아름답지 않은 구간이 없다. 기차를 타고 흘러가는 과정 중에 만나는 모든 풍경을 가슴으로 느끼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저자의 책은 중년의 삶을 더 값지게 보내는 마음가짐과 내 몸을 그 과정 속에 어떻게 마음과 잘 맞는 친구로 만들어 주는지를 보여준다. 그녀의 뒤태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