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지가 '새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 극착한 그녀의 생각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시대가 변해도 인간 본성에서 생기는 욕망과 번뇌는 크게 변함이 없다. 어려운 시기마다 인간의 정신적 지지대가 되어줄 바이블 같은 이론이 나타나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격려가 되어 왔다. 그녀의 책을 읽으며 깨달은 사실 중 하나는 인간 개개인 자체가 완성품이라는 것이다. 항상 무엇인가 부족해 보이고 채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존재 가치를 가볍게 만든다. 이미 우리는 신의 완성품이다. 이 처럼 큰 위안이 되는 표현이 있을까. '나도 완성품이요 너도 완성품이다'라는 생각은 다름을 공감하고 인정하는 마음이 들게 되는 것이다.
마치 주문처럼 같은 어감의 표현들이 반복된다. 관계에 지치고 삶에 지칠 때 그녀의 책을 주술사의 주문처럼 소리 내 읽다 보면 한여름의 시원한 바람처럼 독자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 같다. 나와 나의 거리감, 나와 타인 간의 거리감 그 보이지 않는 선의 적당한 보폭을 알려주는 것 같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보이지 않는 관계의 거리를 안다면 훨씬 삶이 윤택해질 것 같다.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내 생각일 뿐, 내 삶이 아닙니다.... 아무도 내게 상처 줄 수 없습니다. 오직 나만이 나에게 상처 줄 수 있습니다.' 그녀의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는 간단하고 강력한 가르침을 '작업'이라 칭한다. '작업'이 세상살이 고통을 이야기하는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고, 그 생각에 물음표를 붙이도록 만든다고 한다. '생각에 질문을 던져라.' 생각이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그 생각을 믿을 때 괴로움이 생긴다. 내 생각이 단지 생각인지 사실인지 알 때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인지 생각으로 만든 허상인지를 구별할 때 더 분명해지고 효율적인 행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바라던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존재하지 못하고, 단 한순간도 존재하지 못하는 습성이 인간에게 있다. 오늘을 살며 내일을 걱정하고 순간의 생을 누리는데 익숙하지 않다. 지금 존재하는 이 시간에 이 공간에 집중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그 음식 맛에 집중해야 하고, 운동을 할 때는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해야 하는데 생각들은 종이 위에 물이 스며들듯 스멀스멀 끊임없이 올라온다. 올라오는 생각들을 잠시 내려두는 습관이 마음에 평화를 만들어 낼 힘을 줄 것 같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이 사실인지 느낌인지를 구별해 버릴 것은 버리고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은 조용하게 변화를 주면 된다. 마치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 후 필요한 것은 두고 겉을 포장하고 있는 포장지는 재활용에 넣듯이 있어야 할 곳에 놓는 것이다. 그래야 주인 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언약은 지혜롭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당신에게 순종하겠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언약을 들었을 때 살짝 당혹스러울 수 있다. 공중에 높이 뛰웠다가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을 이야기하니 갑자기 땅으로 떨어지는 놀이 기구 같을 것 같다. '나 스스로를 해방시키십시오. 내 인연이, 내 친구가 나를 자유롭게 해 줄 수는 없습니다. 나 자신만이 나를 놓아줄 수 있습니다.' 나는 나와 결혼했다는 소제목도 인상 깊다. 나는 나 자신을 필요로 한다. '당신은 내내 당신 자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깨어 있는 의식은 몸보다 훨씬 더 활기찰 것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현실과 화해하지 못할 때,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몸도 건강도 재산도 이미 우리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나를 볼 수 있는 힘을 키워 줄 것이다. 내가 아닌 내가 만든 허상을 쫓아 살아가는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적과 싸우듯이 긴장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우리 삶이 실제로 더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찾아야 한다고 한다. 고요한 마음의 중심에 머물면서 치료법을 찾아내면 내면의 평화가 생기고 더 큰 생명력을 부여해 준다고 한다. '내면의 평화보다 더 큰 생명력을 부여해 주는 것은 없습니다.' 실제, 암 말기 환자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의 몸속에 있는 암세포에게 '너도 나의 일부 구나.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 조화롭게 살자'라는 그녀의 염원이 암을 극복하게 한 사례도 있다. 부정이 아니라 수긍하고 인정할 때 우리는 더 큰 해답을 스스로 얻어낼 수 있다.
'가족은 나를 사랑해야 한다.' 또는 '나는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믿을 때마다 우리가 상처받기 쉽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보이지 않는 선을 정해두고 그 선에 미치지 못해도 그 선을 넘어서도 우리는 서로를 경계한다. 있는 그대로의 남편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아들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부모님을 보는 눈을 가질 때 우리는 평화롭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다.
'아이들을 빼버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이 홀로 행복해지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인생을 살게 하는 것 그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해야 한다는 당연 명제를 뺄 때 더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그녀의 말에 아직 나의 내공이 부족해서 마음 깊은 곳까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당연 명제를 뺄 때 사랑을 재발견할 수 있고,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고 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고 한다. '너를 사랑한다. 그런데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관계의 길이가 조정이 되고 서로를 보다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생각이 내게 숙제가 되었다. '부모는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현명해집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자녀로 변장한 신입니다.' 숙제의 무게감이 크다.
'당신 스스로가 당신의 학생이 됨으로써 당신은 지혜로운 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 자아실현입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만족을 찾지 말고 자신 안에서 만족을 찾는 일이 자아실현입니다.' 영적 스승다운 조언이다. 우리 자신만이 우리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은 자아를 이끌 힘을 줄 것 같다.
'우리의 존재는 우리 각자에게 최후의 수수께끼입니다. 세상은 당신이 당신의 참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당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인생에는 오직 한 가지 즐거움 밖에 없습니다. 나 자신을 풀어 헤치는 거, 나 자신을 무장해제하는 것, 벌거숭이가 되어 빈손으로 나아가는 것'
'삶이 너무 좋아서 더 이상 좋아질 수 없을 것 같다고 여겨질 때, 인생은 더욱더 좋아집니다.' 영적 스승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메아리가 된다. 읽다가 다시 한번 그 문구를 읽게 되고 그 깊이감을 감탄하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생각으로부터 시작된다. 문제를 문제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일이 신이 주신 가장 큰 소명일 수 있다는 생각을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