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루 한 권 독서

[기적의 콘텐츠 수업]-이해성

by 조윤효

언어는 또 하나의 영혼을 선사한다고 한다. '하나의 영혼도 벅찬데 굳이 두 개나 필요할까'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가져보지 않고 그저 여우의 '신포도'이야기 같은 변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랫동안 영어를 가르쳐 오고 있고, 나름 마스테 플랜을 계발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갈길이 멀다. 그녀의 책은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빛을 선사할 것이다. 엄마표 영어를 통해 두 딸의 영어를 지도하고 잘 키워 냈으며, 그 경험을 토대로 영어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책은 좋은 영어 콘텐츠와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잘 소개해 주고 있다.


그녀의 방식으로 영어를 지도한다면, 나처럼 어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방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기를 바란다. 영어 마스터를 위해 너무도 어렵고 긴 터널을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폴란드처럼 단지 공교육 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시스템이 갖춰지기를 바란다. 방법을 바꾸지 않고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은 미친 짓이라 평하지 않았던가.


온라인 속에 넘쳐나는 영어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누구나 쉽게 언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 단지, 필요한 게 인내력이다. 누구나 시작은 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라는 긴 터널을 건너야 한다. 영어를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마스터할 수 있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수년 동안 해오고 있다. 그 옛날 변변한 책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 나라의 언어를 마스터했는지 궁금해서 책을 읽기도 했다. 마테오 리치가 쓴 <기억의 궁전>이라는 책을 통해 연상법도 시도해 보았었다. 그는 1577년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그만의 기억의 궁전 방법을 통해 중국어를 마스터했다. 학원 프로그램에 적용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클레오 파트라 역시 주변국과의 대화를 직접 하고 싶은 욕심에 7~8개 언어를 마스터했다고 한다. 그 시대에도 가능했다면 지금처럼 잘 갖추어진 환경에서는 분명 더 쉬울 것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방법을 바꾸어 보는 것이다. 그녀의 책은 나의 업무적인 일상을 굉장히 바쁘게 만들고 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것을 접목하기 위한 시스템을 생각하게 만든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이미 인류에게 하나의 민족으로 한 공간을 살고 있음을 알려 준다. 그 공간에서 더욱 자유롭게 날기 위해서는 90%의 고급 정보가 영어로 되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정보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자신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리라. 영어는 신포도가 아니라 다디단 단 포도다. 지레 포기하지 말고, 꾸준하게 걸어가며 자신과 맞는 방법을 찾아내면 포도가 선사하는 자연의 맛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으리라.


저자는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흥미와 자율성이 먼저이다. 엄마와 함께 공부하는 영어는 덤이요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 한다. 공감이 간다. 가끔 우리는 너무 결과 중심에 취중 한 나머지 과정에서 생기는 즐거울 수 있는 추억을 과소평가한다. 가끔 아이들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모판 위에 어떤 벼를 심어 줄까? 그게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다. 매일매일이 느린 듯 빠르게 지나가는데 그 모판에 심어둔 벼가 햇살 같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외부에서 주어지는 물에 의해 가을의 수확 거리를 다르게 한다. '한 명의 현명한 부모는 백명의 교사보다 낫다.(One wise parent is better than a hundred teachers.)'라는 요한 헤르바르트의 인용글이 더욱 공감이 간다.


내 아이를 내가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인내인 것 같다. 매일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따라서 말해 보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일상 우선순위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아주 쉬운 영어 만화로 시작해서 책 읽기를 넣어 준다면 그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한다. '듣기가 열려야 말이 열린다.'라는 의견에 공감한다. 그 듣기 영역을 채워주는 게 온라인 속의 영어 콘텐츠다. 그녀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교육의 방향이라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정말 좋은 것을 아이가 누리게 하게 하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리의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타인의 일방적 강요가 아닌, 삶을 주체적으로 경영하고 싶은 내면의 동기다.... 아이의 울타리 안으로 함부로 들어가려고 하지 말고, 그 곁에 가만히 서서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그녀의 말에 다시 한번 내 역할을 정비해 본다.


아이들이 즐기는 영어 만화를 가지고 시작은 즐겁게 하되 좋은 결과를 위해 중간중간 책 읽기를 부모가 같이 해준다면 2년 또는 3년이 지나면 서서히 영어로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소개해준 중급자 이상을 위한 웹사이트도 도움이 된다. Ted 강연, BBC Learning English는 바로 휴대폰에 깔아 두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또한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그녀가 제시하는 방법으로 천천히 따라 걸어가 보면 될 것이다. 누군가 지나간 자리는 길이 된다. 그 길을 따라 꾸준하게 걷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길을 만들어 준 것 같다.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가 자신의 영역에서 타인을 위해 길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Doodle English Gram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