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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Aug 24. 2022

하루 한 권 독서

[창의력 영어]- 이상민

이상민 경희대 교수가 쓴 영어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지식과 경험이 잘 어우러진 책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영어를 지도하고 싶은 부모나 교사에게 실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책은 영어와 창의력, 확산적 사고를 키우는 영어 교육 방법 그리고 수렴적 사고를 키우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흔히 창의력이라 함은 한 가지를 가지고 다양한 생각을 해낼 수 있는 확산적 사고만을 이야기하는데 이상민 교수는 확산적 사고 외에 수렴적 사고도 필요하다고 한다. 수렴적 사고는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답을 깊이 있게 파내려 가는 방법이다. 결국,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나의 사고를 확장해서 넓게 펴 나간 후 그중 하나를 선택해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비판적 사고도 필요하고 새롭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고 실용적 의미까지도 포함해야 진정한 창의력이라 말할 수 있다고 한다.


 확산적 사고를 위한 방법으로 유창성, 융통성, 다르게 보기, 자신감, 공감력, 스캠퍼(사고 방법), 심상화, 상상력, 시각화, 유추, 정교성, 지식과 경험, 다중 지능, 다양한 표현법을 소개하는 순서로 책이 전개된다. 이들 각각의 감각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동화가 나와있고, 실제 수업 시 또는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잘 소개되어 있다. 물론, 그녀 자신이 써보았던 방법들이다. 간간히 아이들의 작품도 보인다. 좋은 동화를 어떻게 선별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선택해서 이상민 교수가 썼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수렴적 사고를 위한 방법으로 토론, 문제 해결 능력, 설득력 키우기, 비판적 사고력 키우기, 협동학습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초, 중등 고급자를 위한 방법으로 잘 활용될 것 같다. 간간히 소개된 유용한 인터넷 사이트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잘 기록해 두었다. 애니메이션이나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movie maker'나 다중 지능 이론에 따른 학습자의 다중 지능 테스트를 위한 BGFSL 사이트(bgfl.org)는 시도 해보면 좋을 것이다. 또한, 짧은 탐정 이야기를 쓸 수 있는 'readwritethink'도 중, 고급 학습자에게 유용한 정보다.


 영어 교육만 깊이 있게 생각했지 영어 교육으로 창의성까지 키울 생각을 미처 못했었다. 그녀가 제시하는 방법들을 어떻게 응용하고 내 것 화 시킬지에 대한 숙제가 생겼다. 영어 교육을 통해 창의성이 풍부한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상상할 수 없다면 이루어질 수 없다. 그 상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창의력이다. 창의력 있는 인재의 공통 요소로 '독립심, 자신감, 모험심, 호기심, 열성적, 자발성과 유머감각 그리고 폭넓은 관심과 자기 성찰력'이라고 한다. 창의성을 통해 개인의 생산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많이 간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 자체가 확산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책은 유창성과 융통성을 키우기 위한 활동을 잘 소개하고 있다. 물건 이름 나열하기, 이미지로 그리기, 끝말잇기, 각운 맞추기, 퍼즐 만들기, 사물에 이름 붙이기, 그림에 대사 넣기, 어휘를 결합시켜보기, 쉬운 시 써 보기 등 아이디어가 다채롭다. 새로운 어휘를 오래 기억하는 방법 또한 도움이 된다. 새로운 어휘를 포함시켜 지인이나 외국인 친구에게 영어로 이메일을 써보는 활동을 따라 해 보았다. 책을 읽다가 발견한 어휘를 내 밴드에 문장으로 영작을 해두니 생각보다 기억이 오래가는 것을 느꼈다.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캠퍼(Scamper)를  잘 소개하고 있다. 스캠퍼란 대상을 대치 substitute, 조합 combine, 적용 adopt, 수정 modify, 용도 변경 put to other uses, 몇 가지 요소 배제 elimination, 재배치 rearrange, reverse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런 스켐퍼 활동을 위한 'Jack and Beansalk + Scamper'을 구글에서 찾아 관련 활동을 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물건을 강제로 결합시켜보는 강제 결부 법도 인상 깊다. 다독하는 방법, 심상화, 쓰기, 어휘를 늘리는 방법, 유추, 직유, 은유, TPT(신체활동)을 통한 언어 교육의 방법들이 다양하다. 영어 유치부를 운영했을 때 이런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활용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Love is blind.'같은 은유법을 연습할 수 있는 책이 소개되어 있고, 'I walk like an Egyptian.'같은 직유법을 적극 활용해볼 용기를 준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유난히 직유법과 은유법을 이용한 표현이 많아 처음 접했을 때 낯설었던 경험이 있다. 직유와 은유를 적절히 쓸 수 있을 때 글은 멋스러워진다.


 수렴적 사고를 위한 6색 사고 기법도 흥미롭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쓸 수 있는 토론법이다. 객관적 사고를 하는 흰색, 감정을 나타내는 빨간색, 부정적 사고인 검은색, 낙관적 사고인 노란색, 통제를 하는 파란색, 창의적 사고를 위한 초록색 고깔모자를 쓰고 그 역할에 충실하게 토론을 해본다면 다양하고 알찬 토론 활동이 보장될 것 같다.


 학습 수준이 아이에게 딱 적당해서 학습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을 골디락스 효과라고 한다. 학습의 대상자에 대한 관찰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눈에 맞는 학습 높이 조절이 필요하고 그들이 만나는 환경을 어른들이 주는 것이 창의성을 키워주는 첫걸음인 것 같다. 평가나 통제가 최소화될 때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이 많이 간다. 교사라는 직업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할 수밖에 없는 업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는 만큼 가르칠 수밖에 없다. 시시 각각 변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사람들은 자신을 엿가락처럼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과 융통성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배움의 깊이만큼 성장과 성숙이 함께 한다면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제대로 잘 가르칠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심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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