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쓴 책이다. 부모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관련 일을 하면서 깨달은 자녀교육 이야기를 전한다. 세상 모든 부모가 갖는 마음 중 하나가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읽었던 책이다. 책장을 정리하다가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일독한 책이다. 인상 깊었던지 책의 이곳저곳에 줄들이 제법 그어져 있었고, 독특하게 일화들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인간은 스토리를 좋아한다는 말을 했나 보다. 보편적 부모의 양육 철학을 자녀 교육에 적용할 수 있을 때 실수를 할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8명 어머니들의 철학을 통해 부모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그리고 올바른 양육 태도를 점검할 수 있게 도와줄 책이다.
미국에서 6남매를 명문대에 보내고 사회적 성공을 도운 전혜성 씨는 자신 또한 함께 공부한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 일의 순서를 통해 공부하는 맛을 알려 준 어머니다. 가장 간단한 규칙을 오랫동안 지켜온 어머니다. 학교 갔다가 오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숙제이고, 그다음 놀게 한 것이다. 숙제와 놀이의 순서가 왜 중요할까? 해야 할 의무인 공부를 하고 난 후 놀게 하면 아이들의 뇌 속에는 공부는 중요한 것이고 이렇게 하고 나면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는 규칙이 생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열심히 놀고 와서 숙제나 공부를 하게 되면 이미 신체적으로 지친 우리의 몸은 공부는 힘들고 지루한 것이라는 규칙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아주 작은 원칙이 큰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일상의 작은 루틴과 규칙이 삶을 평화롭게 만든다. 그녀의 가장 좋은 부분은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기 위해 큰 책상을 마련해 두고 집안 식구들이 모두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을것 같다. 공부라는 중성 자극을 '재미있고 의미 있는 활동이다' 라는 개념을 심어준 게 그녀의 양육 방식이다.
천재 영화감독이라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머니 레아 아들러의 양육법은 아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그의 기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조용하게 지켜 보는 것이었다. 미국 이민자의 대부분이 유럽에서 건너왔기 때문에 유대인 스티븐 스필버그에 대한 동네 아이들의 놀림과 왕따는 일상이었다고 한다. 열등감을 인정하고 우월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찾아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법을 어머니 레아가 이끌어 준 것이다.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 자신들의 부모 영향을 받은 동네 아이들은 스티븐 스필버그를 놀리지만 어머니 레아는 한 번도 상대 아이들의 부모를 찾아가 항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아들의 그런 마음을 다독여 주고 그가 가진 잠재 능력을 기대와 긍정적 언어로 표현해 준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 레아는 자기 충족 예언, 즉 타인의 기대와 믿음 때문에 행동하는 경향성을 잘 키워준 것이다. 어린 스필버그에게 사진기를 들려주고 영화라는 세계로 첫 발을 디디도록 도와준 그녀의 소리 없는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되었을 것 같다. 한 가지에서 맛본 우월감과 성취감은 다른 성공을 부르는 에너지가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열등감이 많은 부모는 아이가 만 가지를 잘하길 바라고 성공한 부모는 아이가 한 가지 만이라도 뛰어나게 돕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단, 한 가지 만이라도 오랫동안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 역량이다.
정트리오 어머니 이원숙 씨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하지만, 전쟁으로 어쩔 수 없이 시장에서 물건을 팔면서 가족의 생겨를 꾸려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시장이라는 공간이 아이들의 양육 조건으로 불리함을 알고 그 환경을 바꾸기 위해 피아노를 구입해 아이들에게 레슨을 받게 했다고 한다. 당시 피아노는 상당히 고가였고, 레슨 받을 수 있는 선생님도 구하기 어려워 거리가 멀다고 방문을 꺼려하는 피아노 선생님께 자전거까지 사주면서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그녀의 마음이 대단하다. 가진 것 없고 먹을 것도 충분하지 않았으며 여덟 명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작은 집에 피아노가 차지하는 공간은 무엇을 의미했을까. 음악이 주는 삶의 여유를 맛보게 해 주고 싶었을 것 같다. 어릴 때 음악을 접한 아이들은 삶의 긍정성과 미학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 같다. 암울할 미래를 피아노라는 음악이 태양처럼 자신의 아이들에게 빛이 되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녀의 자녀 교육법 중 '격려'법은 참으로 배울 만한 정신이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인정과 격려는 자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게 한다고 한다. 잘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정명훈 씨는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었고, 경경화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올린 연주자이다. 나머지 자식들도 플루트 연주자나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피아노가 그들 여덟 아이들의 음악 인생의 마중물이 된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종종 이야기했다고 한다. '네 인생은 네 것이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고, 네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려무나.' 자식들을 향한 격려 법은 일상 속에 내 언어로 삼고 싶다. 저자들은 이야기한다. 격려받고 자란 경험이 적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격려의 언어를 쓰기 어렵다고 한다. 부부가 먼저 서로 격려하는 대화법을 연습하고 자식들에게도 써보는 것이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언어 습관이 바뀐다고 하니 실천해봐야겠다.
세계적인 경영신 잭 웰치를 키워낸 그레이스 웰치의 양육법을 통해 권위적 부모와 권위주의 부모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됐다. 부모 양육태도를 4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자유형, 방임형은 아이들에게는 자유가 많다. 반면, 권위적 양육 태도와 권위주의적 양육 태도에는 부모가 정한 규칙과 원칙하에서 아이들이 자라도록 돕는 것이다. 권위적 양육은 아이와 소통을 통해 규칙을 정하고 따르도록 한다면, 권위주의적 양육은 부모가 모든 규칙을 정하고 아이들로 하여금 무조건 적으로 따르게 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경우가 바로 권위적 부모라는 통계를 보여준다. 권위적 양육에서 중요한 요소가 부모의 권위가 있어야 하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남편과 한 팀이 되어 아이들을 이끌데 가장으로서 남편의 위치를 인정해주고 남편의 뜻을 존중해 주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가정이라는 공간은 세상을 미리 경험하는 작은 사회이다. 부부가 일 순위가 되고, 다음으로 부모,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녀가 되는 순서를 깨닫게 해 주어야 바르게 자란다고 한다. 잭 웰치의 엄마는 하나뿐인 아들이지만 엄하면서도 사랑을 함께 주는 유형이다. 잭 웰치가 하키 경기에서 지고 난 후 하키체를 바닥에 던지고 선수 라커룸에 있을 때 그녀는 그곳으로 찾아가 친구들 앞에서 엄하게 꾸짖었다고 한다. 제대로 질 줄을 모르는 사람은 제대로 된 승리도 맛볼 수 없을 것이라는 그녀의 일침은 잭 웰치에게는 평생 교훈으로 그의 마음속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어머니 스텐리 앤 던햄 이야기를 통해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가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케냐 국가 지원을 받고 하와이로 유학 온 오바마의 아버지는 일부다처가 허용된 사회에서 이미 부인과 자식들을 둔 유뷰남이였다고 한다. 18살의 오바마 어머니는 그와 결혼 후 오바마를 낳았고 2살이 되던 해에 그의 아버지는 하버드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난 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오바마에게 그의 아버지는 조국을 위해 큰 뜻을 품고 떠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해 준 것이다. 상황의 해석을 아이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되게 잘 활용한 현명한 어머니다. 그래서 오바마는 흑인이라는 조건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된 것 같다.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만들고, 어떻게 보면 신적인 존재인 아버지의 위치가 세상을 활개 할 아이들에게는 무의식적인 자존감을 키워줄 것 같다. 훌륭한 부모를 둔 아이들은 훌륭하게 자랄 수밖에 없다. 남편이 내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존재를 낮추면 아이들의 무의식적 자존감도 같이 하락될 수 있다. 매일 술을 먹고 늦게 귀가하는 아버지를 보고 어머니는 그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의 접대를 받느라 늦다고 이야기하는 현명한 어머니의 언행이 남편의 늦은 귀가 습관을 고치게 만들고 아이들이 아버지를 존경하게 만들었다는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오바마의 어머니는 세상을 보는 창인 프레임을 아들에게 선물한 것 같다.
선천적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수영 4관왕이 되고, 가스펠 가수까지 된 레나 마리아의 어머니 안나 요한슨의 이야기도 감동이다. 물리 치료사인 안나 요한슨은 두 팔이 없고, 다리 한쪽이 유난히 짧게 태어난 딸을 당당하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준 그녀의 현명함도 배울 만하다. 눈에 보이는 신체 불구가 문제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불구가 더 큰 문제라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신체 건강하고 잘 자란 아이들을 보는 부모 마음은 뿌듯하다. 부쩍 자란 아들 녀석이 나를 번쩍번쩍 들어 올릴 때 가슴 한 구석에 스며드는 그 든든함이 그의 정신건강에도 신경을 많이 써 주어야 함을 느끼게 해 준다. 몸이 건강하게 자라는 만큼 정신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부모로서 가져야 할 마음 가짐이다.
세계 갑부이자 컴퓨터라는 편리한 도구를 일반 가정에 선물한 빌 게이츠의 어머니 메리 빌 게이츠도 인상 깊다.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심어준 대표적인 어머니 같다. 컴퓨터가 귀하던 시절 컴퓨터를 쓸 수 있도록 인맥을 동원한 적극적인 어머니의 후원 덕에 컴퓨터라는 세계에 빌 게이츠는 자신만의 몰입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변호사인 아버지는 빌 게이츠 또한 법조인이 되길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수학과 과학을 잘한 빌 게이츠는 하버드 법대를 선택하지 않는다. 하버드에서 2학년을 다니다가 사업한다고 중퇴를 결정했을 때 결국 부모가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기에 오늘날의 그가 있는 것이다. 결국, 30년이 지난 후 하버드는 빌 게이츠 손에 졸업장을 선물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주고 공감해 주며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의논하고 스스로 찾아가도록 도우라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아이들 싸움이 부모 싸움이 되는 경우를 종종 봐 왔기에 부모라는 이름은 공부 없이는 수많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무도 어떻게 부모가 되어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지 알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자신들이 생각하는 양육 방식을 들려주는데 이는 갇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혼돈스러울 수 있다. 문득, 독일식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부모에게 양육비를 주되 일정하게 부모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한다. 서로 서툰 부모들이 지자체에 모여 양육 방식을 공유하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은 부모들은 당연히 아이들 양육을 중요시 여기고 실천하는 일상을 만들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잘 길러내는 게 일차적이다. 그들이 자라 같은 양육태도로 다음 세대 아이들을 키워내고 그리고 그 사회는 자연스럽게 발전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고, 다음으로는 글도 잘 읽고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업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고 좋은 배우자 만나 아들 딸 잘 길러 내길 바란다. 아이 생을 볼 때 좋은 업은 복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아갈 마음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한 일이다. 사회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만든 새장에서 생을 마감하는 우를 범하게 해서는 안된다. 수만 명의 생명이 탄생하고 죽어가는 지구촌의 삶에 어떤 의미를 발견할 것인지,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내게도 큰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