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대할 때 놀이처럼 하는 것과 사명감을 가지고 할 때 어떤 자세가 일의 결과를 좋게 할까? 심리학자들이 말하길 놀이처럼 대할 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더 깊이 있게 연구하게 된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나 리처드 파인만이 떠오른다. 마치 놀이하듯 연구하고 아이처럼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는 태도가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 준다.
박균호 작가의 책은 고전 28권에 대한 그 만의 해석이 덧보이고 그의 견해는 놀이 같다. 인문 고전 독서라 하면 왠지 큰 마음먹고 읽기 싫어도 정신적 성장을 위한 영혼에 좋은 음식이라는 마음으로 약간은 의무감으로 읽는다. 하지만 그는 그냥 읽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재미있는 부분을 잘 발췌해서 그의 일상과 잘 엮어 소개해 준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마크 트웨인이 죽기 이 년 전에 쓴 '인간은 무엇인가?'를 숙제하는 기분으로 읽어서 다음 책으로 왠지 무겁지 않을 내용 같아 선택해 읽은 책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선생님이고 주말부부 일상의 대화를 재미나게 표현하는 유머가 있는 글을 잘 쓴다. 유감스럽게 그가 소개한 28권 중 읽은 책이 하나도 없다. 제목만 봐서는 절대 빌려 보지 않을 책들을 읽어 그중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을 잘 조리해 내놓은 글이다. 매일 먹는 정식이 물려 날씨 좋은 일요일 점심에 먹는 비빔국수 같다. 여기에 신선한 오이나 각종 야채를 취양에 맞춰 넣어 먹는 기분이랄까.
오래된 책들을 대하는 방식이 그냥 놀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른들 놀이 중 단연 최고가 독서다. 하지만 그중 인문 고전 반열에 든 책을 가지고 그 저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그 능력만큼 부러운 게 없을 듯하다. 아직도 여전히 고전 책들은 읽기 어렵고 지루하다. 심지어 필사를 하면서 읽는 책도 있는데 글을 따라 쓰면서도 난해하다. 곧 저자의 경지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새로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재미있는 분야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책의 역사, 우리나라 제사 제도, 프랑스 루이 16세와 마리 앙트아네트의 이야기, 아이를 등에 업는 게 왜 중요한지, 커피 그리고 곤충과 육식 동물에 대한 이야기 까지... 실로 그 범위가 넓다.
제사 때문에 종종 가족 간의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형제간의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젊은 우리는 간소한 제사상과 그 일정을 현시대에 맞추어 주말에 지내는 것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손위 형님들은 전통을 고수하고 싶어 하신다.
향후 제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이론을 챙긴 것 같다. 조선 후기부터 제사 제도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었고 그 전 조상들의 경우 서민은 부모의 제사만 지내게 했다. 하지만, 신분 계급에 따라 2대부터 4대까지 제사를 지내야 하는 사대부들의 경우 죽은 자와 산 자의 연결이 중요했기에 제사 횟수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누구의 후손인가에 따라 즉 족보에 따라 신분 상승이나 중앙 관리직 요직을 차지하기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실제 성균관의 제사를 보면 그 음식이 정말 간소하다고 한다. 지금처럼 '홍동백서', '조율이시' 이름으로 상 가득 음식을 차리지 않았다. 1970년대 군사 정권 시 가정의례 준칙이 생겨 나면서 음식을 준비하는 규정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상님도 현시대에 맞게 피자나 족발 또는 짜장면을 맛보실 권한을 드려야 한다고 가끔 삶의 동반자가 이야기할 때마다 흔퀘히 동의 했다. 하지만 실천은 못하고 있다. 제사 음식이 남으면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어머님이 숙제처럼 몇 날씩 드시는 걸 보면서 어느 순간 우리도 잔뜩 싸들고 왔지만 약간의 음식을 빼고는 모두 냉동고를 거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책마다 저자의 의견이 있어 책을 읽고 난 후 사실처럼 믿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중 마리아투 아네트에 대한 편견은 오래전에 생겼었다. 배고파하는 민중을 향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라고 말한 철없는 왕비로 생각했지만 이번 책을 통해 다른 시각으로 그녀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앙숙 관계에서 이웃 나라들은 이를 통해 이점을 누려왔다. 그래서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와 정략결혼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자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의 결합을 만든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 시 화난 민중은 평소 갈등을 갖고 있던 나라에서 온 왕비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기 좋았을 것이다. 또한, 당시 프랑스의 궁전 분위기는 왕과 왕비의 사생활이 없이 모든 게 공개되었고, 옷을 입는 것 또한 담당 자들이 30분에 걸쳐 왕과 왕비를 돕게 했다고 한다. 왕비 마리앙 투아 네트는 이 절차를 없애 본의 아니게 그 관련 일을 하던 사람들이 직업을 잃게 되었으니 좋은 감정이 쌓일 리가 없었을 것이다. 실제 그녀가 그런 말을 했기보다는 누군가가 그녀를 만인의 적으로 표적화를 위한 유언비어였을 확륙이 높다. 공통의 미움을 만들어 내야 뭉치게 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오랫동안 정치인들이 많이 써오던 고전 방식(?)이다.
곤충 중 밀웜(mealworm)은 플라스틱인 폴리스 텐을 먹을 수 있는 곤충이란다. 곤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가 작은 미생물이 지만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식용으로 기르는 돼지, 소, 닭에 대한 도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는데 우리도 모르게 죄를 짓고 또는 그것을 묵인하는 실수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