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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3시간전

하루 한 권 독서

[뉴질랜드에 반하다]- 김태한, 이용옥

하나의 땅이 둘러 나뉜 우리나라와 한나라지만 땅이 둘인 뉴질랜드는 왠지 모르게 닮은 느낌이다. 이념으로 나뉜 나라와 외형적 지형으로 나뉜 나라가 가지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몇 년 전 한국인과 결혼해 살고 있는 뉴질랜드 교사를 채용한 적이 있다. 그의 성품은 유순하고 가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 나라를 잘 모르면, 그 나라 한 명이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성을 갖게 된다. 그래서, 뉴질랜드는 조용하게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으로 자리잡게 된것 같다.


 아들과 부부가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만난 자연경치와 지형에 대한 특색 그리고 숙소등에 대한 사진과 정보는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될 책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1.2배에 해당하지만, 전국토의 30%가 국립공원이고 보존 구역 지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전국토의 70%가 산이기에 이용할 수 있는 땅이 30%라면, 뉴질랜드는 70%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이는 집들은 공간의 여유가 있어 대도시라기보다는 몇몇의 집들이 듬성듬성 마을을 이루는 그림이다. 


 뉴질랜드의 자연은 흔히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화산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지역도 있고, 빙하가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곳도 함께 존재하는 독특한 자연환경이다. 우리보다 3시간 빠른 뉴질랜드는 12월~ 2월이 여름이고, 겨울은 6월~8월이지만, 극심한 추위나 더위가 없는 곳이다. 그래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자연환경으로 적합한 곳인 것 같다. 북섬을 시작으로 해서, 남섬까지의 여행지들은 책을 읽는 동안 눈을 잡아 둔다. 뉴질랜드를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간 책이다. 원래 주인인 마오리 족은 14%이고, 유럽 정착인 68%로 구성된 나라지만, 여전히 갈등구조가 사회곳곳에 남아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 탐험가 아벨 타스만이 마오리족과 충돌로 섬에 착륙조차 하지 못했지만, 네덜란드의 한 지방 이름인 ‘질랜드’의 이름을 따서 새로운 질랜드라는 의미로 ‘뉴질랜드’로 불리게 된 것이다. ‘비바람이 부는 바다, 잠잠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연가가 우리나라 노래인 줄 알았었는데, 뉴질랜드 마오리 족의 노래였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원수 부족으로 지내던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 남자가 부는 피리 소리를 듣고 여자는 카누를 타고 밤마다 남자를 찾아가고, 여자의 부모가 이 사실을 알고 카누를 불태우자 헤엄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로 간다는 전설이 노래에 담겨 있다. 


마오리 족은 위험해 보이는 화산 지대가 주거지다. 겨울은 따뜻하고, 요리를 쉽게 해 먹을 수 있고, 또한 화산재로 토양이 비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산 지대 위에 자리 잡은 로토루아는 지열대의 특이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노란색과 초록색 물감을 풀어 논듯한 아티스트 팔레트는 세계인들을 뉴질랜드로 끌어들이는 힘이 된 것 같다. 신이 인간을 위해 아름다운 초록의 산을 그리다가 깜빡 졸아서 원치 않은 색을 찍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날짜 변경선의 바로 앞에 위치해서 세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지역으로 알려진 기스본은 새해맞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 같다. 블루 레이크의 에메랄드 레이크도 인상 깊다. 땅을 짓누르는 듯한 진한 흑들을 배경으로 초록색과 파란색의 호수는 단연 뉴질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지형이리라.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영화와 관련이 많은 도시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을 만든 감독 피터 잭슨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란다. 영화 속에서 만났던 그 지형들이 그곳에서 자란 감독의 상상력을 구체화시켜준 것 같다. 

뉴질랜드의 문화적 경제적 중심지인 오클랜드는 1865년까지 뉴질랜드의 수도였고, 뉴질랜드의 인구 3분의 1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밀림 속 같은 대도시 느낌이 아니라 듬성듬성 여유와 낭만이 숨 쉬는 도시 같다.

 빙하의 침식으로 U자 모양의 계곡이 깊이 파여 생긴 피오르드도 독특하다. 기온이 올라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이 계곡으로 들어와 만들어진 이곳은 관광하는 사람들을 발길을 붙잡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남섬에 위치한 말부르 지역은 가장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는 곳으로, 뉴질랜드 포도밭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산 와인 또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이유가 아마 지형의 독특함과 깨끗한 자연환경에 대한 신뢰도가 한몫한 것 같다. 


 고래 투어나, 물가 가득한 물개 그리고 노란 눈의 펭귄 또한 방문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 것 같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에서 사는 앵무새 ‘케아’ 또한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사금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정원의 도시라 불리는 크라이스트처치는 도시의 3분의 1이 800개 가량의 정원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2010년에서 2011년 커다란 지진이 2번이나 다년간 후로 많은 곳이 파손되어 여전히 건물을 짓고 있는 도시도 있다. 


 밤이면 불이 모두 꺼지고, 하늘에 수없이 많은 별들을 보는 재미 또한 청정지역 뉴질랜드의 매력이리라. 

살아가면서 어떤 현상의 진정한 실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고,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지 않은 것들도 많을 것이다.’ 저자가 별을 보면서 느낀 말들에 공감이 간다. 보아도 보이지 않고, 존재해도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책을 읽어 가면서 뉴질랜드라는 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어릴 적 아들 녀석이 금을 캐러 뉴질랜드로 여름휴가를 보내자던 생각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뉴질랜드식 영어발음이 영국식 발음보다 어렵게 들리는 이유가 발음이 상당히 다르게 들리지만 저자들이 영어로 소통할 수 있어서, 여행 동안 만난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의 만남도 살아가면서 경험과 체험이라는 두 색채를 더욱 뚜렷하게 살려 줄 것 같다. 책을 잔뜩 들고가서, 뉴질랜드의 자연과 함께 곧 쏟아져 내릴 듯한 별빛아래서 글을 읽고 싶다는 꿈을 그리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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