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춘기의 반성문

by 이은경

내 나이 20대 때 40대를 생각하면 대단히 어른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40대가 되고 보니, 모든 40대가 어른스러운 건 아닌 것 같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 불혹이라 하던데 나는 예외이다. 사춘기와 같은 사십춘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40대가 되고 보니 나의 삶을 뒤돌아보려 노력은 하는 중이다. 40이라는 숫자를 나이로 맞닥뜨리면서 전에 안 하던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시작이 어떻든 좋은 점은 분명 있는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까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잘못됨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을 텐데... 뒤돌아보니 반성해야 할 일이 힌두 가지가 아니다. 나 자신만을 생각했고, 내가 그 누구보다 중요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적이 많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내가 지금까지 거쳐온 회사들이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을 총 동원해도 모자랄 정도였다. 3일에서 1주일 미만으로 일하다 그만둔 곳이 7곳정도, 1달에서 3달 사이 일하고 그만둔 곳도 5곳 정도였다. 다른 곳에 출근하기 위해 첫 출근하기로 한 전날 연락해서 사정 얘기 한 곳도 한 군데 있었다. 내가 사장이었다면, 내가 그 회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었다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 아마도 상상 이상의 쌍욕을 했을 것이다. "별 거지 같은 게 와서 일만 만들고 분위기 흐려놓고 갔다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생각해 보니, 해당 업무에 필요한 스킬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아서 도망친 경우가 많았고, 회사업무 운영처리가 합리적이지 않아서 나온 곳도 많았다.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두 번째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한다. 다만 내가 이런 자리를 빌려 반성하고픈 것은 첫 번째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워드, 엑셀 사용능력 부족으로,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막상 인수인계를 받은 후 본격적으로 업무를 행함에 있어 너무 위축되고, 그러하기에 당연히 일을 잘할 수 없었다. 결과가 너무 뻔한 이야기 아닌가? 나는 회사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스스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만들고, 퇴사 통보를 하기에 이른다. 갑작스럽게 다른 후임을 구 할 틈도 주지 않고 도망치듯 여러 군데의 회사를 나왔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 사고방식은 뭐가 문제였을까? 부족한 부분을 최단시간 노력을 들여 극복해보려 하지 않고,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나의 부족한 부분을 합리화하고, 그게 습관이 되고 반복되는 악순환을 만들었단 걸 깨달았다.

그런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피해를 받은 사장님과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분들 중 나를 기억 못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한 분이라도 나 때문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어떤 식의 사과를 전해야 할지 몰라 이럴게 반성의 글을 남겨본다.

그리고 앞으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겠다. 급하게 일은 찾지 않을 것이며, 어느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또 나의 발목을 잡을 것을 알기에 신중히 판단하겠다. 꾸준히 엑셀, 영어, 컴퓨터와 친해져서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고 싶다.

그리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너무 확대 해석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도록 노력하자, 아니 그보다 너무 그 생각만으로 머릿속을 채우지 말자. 과한 것은 좋은 게 하나도 없다. 적당히 적당히 그렇게 살아보자.

이건 정말 큰 노력이 있어야 실현 가능 하겠지만 인생을 좀 웃음으로 채워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선까지 웃으면서 삶에 임하고, 그 외에 부분들은 그러려니 하는 태도로 살아가고 싶다. 나 자신에게도 그렇고, 소중한 우리 가족들에게도 웃음만큼 큰 힘은 없을 것 같다.

누구나 힘든 하루하루를 이겨 내는 그 힘을 나는 웃음 속에서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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