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판매자에겐 위험합니다.
한창 식품 상세페이지 리뉴얼 작업을 하던 어느 날, 셀러 한 분이 조심스럽게 제게 물었습니다.
“디자이너님, 저희 제품 사진은 예쁜데… 왜 전환율이 안 나올까요?”
맛있어 보이는 것도 같고, 감성도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고객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고 하더군요. 그때 확신했습니다. 예쁘기만 한 상세페이지는, 식품에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식품 상세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보’가 아니라 ‘경험’입니다. 이걸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에게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그냥 "예쁘게 해 주세요"가 아니라, '어떻게 소비자가 더 맛있게 느끼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죠.
보여지는 건 사진 한 장이지만, 소비자는 그 사진 속에서 맛과 향을 상상합니다. 씹었을 때의 식감, 퍼지는 향, 진한 육수... 디자이너가 이런 포인트를 시각적으로 잡아내고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
밥상이 보이고, 숟가락이 놓여 있고, 누군가 한 입 뜨려는 순간처럼 보이면 사람은 무의식 중에 "먹고 싶다"는 욕망이 생깁니다. 식품에선 ‘식욕 유발’이 곧 전환입니다.
'무첨가', '유기농', '국산 100%' 이런 문구는 디자이너가 레이아웃에서 전략적으로 강조해줘야 합니다. 작게 넣으면 그냥 지나갑니다.
소비자는 사진만 보고 사이즈를 판단합니다. 그래서 비교 대상(손, 종이컵, 식기 등)이 꼭 필요합니다. 이해를 돕는 장치가 없다면 후기에서 "생각보다 작아요"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냉동/냉장/실온.. 배송 상태나 보관법은 ‘고객 신뢰’와 직접 연결됩니다. 잘 보이게 구성하지 않으면 CS도 증가합니다.
단순히 예쁘다고 전환율이 오르지 않습니다. 비슷한 제품이 많을수록 디자인에서 드러나는 차별 포인트가 핵심입니다.
"이 제품이 더 신선해 보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구매자 후기만큼 강력한 설득은 없습니다. 실제 리뷰 사진이나, 별점, 텍스트를 잘 배치하면 "다른 사람도 먹었구나"라는 안도감이 생깁니다.
전자레인지 2분, 에어프라이어 5분... 이런 정보는 텍스트보다 아이콘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쉽다'는 인식은 구매로 이어지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상세페이지 유입의 80% 이상이 모바일입니다. PC에서 멋져 보여도, 모바일에선 흐릿하거나 텍스트가 작아 보인다면 실패입니다.
'프리미엄', '건강', '엄마 손맛' 이런 키워드가 디자인 톤 앤 무드에 반영돼야 합니다. 브랜드는 텍스트가 아니라 ‘느낌’으로 기억됩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예쁜 디자인'에만 반응하지 않습니다. 특히 식품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맛있어 보여야 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쉽게 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10가지 질문은, 디자이너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만드는 기준이 되어줄 거예요.
판매자 여러분, 다음 상세페이지 작업 때 이 리스트 꼭 활용해 보세요. 그리고 디자이너가 이 질문에 진심으로 답한다면, 그건 이미 좋은 작업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