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트투어> 내용 중에서
안녕하세요. 저희의 첫 책 <유럽아트투어>는
추석 다음날인 9월 19일에 전국 서점 신간코너에
쫘악 놓였습니다.
그리고 닷새만에 2쇄 인쇄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사랑받을까 싶었는데,
많이 칭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의 기획 의도를 정확하게 알아봐 주시고,
그 점이 좋았다고 딱 집어서 말씀해 주셔서
참 뿌듯했습니다.
화가와 작품 소개와 더불어, 작가를 후원한 사람들,
작품을 모은 수집가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장된 미술관의 역사와 세계사의 스토리까지
흥미로운 인간사를 엮었는데,
역시 이 점을 좋게 보아주셨어요.
그리고 이재가 유학생활을 마치고
세계 최고의 옥션하우스인 소더비& 크리스티에서
일하는 이야기도 신선하다고 해주셨고요
미술전공을 하면 작품활동을 주로 할 거라 생각하지,
이런 job이 있는 줄 몰랐다고 새로운 시각으로
미술업계를 볼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기도 하셨어요.
네덜란드 미술관에 대한 피드백도 좋았어요.
특히 크륄러 뮐러 미술관은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 좋다고, 꼭 가보고 싶다고 하신 분이
여러분 계셔서 이 책을 쓴 보람이 있었습니다^^!
많은 응원 감사드립니다~!
제 책의 내용 중에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르켄 미술관에서 만난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작품을 소개했는데요. (346페이지)
지금 이 작가들의 기획전이 아모레퍼시픽 뮤지엄오브 아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워낙 대작들만 하기 때문에 한 자리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요.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전시라고 해요. 유럽 어디서도 이런 전시는 만나기 힘들 듯합니다.
마침 제 책에도 나와있으니 이 부분 읽어보시고 다녀오시면 더 좋을거 같아요.
저는 몇 주 전에 다녀온 이 전시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도록 할게요. 우선 제 책에 나왔던 내용부터 다시 소개를 해봅니다.
- 제 글 중에서-
8. 아르켄 현대미술관: 코펜하겐의 방주
아르켄(ARKEN) 현대미술관은 완전히 새로운 곳을 발굴한 느낌에 소중하게 추억하는 곳이다. 미술관 건축에서부터 완전한 현대미술이 느껴져서 아주 신선했다. 코펜하겐 중앙역,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따뜻한 라테와 빵을 사들고 기차를 탔다. 검은깨가 뿌려진 빵이 참 고소하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남서쪽으로 15분 정도 이동하면 이쇼이(Ishøj)라는 바닷가 소도시가 나온다. 아주 천천히 이동하는 칙칙폭폭 기차에서 보는 비 오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라테를 마시다 보니 어느새 이쇼이 역에 도착해서 버스로 환승했다. 일반 버스가 미국의 스쿨버스 같은 노란색이다. 미술관까지는 몇 정거장 안 되어 금세 도착했다. 입구까지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데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비바람으로 가져간 우산은 뒤집히다 못해 완전히 휘어졌다. 와아, 이렇게 강한 비바람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미술관 입구에는 흔들 목마를 탄 아이가 손을 흔들며 환영 인사를 한다. 역사적으로 기마상은 과거의 왕과 군대의 힘을 상징하지만, 흔들 목마를 탄 아이는 현대판 기마상으로 성장하는 영웅의 희망적인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작가는 이 아이를 통해 승리와 패배만 있던 과거가 아닌, 그 이상의 것에 의미를 두는 자존감 높은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역시 어려운 현대 미술이다. 그냥 귀엽고 예쁜 흔들 목마로만 보이는데, 이런 깊은 뜻이 담겨있는 줄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어쨌든 현대판 기마상 <Powerless Structures, Fig. 101>은 보기에도 좋았다. 이 작품은 2012년에 런던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에 전시되었던 작품을 아르켄 현대미술관으로 가져와서 입구에 설치했다.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4번째 주각은 1841년에 건설되었다. 원래는 윌리엄 4세(William IV, William Henry, 1765~1837)의 기마상을 올려두려고 주각을 제작했으나, 당시에 자금이 부족해 기마상을 제작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150여 년간 비어있게 되었다. 근래에는 이 주각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화제성 있는 조각품을 선정해 전시하고 있어서 런던 방문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이 올라와 있을까 기대하며 광장 앞을 지나가게 된다.
덴마크 출신인 엘름그린(Michael Elmgreen, 1961~)과 노르웨이 출신 드라그셋(Ingar Dragset, 1969~)은 ‘엘름그린&드라그셋’이라는 듀오로 활동한다. 두 사람이 1994년 코펜하겐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에 엘름그린은 시를 쓰는 작가였고 드라그셋은 연극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들은 뜻이 맞아 1995년부터 함께 작업을 시작했고 1997년부터 베를린에 정착해서 건축, 퍼포먼스, 설치 작업 등의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작품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회 문화 정치 제도를 한 번씩 짚어주는데,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에서 유쾌함이 느껴진다.
네, 이 두 분이 <엘름그린&드라그셋>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전시내용은 빨리 준비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날씨 좋을 때 전시 예약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