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버스로 출근을 했다.
치솟은 유류비도, 퇴근길의 숨 막히는 차들도 이유였지만,
봄이니까.
어제는 버스 도착까지 3분이 남았다는 안내를 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뛰었다.
떨어질랑말랑 겨우 걸쳐진 백팩 주머니이 생수를 구겨 넣으며.
버스를 놓치면 지하철이라는 대안이 버젓이 있는데도,
이상하게 버스타기에는 오기를 부리게 된다.
'놓치면 어쩔 수 없지만, 우선 도전해보자.'
인생의 모든 것에 이런 마음이면 참 좋을텐데,
버스타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스스로도 아쉽다.
오늘은 6분을 남기고 출발하니 여유롭게 걸어가 탑승했다.
대신 얼굴은 여유롭지 못했다.
버스에 올라타서 썬크림을 문대고, 쿠션을 두드리니 아주 조금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책을 펼쳤다.
"슬아, 생이란 아흔아홉 겹 꿈의 한 꿈이니
부디 그 꿈에서 무심이 찬연하기를."
어제 출근길에 마주한 첫 문장은 한밤이 되어서도 맴돌아,
요즘 유일한 나의 기록처인 인스타 스토리에 박제를 하고 작가를 태그했다.
뒤이어 작가가 좋아요를 눌러주니,
참으로 오랜만에 설레는 밤이었다.
"이래서 저래서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이래서 저래서 너무 좋았어요."
내가 너의 팬이다를 알리고 싶었지만, 구구절절이 되어 단 하나의 마음도 전하지 못할까봐 접었다.
찬연하다.
1. 빛 따위가 눈부시게 밝다.
2. 어떤 일이나 사물이 영광스럽고 훌륭하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말이었다.
그리고 아흔아홉 겹 꿈의 한 꿈이라니.
아주 잠깐, 만겹 크로와상이 떠올랐지만
이 문장을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봄이었다.